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룰 협상이 본격화되고, 국민의당에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서 야권은 빠르게 대선 국면으로 재편되고 있다.
반면 범여권은 주자들이 속속 출마선언을 하고 있지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행보를 지켜보느라 대선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 설 전에 룰 협상 끝내려는 민주당 지도부…진통 예상민주당은 설 밥상에 각 후보들의 이름이 올라갈 수 있도록 경선룰 협상에 속도를 내려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설 이전에는 예비후보 등록을 목표로 한 상태이다.
하지만 경선룰에 대한 주자들의 견해차가 커서 벌써부터 상당한 물밑 진통을 겪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촛불 공동경선'을 제안하며 룰 협상 자체에 임하지 않는 상황이다.
공동경선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통합해 경선을 치르자는 아이디어로 박 시장이 지난주 추 대표를 직접 만나 제안했다. 이에 김부겸 의원이 동의하고 있다.
또한, 박 시장은 대리인들이 세부 논의를 벌이기 전에 후보들이 한 자리에서 만나 경선 방향에 대해 큰 합의를 이루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후보들 간의 합의가 우선인데, 당 대표가 각 후보들을 따로따로 만나는 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본격적인 경선에 앞서 합동 토론회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릴 기회를 달라고 당에 촉구하는 모습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헌재 탄핵 심판 이전에 당이 후보들의 합동 토론회를 여러차례 열어서 국민들에게 정책과 비전을 비교하고 검증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경선 일정 이전에라도 후보들을 한 자리에 모아 비교하는 행사를 최대한 많이 열어야 한다는 것.
이재명 시장도 이에 동조한다. 이 시장 측은 "디테일한 룰 협상은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2012년 정도 수준이면 받아들일 수 있다"며 "대신에 후보들을 한 데 모아 대중들에게 판단할 기회를 당이 적극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당에 모든 것을 위임한 상태라며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한 발 물러서 있는 입장이다.
모바일 투표나 결선투표제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주자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당이 입장 조율을 하기까지 상당한 내부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의당은 15일 전당대회로 박지원 대표를 필두로 한 지도부가 탄생되면서 대선 준비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다만, 손학규 전 대표 등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경선룰 협상을 서두르지 않고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전 대표, 천정배 전 대표, 정동영 의원 등 당내 주자들을 키우며 역동적인 경선을 위해 외부 주자들도 영입해야 하는 상황.
박지원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모든 당의 체제를 대선 체제로 바꿔서 운영하겠다"면서도 "경선 룰은 대권 후보를 생각하는 분들과, 외부에서 우리 당에 노크하는 분들이 결정되면 함께 논의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 반기문만 쳐다보는 범여권, 나머지 주자들은 속속 출마 선언이처럼 빠르게 대선 체제로 전환되는 야권과는 달리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은 당내 움직임이 둔한 상황이다. 반기문 전 총장의 개인적 행보를 지켜보며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대선 주자들은 속속 출마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오는 25일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이인제 전 의원은 15일 출마 선언을 통해 대선에 네 번째 도전장을 내민다.
당분간 범여권은 반 전 총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어 출마 여부나 정치적 결정에 따라서 여권의 대선 움직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