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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할수있다' 해달라던 그 취준생 합격했을까"

사회 일반

    박상영 "'할수있다' 해달라던 그 취준생 합격했을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상영(펜싱 선수,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바로 이 장면. 여러분 기억하십니까? 2016년 8월 그 뜨거웠던 여름,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펜싱 에페부문의 남자결승전 11:14로 상대가 1점만 따면 끝나는 그 벼랑 끝 상황에서 우리 박상영 선수가 내리 4점을 따내면서 그야말로 기적 같은 금메달을 따던 바로 그 순간의 음성입니다. 2016년 마지막 인터뷰 누구를 만나면 좋을까 저희가 고민을 하다가 바로 "할 수 있다" 정신의 오뚝이 박상영 선수를 다시 한 번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불러보죠. 박상영 선수, 안녕하세요.

    ◆ 박상영> 네, 안녕하세요. 펜싱선수 박상영입니다.

    ◇ 김현정> 잘 지내셨어요?

    ◆ 박상영> 네, 잘 지냈습니다.

    ◇ 김현정> 2016년 올 한 해 돌아보면 우리 박상영 선수한테는 어떤 해였을까요?

    ◆ 박상영> 정말 꿈 같은 해였죠. 너무 과분한 관심을 받아 가지고요. 깨어나기 싫은 그런 달콤한 꿈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자다가 볼도 꼬집어보고 막 그러지 않아요, 진짜?

    ◆ 박상영> 항상 했죠 (웃음)



    ◇ 김현정> 정말 박상영 선수 리우올림픽 최대 스타가 됐는데 올림픽 이후에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삶이?

    ◆ 박상영> 일단 지나가면서 사람들께서 많이 알아봐주시는데.

    ◇ 김현정> 알아봐주시죠?

    ◆ 박상영> 네. 많이 알아봐주시고, 또 휴대전화에 워낙 진동이 많이 울리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 김현정> 인터뷰하자, 상 주겠다, CF 출연도 쇄도하고 TV 출연도 쇄도하고 그랬죠?

    ◆ 박상영> 네.네

    ◇ 김현정> 그러면 우리가 기분 좋았던 순간 올 여름에 리우올림픽 당시로 잠깐 좀 돌아가봐야 될 것 같아요. 그래요. 세계랭킹 그때가 21위였죠, 박상영 선수?

    ◆ 박상영> 네, 21위였습니다.

    ◇ 김현정> 거기다가 무릎인대 부상에서 회복된 지도 얼마 안 된 거잖아요.

    ◆ 박상영> 네.네

    ◇ 김현정> 결승에 올라간 것만 해도 대단한 거였죠.

    ◆ 박상영>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결승에서 밀렸어요. 어떻게 보면 랭킹대로 밀린 거죠. 상대는 세계랭킹 3위 선수였으니까. 15점을 따면 이기는 건데, 14:11까지 몰렸을 때 그때 기분은 어땠어요?

    ◆ 박상영> 그때 당시에 제가 약한 생각을 솔직히 많이 했었어요. 솔직히 올림픽 은메달도 잘한 거고, 이런 유혹들이 저를 계속 괴롭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박상영(왼쪽)이 게자 임레에게 마지막 포인트를 얻고 있다. (사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박상영> 그런데 제가 힘들게 막 올라온 그런 과정들이 갑자기 생각이 나면서 지더라도 포기는 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할 수 있다라고 중얼거리는데, 그게 또 마침 결과가 잘 일어난 것 같아요. 하늘이 도와줘서.

    ◇ 김현정> 은메달도 물론 대단하죠, 대단하죠. 하지만 내가 져서 은메달 따더라도 할 때까지는 해 보고 지자 이런 생각?

    ◆ 박상영> 네.

    ◇ 김현정> 그래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하면서 내리 4점. 그리고는 이겼을 때 손이 번쩍 들어올려졌을 때 그때 기분은 어땠어요?

    ◆ 박상영> 그때 정말 너무 짜릿했어요. 잘 기억이 안 나요. 너무 흥분을 해가지고.

    ◇ 김현정> (웃음) 기억이 안 나요, 그 순간은?

