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박 대통령 탄핵 기각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친박단체들이 주도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맞불집회 현장에서 새누리당 가입서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맞불집회가 열린 지난 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곳곳에서는 테이블을 펼쳐 놓고 새누리당 당원 가입서를 받고 있었다. 이러한 풍경은 맞불집회가 본격화한 2, 3주 전부터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풍경이다.
이날 집회 현장에서는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이라는 친박단체가 발행한 '대통령 탄핵은 기각되어야 한다 <제1호>'라는 제목의 유인물이 뿌려졌다. 여기에는 '새누리당 당원가입 운동이 우리의 희망입니다'라는 글이 포함됐는데, 친박단체들이 새누리당 가입을 독려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해당 친박단체는 이 글을 통해 "이 운동(새누리당 당원가입)의 목표는 좌파정권의 등장을 막고 우파정권을 재창출하는데 있다. 종북좌파와 결연히 싸우는 정당을 만드는 데 있다"며 "이러한 정당이 만들어져야 우리나라가 통일도 이루고 선진화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어 "우리가 힘이 있으면 새누리당, 개보신당(개혁보수신당), 반기문씨, 황교안 직무대행, 애국시민세력 전체가 다같이 하나가 될 수 있다", "인명진 목사가 비대위원장이므로 새누리당 당원이 되지 않겠다는 분의 심경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더 열심히 당원가입 운동을 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철저하게 새누리당 내 친박세력의 이해관계와 맞닿아 있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처럼 친박세력이 보수권 내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저의는 "새누리당을 위시한 보수정치권 전체와 애국시민세력과의 공고한 연대가 구축되려면 무엇보다 당원가입운동이 성공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글에는 보수권·새누리당 내는 물론 친박단체들 사이에서도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친박단체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이 글에서 "당원가입운동은 애국시민들을 조직화하는 방안이기도 하다"며 "그래서 새누리당 당원만 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의 회원도 되어 조직화된 애국시민운동이 전국의 모든 시군구에서 가능하도록 되어야 한다. 그래야 승리할 수 있다"라고 썼다.
앞서 지난 3일 역사N교육연구소 심용환 소장은 "(새누리당 내에서) 친이계를 중심으로 탈당이라는 현상이 일어난 상황에서 보수층 내 권력을 잡기 위한 헤게모니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보수권이 처한 상황을 진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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