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을 닫고 가슴도 열지 말고 공을 던져야지"
대전광역시 한남대학교 실내체육관은 겨울의 추운날씨에도 야구를 배우려는 초등학생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코치의 펑고에 맞춰 공을 잡기 위해 몸을 날리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은 TV로 보던 프로야구 선수들이 수비훈련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이곳은 대한체육회가 진행하고 있는 '신나는 주말 생활체육학교' 학교 밖 프로그램인 야구교실이다.
지난 2016 시즌 국내 스포츠 사상 최초로 800만 관중을 돌파했던 야구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 스포츠이지만 야구를 배우기 위한 여건이 부족해 엘리트 교육을 제외한 일반 학생들이 배우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한남대학교의 협조로 운동장과 실내체육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제대로 된 강습뿐 아니라 무료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취미로 야구를 배울 수 있게 됐다.
이날 오전, 추운날씨로 인해 실내체육관에 모인 학생들은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혹시나 있을 부상을 미리 방지하고자 러닝과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에 한창이었다.
준비운동을 마치자마자 수비훈련이 시작됐고 코치의 펑고는 때로는 약하고 강하게, 때로는 길고 짧게 다양한 방법으로 공의 방향, 세기 등을 정해 아이들의 집중력을 키우고, 전신운동이 가능하게끔 훈련을 진행했다.
특이한 점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코치는 전 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정원석 코치다.
정 코치는 학생들에게 수비하는 자세를 비롯해 공을 던지는 폼에 대해 일일이 시범을 보이며 설명했고 학생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동작을 따라했다.
두산과 한화에서 프로선수생활을 한 그는 처음 코치제의를 고사했지만 학생들에게 야구의 재미와 기본기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어 재능기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는 "야구의 저변확대와 제대로 된 야구를 아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시작했다"며 "엘리트 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이 재미를 잃지 않고 즐기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노컷TV)
실제로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한 '신나는 주말생활체육학교' 야구교실은 실제로 초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하는 훈련을 대부분 도입했을 뿐 아니라 편을 나눠 경쟁심을 높이고 그 안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정 코치의 이런 노력으로 야구를 취미로 시작한 학생들 중 재능을 발견해 정식 초등학교 야구부에 입단해 실력을 검증 받은 선수도 있다.
올해 신흥초등학교 야구부에 테스트를 받고 입단하게 된 송현탁(송촌초·9) 학생은 "3살 때 부모님이랑 야구장에 가서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곳에서 프로선수 출신의 코치님께 제대로 배울 수 있어 저의 재능을 알 수 있게 됐고 프로야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그동안 신나는 주말생활체육학교가 학교체육의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가교역할을 했다"며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학교체육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정책 지원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도록 전국 곳곳에서 신나는 주말생활체육학교를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모두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신나는 주말생활체육학교는 학교 체육시설을 활용하는 학교 안 프로그램과 지역 체육시설을 연계한 학교 밖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먼저 학교 안 프로그램은 전국 4700여 개 학교가 참여해 축구, 농구, 검도 등 학교에서 희망하는 1~2 종목의 스포츠 교실을 28주간 운영했으며 강사 6500여 명, 학생 260여만 명이 참여했다.
학교 밖 프로그램은 크로스핏, 클라이밍, 승마 등 학교에서는 접할 수 없던 이색스포츠를 경험 할 수 있도록 전국 227개 시·군·구체육회에서 2개 종목을 30주 동안 운영했다.
(영상제작 =노컷TV http://tv.nocu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