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물건을 구매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소비자가 등장했다. 이들을 가리켜 "(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가 있다"는 말을 줄인 '탕진잼'이란 용어도 나온다. SNS나 블로그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다. 큰 금액이 아니지만 자신에겐 소소한 금액의 소비도 '탕진'이라는 자조적 의미를 포함한다. (사진=강민혜 기자)
저렴한 물건을 구매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소비자가 등장했다. 이들을 가리켜 "(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가 있다"는 말을 줄인 '탕진잼'이란 용어도 나온다. SNS나 블로그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다. 큰 금액이 아니지만 자신에겐 소소한 금액의 소비도 '탕진'이라는 자조적 의미를 포함한다.
◇ SNS로 공유하는 '탕진잼' 이야기
트위터 등 SNS에서 '탕진잼' 용어를 쓰는 누리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트위터 화면 캡처)
15일 현재 트위터 등 SNS창에서도 이 용어를 사용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real****"는 "돈 쓰는 재미 말고 통장 잔고가 많아지는 재미를 알아야할 텐데 쓰는 재미만 2n년째(20대 들어 계속) 알고 있다. 탕진잼이 제일 재미있다"라고 적었다.
'@kkan****'는 "월급 들어왔으니 탕진잼을 할 것이다. 잔고를 한자리수로 만들겠다. 잔고는 없어져도 마음만은 풍요로울 것"이라고 농담했다.
'@kika****'는 "우울증 치료에 도움되는 민간요법 아무리 떠들어대도 다 별 효과 없다. 효과 좋은 것은 탕진잼이다"라고 적었다.
'@free****"는 "월급 들어와서 바로 탕진잼하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고 기뻐했다.
'@myyo****'는 "인생이 너무 우울해서 탕진잼 좀 즐기고 싶은데 '텅장'(텅 빈 통장)이 문제다"라고 씁쓸해하는 이도 있다.
'@tran****"도 "길 가다 문구점에서 공책 세 권과 포스트잇을 샀다. 4500원이다. 인생은 탕진잼이라는 말을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는 불안하다"라고 우려했다.
◇ '대리 탕진잼' 나오기도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이같은 이들을 겨냥한 콘텐츠도 나온다. '탕진잼'에 동참하면서도 잔고를 걱정하는 청년들이 '대리 탕진잼'을 찾는 셈이다.
동영상 채널 유튜브에서는 자신의 구매 이야기를 다룬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로 보는 이에게 대리만족을 주고 가성비가 좋은지 등의 정보를 공유한다.
이런 영상들은 제목부터 "통장 텅텅…. 화장품 60만 원어치 질렀다", "100만원어치 미국 화장품 쇼핑", "14만원 화장품을? 개봉", "뉴욕 70만원 화장품 추천제품 시작합니다" 등 이목을 사로잡는다.
"만 원 이하 꿀템", "만 원으로 해보자", "같이 쇼핑해요", "대리만족" 등의 제목으로 누리꾼들의 관심을 끄는 영상들도 있다.
15일 오후 기준 이 콘텐츠들은 26만 건, 53만 건, 73만 건 등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 예쁘고 가성비 좋은 것만 '탕진잼'
1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백화점 내부에 있는 로드숍 화장품 매장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최대 50% 할인 중이라는 안내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진=강민혜 기자)
'탕진'의 대상은 위의 사례처럼 문구류, 화장품이 다수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쉽고 빠르게 만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에 생필품을 판매하는 다이소 등도 이같은 소비족의 대상이 된다. 다이소는 1000원에서 시작해 2000원, 높은 경우 5000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여러 상품이 존재한다.
로드숍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곳도 세일 기간에 이용하면 만 원 이하에 쿠션 팩트, 립스틱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지난 2016년에는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이자녹스, 에이블씨앤씨의 미샤, 어퓨 등 로드숍들이 각각 디즈니, 라인프렌즈, 미니언즈, 리락쿠마 등 유명 캐릭터의 디자인을 제품에 입혀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브랜드 대신 디자인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탕진족'들의 구미를 당기는 로드숍 화장품 제품들이다. (사진=강민혜 기자)
이들 매장에서는 세일가 기준으로 1만 원대 이하나 초반에서 주력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탕진잼족'들은 이같은 정보를 SNS 등을 통해 발빠르게 습득하고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