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 평소에 김기춘 실장이 자기 배경이라고 항상 이야기”
- 국립대 총장 임명 거부 문제에도 김기춘 실장 역할 있을 것
- 대통령, 세월호 담화 발표하며 눈물 흘리고 다음날 ‘자니윤 낙하산’ 지시
- 김기춘 “시키는 대로 하지 왜 자꾸 쓸데없는 짓 하냐”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는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특집 인터뷰를 4회에 걸쳐 싣습니다. 유진룡 전 장관은 2013년 3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박근혜 정부 전반기에 문화체육관광 정책을 총괄했으며, 임기 중과 그 이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인사 전횡’ 등 최근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정국의 주요 현안에 대해 의미 있는 증언을 해 주고 있습니다. -시사자키 제작팀)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6년 12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유진룡 전 문체부장관
◇ 정관용>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과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김기춘 실장이 리스트에 저항하는 사람들을, 1급 몇 사람을 솎아내서 잘랐다, 김종 전 차관이 아마 그 명단을 통보하면 김기춘 실장이 지시를 했을 것이다, 이런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 유진룡> 네.
◇ 정관용> 그 외에 허태열 비서실장 시기와 김기춘 비서실장 시기에 부당한 인사개입이라든지 그러한 어떤 차이 같은 게 또 분명히 있습니까?
◆ 유진룡> 제가 알기로는 허태열 실장 때는 별로 인사에 이분이 그렇게 크게 관심을 가지고. 특히 사익을 위해서 챙기거나 그랬던 적은 저는 없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기춘 실장이 오고 나서는 분명하게 청와대에 공직인사 무슨 위원회?
◇ 정관용> 인사위원회.
◆ 유진룡> 인사위원회. 거기에 공식적으로 비서실장이 위원장이거든요. 그리고 그 밑에 이재만 총무비서관 그다음에 민정수석 이런 사람들이 위원으로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한 여러 가지 역할 중에 어디까지 이 사람들이 그걸 갖다가 검증하고 심사해서 결정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가령 저희 부와 관련된 문제만은 아니지만 가령 여러 국립대학의 총장들 임명 거부 문제.
◇ 정관용> 임명 안 하고 있는 거, 그런 거.
◆ 유진룡> 그런 것도 분명히 저는, 교육부에서 모든 비난을 다 쓰고 있지만 분명히 그 뒤에 공직인사위원장으로서 김기춘 실장의 어떤..
◇ 정관용> 역할을 했다?
◆ 유진룡> 네.
◇ 정관용> 문체부 관련해서 부당한 인사개입 지시는 없었어요?
◆ 유진룡> 저희 관련해서 예를 들면 체육 관련해서 김종이 인사 청탁을 하고 그거를 김기춘 씨가 저한테 전달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아니, 김종 전 차관은 유진룡 장관 계실 때 청와대로 온 사람이잖아요? 자기 밑에 차관이 장관한테 그냥 바로 추천하지 왜 김기춘 실장을 통해서 추천합니까?
◆ 유진룡> 그게 참 좀 창피한 일인데요. 인사 청탁을 하길래, 제가 안 된다..
◇ 정관용> 아, 김종 차관한테?
◆ 유진룡> 네. 적합하지 않다. 그리고 이거를 설사 내가 OK를 하더라도 청와대의 공직인사위원회에서 이게 통과가 될 수 없다. 그랬더니 김종 전 차관이 그건 자기가 해결하겠다..
CBS 시사자키에 출연한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정관용> 청와대는 자기가 해결한다?
◆ 유진룡> 그래서 제가 택도 없다, 하지 마라. 그랬는데 그 다음날 바로 ‘영명하신’ 김기춘 실장이 바로 전화를 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요?
◆ 유진룡> 그렇게 굉장히 ‘효율적’으로 일하는 건, 저는 처음 봤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김종 차관이 먼저 제안한 사람인데 안 된다고 했더니 김기춘 실장이 제안하더라? 그래서 어떻게 했습니까?
◆ 유진룡> 그래서 아무튼 이 사람은 좀 문제가 있다. 아무튼 시키면 내가 하겠는데 이 사람 이런 문제가 있는데 하겠느냐 그랬더니 굉장히 당황하면서 없었던 걸로 하자.
◇ 정관용> 없었던 걸로 하자?
◆ 유진룡> 그 당시에는 좀 기다려보라고 그러더니.
◇ 정관용> 그러니까 유 장관이 김기춘 실장한테 말한 그 인물의 문제점을 김기춘 실장은 몰랐던 거군요?
◆ 유진룡> 몰랐던 거죠. 그래서 저는 그게 김종이 평소에 김기춘 실장이 자기 배경이라고 항상 얘기를 하고 다녔기 때문에, 이 배경이 정말 든든하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아무튼 제가 설명을 해주니까 당황을 하더니 기다려보라고. 그래서 며칠 후에도 계속 얘기가 없길래 찾아가서 어떻게 할 거냐 그랬더니 없었던 걸로 하자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김기춘 실장이?
