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 (사진=자료사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1일 국정농단 장본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국내 소환 절차에 착수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어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독일 검찰에 수사 공조를 요청하고, 여권 무효화 조치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부정 입학과 학사관리 특혜 혐의를 받는 정씨를 체포해 최씨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독일 등 49개 유럽국가와 형사사법 공조 조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외교부를 통한 '범죄인 인도 청구'가 가능하다.
체포영장을 번역해 독일로 보내면, 독일 검찰이 이를 근거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정씨 체포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범죄인 인도 청구는 현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시간을 끌 수 있다는 한계가 분명하다.
검찰이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고, 프랑스 경찰은 유병언씨 딸 유섬나씨를 체포했다.
유씨는 송환을 막아달라며 프랑스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최종 패소하자 다시 유럽인권재판소에 재판을 청구했다.
결국 2년 넘게 송환이 지연되고 있는데, 정씨도 이 같은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검팀이 21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 앞에서 현판식을 가진 뒤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에 따라 특검은 정유라씨의 여권 말소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외교부를 통해 정씨의 여권을 없애 독일에서 불법 체류자로 만들어 추방당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특검은 정씨에 대한 최소 3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범죄인 인도 청구도 최소 1년 이상 징역을 받을 수 있는 범죄 사실을 특검이 밝혀야 한다.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근거가 된 업무방해 혐의는 징역 5년 이하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된다.
따라서 특검이 정씨에게 자금세탁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재산국외도피)를 적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 혐의는 최소 징역 1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고 도피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징역 5년 이상, 도피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씨가 자진 귀국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정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정씨에 대한 소환 통보를 받은 적 없지만, 소환 통보를 받으면 귀국해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