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동취재단)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최순실 씨의 또다른 태블릿 PC에서 최 씨 소유의 독일 법인에 대한 삼성의 지원금 내역과 최 씨가 국정교과서 문제에도 개입한 사실이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사 결과 확인됐다.
이규철 특검보는 11일 오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태블릿PC에 논란이 있을 것 같아서 실물을 보여드리겠다"며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특검에 제출한 최 씨의 또다른 태블릿PC를 공개했다.
이 특검보는 "태블릿PC가 최순실 소유라고 본 근거로는, 태블릿에 연락처 이름은 최서원이고 사용자 이메일 계정은 최순실 씨가 예전부터 사용하던 이메일 주소임이 확인됐다"면서 "최 씨는 위 이메일로 수십차례 걸쳐 송수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최 씨와 주로 이메일을 주고 받은 사람은 딸 정유라 씨의 집사 역할을 하는 데이비드 윤,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 노승일 전 K스포츠 부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대한승마협회 부회장) 등이다.
특검은 해당 태블릿PC에는 최 씨의 독일 법인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로 개명) 설립 과정과 삼성이 보낸 지원금이 코레스포츠로 빠져나가 사용된 내역을 비롯, 독일 호텔 등 부동산 매입과 그 과정에서의 세금 처리 부분까지도 상세히 나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검은 삼성이 정유라 씨 지원을 위해 코레스포츠 설립 준비부터 실행, 세금 문제까지 폭넓게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조만간 최씨와 삼성 간 '다리' 역할을 한 사실이 이메일을 통해 확인된 박 전 전무를 재소환해 삼성의 최씨 및 딸 정씨에 대한 지원 전반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박 전 전무는 앞서 특검 조사에서 "삼성이 대가를 바라고 정 씨를 지원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아울러 특검은 전날 소환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으로부터 최 씨의 또다른 태블릿에 저장된 '2015년 10월 13일, 박 대통령 수석비서관 회의 말씀 자료 중간수정본'의 진위도 확인했다.{RELNEWS:right}
정 전 비서관은 "최 씨에게 자료 초안을 보내줬고, 최 씨가 수정한 것이 맞다"면서 "당시 유난히 수정사항이 많아 특별히 기억하고 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특히 최씨는 '수석비서관 회의 말씀 자료' 가운데 국정교과서 관련한 문구에도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이 특검보는 "최 씨가 수정한 부분과 삭제한 부분은 이메일 내용에 다 표시돼 있다"면서 "국정교과서라고 딱 꼬집을 수는 없지만 역사관 이런 게 언급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태블릿PC에는 최 씨의 계정 말고, 한 개 이상의 다른 계정으로 로그인한 흔적도 발견됐다고 특검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