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자료사진=박종민 기자)
새누리당의 분당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유승민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비주류의 '최후통첩'을 주류 친박계가 사실상 거부하면서다.
비주류 양대 구심점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 의원은 지난 20일 단독 회동을 갖고 상황 변화가 없으면 동반 탈당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투쟁' 입장을 지키며 고심을 거듭하던 유 의원은 21일 탈당계까지 작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예정된 비주류 의원들의 '분당 회의'가 새누리당의 운명을 가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정우택 지도부, 사실상 '유승민 비대위' 거부…탈당 기류 가속화전날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는 '유승민 비대위'에 대한 결론은 없고, 격론만 있었다. 친박 주류가 유 의원을 '갈등 인물'로 지목하고 거부하면서 계파 간 "당을 깨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다.
비주류에 비대위원장 추천권 넘겼던 정우택 원내대표가 "얼떨결에 아무나 추천하라고 추천권을 준 게 아니"라며 사실상 친박 측과 입장을 같이 한 것도 비주류를 자극했다.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 탈당파 의원 10여 명은 의총 후 회동을 갖고 "결단할 때가 왔다"며 탈당을 구체화하는 '분당 회의'를 열기로 했다.
회동에는 참석하지 않은 채 고민을 이어가던 유 의원은 결국 김 전 대표와 따로 만나 주류 측 입장 변화가 없는 한 동반 탈당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자료사진=윤창원 기자)
◇ '비주류 분당 회의' 탈당 시점 등 논의…유승민 탈당계 작성 예정'21일 비주류 분당회의'에서는 탈당 규모를 불리기 위한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황영철 의원은 "20명 이상은 분명 될 것이고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서 의회일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탈당 규모가 원내교섭단체 구성 기준인 20명을 넘어야 탈당이 파괴력을 갖고 친박계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게 비주류 내 중론이다.
내부적으로는 "탈당 인원이 최소 19명에서 31명까지로 파악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중도 성향 의원들의 2차 탈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비주류 구심점인 유승민 의원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그의 행보에 '탈당 규모'가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유 의원은 이날 회의에 참석함은 물론, 탈당계까지 작성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분당 전 최후 행동으로, 당내 탈당 동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 원내대표가 '유승민 비대위' 제안에 곧 명확한 결론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고, 당내 설득 시간도 필요한 만큼 탈당계 제출 시점은 내주 초가 될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무성·유승민 의원 측근들에게 (탈당 외) 다른 대안이 있는지 얘기를 해보자고 설득 중"이라며 "당장 (탈당을) 강행하겠다면 어떻게 하느냐"며 우려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