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학점 특혜' 혐의로 긴급 체포된 류철균 이화여대 교수가 2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류철균(51·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를 3일 구속했다. 이로써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21)를 둘러싼 이대 비리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류 교수는 특검팀이 구속한 두 번째 피의자가 됐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류 교수는 정 씨에게 학점특혜를 줘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류 교수가 지난 1학기에 가르친 수업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에서 당시 독일에 체류하고 있었던 정 씨에게 학점을 줘 논란이 됐다.
정 씨는 이 과목 시험에 출제된 14개 문항에서 10개를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류 교수가 조교를 시켜 대리시험을 치르게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류 교수는 정 씨에게 특혜가 있던 사실은 인정하지만 책임은 떠넘기는 모양새다.
전날 있었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직전, 류 교수 측 변호인(구본진 변호사)은 취재진에게 "같은 대학 김경숙 전 학장이 최 씨와 정 씨를 소개해주며 '잘 봐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류 교수 측은 학점 특혜도 최 씨와 김 전 학장의 부탁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교수 측은 이어 "류 교수는 김경숙 전 학장이 최순실과 굉장히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며 "김 전 학장이 (이번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현지시각으로 지난 1일 밤, 정 씨까지 덴마크에서 체포돼 국내 송환이 가시화 되면서 이대로 향한 특검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지난해 10월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이대 교수들을 비롯한 학생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향후 특검팀은 입시과정에서 정 씨에게 각종 특혜를 준 사람이 누구인지 '윗선'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은 김 전 학장과 최경희(55) 전 이대 총장이다.
최 전 총장은 최 씨와 골프 회동을 했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특검팀이 반드시 소환해야할 대상으로 꼽힌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29일 최 전 총장의 연구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혐의 입증에 주력해왔다.
특검팀은 정 씨의 국내 송환과 동시에 조만간 김 전 학장과 최 전 총장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