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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배구협회장 ‘불신임 결의’ 숨은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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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초유 배구협회장 ‘불신임 결의’ 숨은 내막

    100년 역사의 한국 배구가 사상 초유의 경험을 했다. 바로 회장을 포함한 집행부의 불신임 결의.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지난 29일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서병문 회장을 포함한 38대 집행부 전원의 불신임을 의결했다. 전체 대의원 23명 가운데 16명이 임시 대의원총회에 참석했고, 이들 모두가 38대 집행부의 불명예 퇴진을 결의했다.

    이날 임시 대의원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배구회관에는 16명의 대의원 외에도 약 70여명의 배구인이 찾아 38대 집행부의 불명예 퇴진에 힘을 보탰다. 사실상 아래에서부터의 개혁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임시 대의원총회 결과에 따라 즉시 회장 자격을 잃은 서병문 회장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38대 집행부의 불신임 결의 투표 결과에 공식 반발했다.

    많은 배구인은 대한민국배구협회의 임시 대의원총회가 열린 배구회관을 찾아 서병문 회장과 38대 집행부의 퇴진에 힘을 실었다. 오해원기자

     

    ◇ 양측의 팽팽한 대립, 그들은 왜?

    38대 집행부의 불신임을 결의한 16명의 대의원은 서병문 회장이 선거 당시 내건 공약을 지킬 의지가 없다는 점을 가장 크게 지적했다. 서 회장이 협회 임원진 구성의 인적 쇄신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약속했던 출연금도 내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즉, 서병문 회장과 배구계의 ‘소통’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서병문 회장은 “나의 공식 임기는 2017년 1월1일부터다. 지난 3개월은 전임 집행부의 임기”라며 “공식 취임한 지 2개월 만에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불신임하는 것은 지나치다. 계획을 세워 일을 처리하려고 하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상당액의 출연금을 출마 당시 약속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협회 재정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회장의 임무”라며 “출연금은 당장 낼 수도 있지만 내가 돈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할 것 아닌가”라고 다수의 대의원이 자신에 적대적인 현 분위기를 지적했다.

    대의원들이 가장 문제시하는 부분은 집행부의 인적 쇄신이 약속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무 부회장 선임과 관련해 서 회장은 “4년 동안 할 일이 많은데 사업 집행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며 “독선적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그 부분은 회장이 컨트롤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업무를 책임질 인물이라 실무 부회장을 맡겼다”고 해명했다.

    서병문 38대 대한민국배구협회장은 자신을 몰아내려는 세력의 배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사진=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 예고된 법정 싸움, 멍드는 ‘한국 배구’

    서병문 회장은 임시 대의원총회의 결정에 따를 수 없다는 공식 입장과 함께 현재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의견 대립이 계속될 경우 법적인 절차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뜻도 감추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홍병익 제주특별자치도배구협회장은 “서병문 회장의 문제 제기는 어불성설”이라며 “배구인과 전혀 소통하지 않는 회장을 환영할 수 없다. 오죽하면 임시 대의원총회에 참석한 16명의 대의원이 모두 불신임에 찬성을 했겠나”라고 반발했다.

    또 “약속했던 재정 문제와 인사 문제만 제대로 처리됐어도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다. 임시 대의원총회를 찾은 수많은 배구인 모두가 누가 나오라 해서 온 것이 아니다. 스스로 모였다”면서 “우리 모두가 죄인이라는 심정이다. 조속히 배구협회를 안정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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