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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그렇게 나오라더니"…본회의장 지킨 의원은 고작 30여명

정치 일반

    "黃 그렇게 나오라더니"…본회의장 지킨 의원은 고작 30여명

    • 2016-12-21 06:20

    野 맹공 "대통령 코스프레 하나"…"이완용같다" 발언 논란도

     



    20일 오후 5시께 대정부질문이 한창 진행 중인 국회 본회의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의원은 30여명에 불과했다.

    새누리당 의원 12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15명, 국민의당 의원 2명, 정의당 의원 1명이 듬성듬성 떨어져 앉아있었다. 전체 재적의원 수의 10분의 1 수준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처음으로 열린 대정부질문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출석하는 문제를 놓고 황 권한대행 측과 야당이 서로 으르렁댄 게 무색해지는 장면이다.

    정부와 여당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국회 출석은 전례가 없는데다 국정이 비상상황인지라 참석이 어렵다고 했고, 야 3당은 황 권한대행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왔다.

    결국 황 권한대행은 "국회 출석문제로 마치 입법부와 갈등을 초래한 것처럼 비치는 것은 이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조속한 국정 안정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국회에 나오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새누리당은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계가 비상대책위원장 문제를 놓고 각자 대책회의를 하느라 출석률이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은 황 권한대행이 끝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놓고 정작 자신들은 자리를 떴다.

    이날 본회의장에서 질문자로 나선 여야 의원들이 황 권한대행을 부르는 명칭은 하나가 아니었다. '대통령 권한대행', '권한대행', '국무총리' 등으로 의원에 따라 달랐다.

    수차례 대정부질문 답변자로 나선 경력이 있는 황 권한대행은 이날 총리 자격으로 참석했던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여야 의원들의 날선 질문에 늘 그래 왔듯이 높낮이가 거의 변함이 없는 목소리 톤과 담담한 말투로 답변을 이어갔다.

    다만 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을 서두르라는 주문을 하라고 요구하자 "제가 말씀드리겠다", "제가 대답 중이다"라며 다소 목소리를 높이면서 '소신'있게 답변을 이어갔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대정부질문이 경제 분야 순서임에도 황 권한대행을 집중 겨냥,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인사권 등을 행사하며 사실상 대통령 행세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탄핵 대통령을 모셨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분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불요불급한 인사권 행사를 강행하고 황제급 의전을 요구하면서 '대통령 코스프레'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한 달 전 강원도 양구 중앙시장을 방문한 것을 뒤늦게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사진을 보면서 총리가 대통령 출마를 준비하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며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며 마치 대통령처럼 행세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고건 당시 총리의 담화문을 언급하며 "황 총리의 담화문에는 국정을 관리가 아닌 운영해 나가겠다,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 여야 정치권과 국회에 부탁하는 것까지 들어 있다"며 "대통령이 사용하는 언어다. 본인이 이미 대통령이 된 듯 착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총리가 진정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뉘우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왜놈들에게 나라를 팔고 잘못이 없다고 한 이완용과 같다"고까지 목청을 높혀 논란이 일었다.

    황 권한대행은 인사권 행사에 대해선 "공석이 되거나 금방 임기가 도래해 잘못하면 공백이 될 수밖에 없는 이런 부분, 특히 문제가 없는 부분에 대해선 부득이하게 인사를 해야 하지 않겠나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출석 논란에 대해선 "대통령이 탄핵소추 돼 공백 상태인데 만약에 권한대행으로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국가 위기 상황이 생길 때 정말 촌각 다투는 일에 긴밀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여러 고민을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의전 요구를 했다는 주장에는 "대통령 수준으로 해달라고 한 적이 없는데 그런 부분을 말씀하시는 것은 정말 유감"이라고 되받아치기도 했다.

    실제로 황 권한대행의 의전은 총리 때와 다름없었다. 총리 경호팀이 수행했으며, 국회에 마련된 국무총리 집무공간에서 대기하다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여당 측에서는 황 권한대행을 향해 더 적극적인 행보를 펼쳐달라는 '엄호 사격'도 나왔다.

    새누리당 엄용수 의원은 "우리 권한대행의 행보에 대해 여러 논란이 많다"면서도 "국민이 누구를 믿고 생업에 종사해야 할지 굉장히 불안정한 상황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민생 행보를 해주시는 게 바람직하다. 정치권이나 주변 시선을 생각하지 마시고 과감하게, 좀 더 공격적으로 경제·민생현장을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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