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9일 10여 대의 중국 군용기가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해 우리 공군 전투기 10여 대가 긴급 출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국방부는 9일 오전 10시쯤부터 오후 3시까지 4~5 시간에 걸쳐 중국 군용기 10여 대가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군 H6 폭격기 (사진=중국 공군)
중국 군용기가 침범한 곳은 제주도 서쪽 이어도 근처 방공식별구역이다.
한국과 중국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면서 일본 방공식별구역이 연결되는 구역으로 다른 나라 항공기가 미리 알리지 않고 들어올 경우 방어를 위해 전투기가 출격한다.
이에 따라 이날 중국 군용기가 방공식별구역으로 들어오자 우리 공군 F-15K와 KF-16 전투기 10여 대가 즉각 출격했고 공군끼리 연결된 직통 연락망으로 중국 군용기에 경고 메시지도 보냈다.
중국 군용기는 이어도 서방 해상 상공에서 대한해협 쪽으로 비행했으며 일부는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쪽으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NHK는 중국 군용기 8대가 일본명 쓰시마 해협 상공을 통과해 동중국해와 동해 사이를 왕복 비행한 것을 긴급 발진한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NHK는 일본 방위성을 인용해 중국군의 H6 폭격기 6대와 Y8 조기 경보기 1대, Y9 정보수집기 1대 등 총 8대가 대한해협 동수도 상공을 통과해 동중국해와 동해를 왕복 비행했다고 전했다.
중국 군용기 8대는 이날 오후 같은 비행 루트를 통해 동중국해로 돌아갔으며, 일본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다고 NHK는 보도했다.
이 구역에는 지난해에 2월과 8월에도 중국 군용기가 2~3대가 침범해 전투기가 출격한 적이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몇시간에 걸쳐 군용기가 넘어온 것은 이례적이다.
군 당국은 계속 있었던 일이라고 밝혔지만 사드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확대되는 분위기 속에 이같은 일이 빚어져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미국과 일본에 대해 일종의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