◆ 유진룡> 네. 그러면서 그거 자기 뜻 아닙니다, 그러더라고요. 그게 자기 뜻 아닙니다 그랬으면 누구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그 사건에 대한 기사가 조선일보, TV조선에 김종이 최순실의 측근한테 체육 관계자 이력서를 첨부한 이메일을 보냈었다라는 게 발각이 났는데 그게 그 건하고 일치가 되는 사건입니다.
◇ 정관용> 지금 추천하려고 했다가 안 된 그 인물들의 이력서가 김종이 최순실 측근에게 보낸 이메일에 들어 있다?
◆ 유진룡> 그렇죠. 그리고 최순실이 누군가를 통해서 김기춘의 입을 움직인 거죠.
◇ 정관용> 누군가를 통했는지 아니면 직접 했는지 그건 모르는 거죠?
◆ 유진룡> 그건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누군가의 아무튼...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정관용> 그건 아무튼 김기춘 실장도 자기도 모르고 자기가 추천한 것도 아니다, 이런 어떤 사례고요.
◆ 유진룡> 그렇죠.
◇ 정관용> 김기춘 실장이 직접 추천한 그런 사례는 또 없어요?
◆ 유진룡> 김기춘 실장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하고 별로 사이가 안 좋았기 때문에 저한테 직접하지는 않고 저한테 얘기할 게 있으면 대개 정무수석이나 이런 경로를 통해서 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게 관광공사 감사로 자니 윤 임명을 지시를 한 거라든지 이런 사안들이 있죠.
◇ 정관용> 관광공사의 감사로 자니 윤 코미디언을 임명하라. 그때 어떻게 하셨어요?
◆ 유진룡> 그 인사지시를 했던 날이 참 황당하지만 2014년 5월 19일이 월요일인데 그날 대통령께서 세월호 관련 담화를 발표하면서 정말 눈물을 흘리고 앞으로 낙하산 인사를 없애겠다, 그렇게 국민들한테 약속을 합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저한테 그런...
◇ 정관용> 지시가 왔어요?
◆ 유진룡> 지시를 해요. 전 너무 당황해서 그 지시를 저하고 친한 청와대 수석 몇 명들 하고 의논을 합니다. 그랬더니 그 수석들이 깜짝 놀라서. 큰일 난다, 이거 했다가는 정말 국민들이 폭동 일으킨다.
◇ 정관용> 그래서요?
◆ 유진룡> 그래서 하지 않기로 결심을 하고. 며칠 후에 그 주 금요일 날, 23일이었습니다. 5월 23일 날 오후에 제가 서울 사무소에서 자니 윤 씨를 부릅니다. 불러서 만나서 설득을 합니다.
여차저차해서 당신을 이 자리에 앉힌다는 건 전문가도 아닌데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그런데 어떻든 난 지시를 받았으니까 원만하게 해결을 해야 되고. 정말 괄호 열고 내키진 않지만 괄호 닫고, 당신한테 감사와 상응하는 그런 대우를 해줄 테니까 감사 자리는 포기를 해라. 감사는 당신이 원주까지 매일 출퇴근을 해야 되는데 그게 가능하겠느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 정관용> 그래서 다른 자리를 제안했어요?
◆ 유진룡> 제가 제안했던 자리는 관광공사의 상임 홍보대사, 이런 거를 하는 위인설관을 해서. 그러니까 대우는 감사만큼 해주겠다..
◇ 정관용> 그랬더니요?
◆ 유진룡> 그랬더니 그 사람으로서는 그게 더 좋은 거죠, 일 안 하고 돈 받으니까.
◇ 정관용> 그래서 동의를 했어요?
◆ 유진룡> 동의를 해서 그거를 제가 모철민 수석을 통해서 이렇게 합의를 했다, 이렇게 처리하자. 이렇게 해야 된다. 그렇게 보고를 해 달라, 실장한테. 그랬더니 바로 저한테 답변이 온 게, ‘시키는 대로 하지 왜 자꾸 쓸데없는 짓 하냐’.
◇ 정관용> 김기춘 실장이?
◆ 유진룡> 네. 그대로 해라.
◇ 정관용> 그래서 감사로 임명이 됐나요?
◆ 유진룡> 그래서 저는 감사로 임명을 제가 직접 하지는 않고 절차를 밟아야 되니까.. 그런데 그 얘기를 듣는 순간에 저는 이 자리 그만해야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그 얘기를 듣는 순간에 제가 바로 전언자한테, 미안하지만 나 이제 그만할 데니까, 다음 번 개각에 나 좀 빼 달라 그렇게 얘기를 전해 달라 그랬더니 며칠 후에 얘기가 잘 됐다고 기다리고 있으면 자유롭게 될 거라고 그런 약속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