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고은. (사진=공식사이트 화면 캡처)
유진룡 전 문화체육부 장관의 폭로로 그 실체를 드러낸 '문체부 블랙리스트'에 한국 문단의 거목 고은 시인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고은 시인은 이에 대해 "영광"이라면서도 "구역질 나는 정부"라고 응수했다.
27일 SBS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입수한 블랙리스트에는 고은 시인이 '문재인 지지' 사유로 올라 있다. 또, 고은 시인이 지난 2013년 해외 문화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정부에게 지원받은 '2500만 원'도 적혀있다.
고은 시인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에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고은 시인은 SBS에 "영광"이라며 "대선후보 따위나 지지하고 반대하고 하는 시인 아니다. 시인의 위엄을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시인은 이어 "(리스트에 있는 건) 박정희 정부 유신 때부터 있었던 반체제(적인 것), 전두환 정권 때도 늘 반대했으니 상시적으로 넣었나보다"라고 추측했다.
고은 시인은 이같은 리스트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난했다.
시인은 "우리 정부가 얼마나 구역질 나는 정부인가 알 수 있다. 아주 천박한 야만이다. 참 바보다"라고 말했다.
시인은 이어 "여가 있으면 야가 있는 거고 정이 있으면 반이 있는 거다. 이런 구성을 모르는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은 시인은 매해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오를 만큼 한국 문단에서는 상징적인 존재다.
시인의 위엄을 지켜왔던 그는 현 정권에 대해 탄식했다.
그는 "한 번도 국민이 되어본 적이 없는 이들이 정치를 한다"며 "국민이 되어야 한다. 정신, 의식 속의 국민, 시민이라는 인간의 의식이 없다. 그런 엉터리들이 다 (정권을) 맡아가지고 있으니까 (문제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또,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이번에 '이쪽이나 저쪽'이 함께 타파되는 혁명이 일어나야한다. 이번이 시민혁명일 것"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