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이 휘말린 육류담보 사기대출의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동산을 담보물로 한 대출은 현장확인을 비롯한 리스크에 대한 사전점검이 필수지만 동양생명이 사전에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결국 대형금융사고로 이어진 측면이 커서 '리스크 부실관리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보험사들이 대출해주는 돈은 생명보험에 든 보험가입자들이 부은 보험금이기 때문에 당장의 피해는 없다손 치더라도 결국 보험가입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철저한 책임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보험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30일 동양생명 관계자는 "현재 금융감독원과 함께 담보물인 육류가 보관된 보세창고들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수입한 쇠고기 70%, 돼지고기 30%로 구성된 육류 담보물에 대한 대출에 여러 유통회사가 관계돼 있어 사기대출의 규모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확한 피해규모는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의 현장 실사가 마무리돼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출규모가 큰 동양생명 측은 대출손실이 일어나더라도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6246억 원의 자본을 수혈받을 예정이어서 "회사가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기대출의 규모가 워낙 커 동양생명 내부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책임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이번 사고에 연루된 금융업체는 동양생명을 비롯한 17개 업체로 알려졌다. 동양생명의 대출금액만 3804억 원에 달하는데다 다른 업체들의 대출금까지 합치면 5천억 원대가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동양생명측은 육류를 담보로 대출을 해간 유통회사 한 곳에서 연체금액이 갑자기 늘어나 경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창고업자로부터 보관하고 있는 육류가 다른 금융업체에도 담보로 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동양생명측의 공시로 알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