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다' 오리온 문태종(왼쪽)과 허일영이 14일 삼성과 원정에서 승리를 이끈 뒤 기뻐하고 있다.(잠실=KBL)
차·포를 다 뗐지만 고양 오리온의 힘은 강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골밑이 약해졌지만 신들린 외곽포로 1위 서울 삼성의 홈 14연승을 저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오리온은 1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2016-2017 KCC 프로농구' 원정에서 00-00 승리를 거뒀다. 1위 삼성과 시즌 전적 2승2패 동률을 이뤘다.
3연승을 달리며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1승9패가 된 오리온은 2위 안양 KGC인삼공사(21승8패)와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반면 삼성은 3연승이 무산되면서 22승8패로 KGC에 0.5경기로 차로 추격을 당하게 됐다. 이날 5571명 시즌 최다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시즌 홈 경기 첫 패배와 함께 안방 14연승이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
당초 이날 오리온은 전력 공백이 적잖았다. 팀 기둥 이승현(197cm)이 지난 12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발목 부상으로 4주 재활에 들어갔고, 베테랑 김동욱(194cm)도 왼 어깨 통증으로 이날 빠졌다.
더군다나 에이스 애런 헤인즈(199cm)마저 4쿼터 종료 6분50초를 남기고 5반칙 퇴장을 당했다. 골밑의 핵심 자원이 모두 빠진 데다 경기를 풀어줄 해결사까지 없어진 상황이었다.
▲허일영 3Q 13점-문태종 4Q 15점 대폭발하지만 오리온은 강력했다. 경이적인 외곽포로 거함 삼성을 잡았다. 특히 허일영(195cm)과 문태종(198cm) 쌍포가 폭발했다. 둘은 나란히 3점슛 4개씩을 포함해 18점씩을 올렸다.
후반 들어 이들의 가공할 외곽포가 불을 뿜었다. 먼저 허일영이 불을 붙였다. 오리온이 36-42로 뒤진 채 맞은 3쿼터 허일영은 3점슛 3방을 포함해 13점을 쓸어담으며 60-58 역전을 이끌었다.
'슛의 정석' 오리온 허일영(왼쪽)과 문태종이 14일 삼성과 원정에서 후반 승부처 때 3점포를 성공시키고 있다.(잠실=KBL)
4쿼터는 문태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4쿼터의 사나이'라는 별명답게 문태종은 3점슛 3방을 포함해 무려 15점을 쏟아부었다. 이승현, 김동욱, 헤인즈가 없어도 이길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 오데리언 바셋은 17점에 9도움으로 공격을 조율했다.
반면 삼성은 이날 어수선했다. 실책을 오리온보다 6개나 많은 15개나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졌다. 이날 시즌 처음으로 3층 관중석을 개방하는 등 최다 관중 앞에서 평소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패배를 안았다.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양 팀 최다 24점 15리바운드를 올리고 임동섭도 양 팀 최다 3점슛 5개로 21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역부족었다. 2, 3쿼터를 책임지는 마이클 크레익이 4개의 실책을 범하며 7점에 그친 게 뼈아팠다.
삼성도 이날 주장 문태영(194cm)의 공백이 아쉬웠다. 친형 문태종의 마크맨으로 나오는 문태영은 지난 12일 전주 KCC와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