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를 받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31일 새벽 구속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출범 이후 구속된 첫 피의자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나서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라며 영장을 발부했다.
국회 청문회에서는 혐의를 부인했던 문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는 삼성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찬성표를 던지도록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도 추가했다.
문 전 장관이 구속되면서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향한 수사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해 삼성합병에 대한 찬성을 지시했고, 삼성 측은 그 대가로 최순실씨 측에 거액을 지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올해 3월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천800만원을 후원금으로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장씨는 삼성에 압력을 행사해 돈을 받아냈다고 시인했다.
또 삼성전자는 작년 8월 최 씨의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업무 수첩에서도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협조 요청"이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도 확인됐다. 안 전 수석은 수첩 내용을 사실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의 칼날이 점점 박 대통령을 향해 다가가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