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 찬성' 의혹과 관련해 특검에 소환된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26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홍완선(60)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특검조사에 출석했다. 홍 전 본부장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인물이다.
26일 오전 9시 18분쯤 서울 강남구 특검사무실 주차장에 나타난 홍 전 본부장은 삼성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특검에 가서 열심히 설명 드리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어 합병과정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지시가 있었냐는 질문엔 "아닙니다"라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 남색 코트에 목도리 차림으로 3층 주차장을 걸어 들어온 홍 전 본부장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특검팀은 홍 전 본부장이 청와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시를 받고 합병 찬성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 없이 자신이 주재한 투자심의위원회 만으로 합병에 찬성하기로 결론내린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숙원사업이었다.
이 때문에 삼성의 최순실 일가 특혜와 국민연금의 삼성 지원사격 사이 모종의 대가성 거래가 있었는지가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 입증을 규명할 열쇠로 지목돼왔다.
앞서 지난 21일, 특검팀이 국민연금과 보건복지부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할 당시 홍 전 본부장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