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하다가 자신의 아파트 단지에 주차된 차량 3대를 들이받고 달아난 현직 경찰관이 딸을 내세워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해 파장이 일고 있다.
10일 경기도 김포경찰서는 최근 도로교통법상 음주 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인천 서부경찰서 소속 A(56) 경위를 불구속 입건했다.
A 경위는 지난 7일 밤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기사식당에서 지인과 식사겸 소주 한 병을 나눠마신 후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주거지인 김포시 사우중로의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
A 경위는 8일 새벽 0시 37분쯤 아파트 단지에 주차된 1톤 트럭과 승용차 2대 등 차량 3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는데, 이를 목격한 주민들을 보고는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가 다른 방향의 문으로 들어왔다.
이어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해 피해 현황을 파악하는 사이 20대 초반의 여성이 어머니와 함께 주차장에 나타나 사고 차량을 자신이 운전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중년 남성이 운전했다"는 목격자들의 주장에도 끝까지 자신이 운전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거짓말은 금세 들통이 났다. 경찰이 이들 모녀와 함께 집에 가 확인한 결과 이들은 A 경위의 아내와 딸로 드러났다. A 경위는 음주측정을 거부하다가 자택에서 긴급체포됐으며, 체포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77%였다.
딸은 "아버지가 시켜서 거짓말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천 서부서는 다음주 중 징계위원회를 열어 사법처리와는 별개로 A 경위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