    ◆ 박상영> 네, 그 순간은 잘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그런데 동영상으로 보니까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았어요 (웃음)

    ◇ 김현정> 그 뒤로도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이 말을 되뇌일 때가 있었어요?

    ◆ 박상영> 네, 많은 분들이 길 지나가면서도 해 달라고 하셔서(웃음) 응원하는 의미로 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하게 됐죠. 기억에 남는데 어떤 분은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 김현정> 임용고시, 학교.

    ◆ 박상영> 할 수 있다 한번 해 달라고 하시고요. 그런 분들이 많아서 너무 기분 좋았어요.

    ◇ 김현정> 그럼 길거리에서 할 수 있다, 이거 해 주세요?

    ◆ 박상영> 네, 저는 흔쾌히 했죠.

    ◇ 김현정> 그 분 연락은 안 해보셨죠, 나중에.

    ◆ 박상영> 제가 연락처가 없어서.

    ◇ 김현정> 분명히 됐을 겁니다, 임용고시 (웃음)

    ◆ 박상영> (웃음) 그렇기를 빌어야죠.

    ◇ 김현정> 재미있네요, 박상영 선수. 그런데 그렇게 리우올림픽에서 기분 좋게 기적 같은 금메달 따고 최대 스타가 됐는데, 보니까 지난 10월에 전국체전에서는 예선탈락을 했어요.

    ◆ 박상영> 네, 그랬습니다.

    ◇ 김현정> 어쩌다가.

    ◆ 박상영> 제가 노력도 많이 못했고요. 여러 가지 일 때문에요. 역시 노력이 수반되어야 된다고 생각이 들었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그 10월의 예선탈락이 박상영 선수에게는 또 약이 된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 다음 달, 그러니까 11월 세계월드컵에서는 개인전 1위를 했어요.

    ◆ 박상영> 네.

    박상영 선수

     

    ◇ 김현정> 오뚝이 같이, 결국은. 만약 전국체전 예선탈락이 없었으면 저는 11월 결과가 그렇게 좋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 박상영> 네, 저도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결국은 노력과 함께 할 수 있다도 있는 거지, 노력 없는 할 수 있다라는 건 의미가 없다. 또 좋은 교훈 하나 얻네요. 이렇게 해서 올림픽 1위, 월드컵 1위, 합산해서 세계랭킹 1위가 됐습니다.

    ◆ 박상영>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와, 정말 기분 좋은 마무리인데요, 2016년.

    ◆ 박상영> 그래서 너무 좋더라고요. 저에게 또 이런 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잘 풀렸어요.

    ◇ 김현정> 있어야죠. 이제 21살밖에 안 됐는데. 새해 소망이 있다면?

    ◆ 박상영> 내년에 있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어요.

    ◇ 김현정> 몇 월에 열리죠?

    ◆ 박상영> 7월달에 열립니다.

    ◇ 김현정> 7월에. 여름을 목표로 또 열심히 땀 흘려야 되는 거군요.

    ◆ 박상영> 네.

    ◇ 김현정> 그래요. 할 수 있어요, 박상영 선수.

    ◆ 박상영> 네, 할 수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올 한 해 참 실의에 빠진 분들이 많습니다. 마치 11:14로 이제 끝났구나. 정말 다 끝났어라는 순간까지 몰려 있는 분들도 지금 듣는 분들 중에 계실지 모르겠어요. 그 분들께 오뚝이의 대명사 박상영 선수가 힘이 되는 한 말씀 끝으로 좀 해 주실 수 있을까요?

    ◆ 박상영> 제가 감히 이런 말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이 되게 많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미래를 걱정하면 결과 역시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올 때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결과를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을 하면서 해야 될 걸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달라. 그러면 결과는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죠?

    ◆ 박상영>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우리 청취자들한테도 끝으로 기합 한번 넣어주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 박상영> 네, 알겠습니다. 뉴스쇼 청취자 여러분, 할 수 있다. 파이팅!

    ◇ 김현정> 고맙습니다. 박상영 선수. 세계선수권 그랜드슬램 꼭 달성할 수 있기를 저도 기원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박상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펜싱의 스타 박상영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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