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4일 오후 충북 음성군 맹동면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 꽃동네를 찾아 요양 중인 할머니에게 죽을 떠 먹여드리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반기문 전 총장의 '턱받이' 논란에 대해 꽃동네 측은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꽃동네 측의 해명과 상반되는 사진이 곳곳에서 포착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지난 14일 충북 음성 사회복지시설 '꽃동네'에 방문해 봉사활동하는 모습이 공개되자, 반 전 총장이 착용한 '턱받이'와 누워서 식사하는 할머니의 자세 등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봉사자로 나선 반 전 총장이 '턱받이'를 한 것은 너무 부자연스럽고, 고령의 할머니가 누워서 식사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보여주기식 연출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턱받이는 "꽃동네 측에서 요청한 복장"이라 해명했고, 할머니의 자세에 관해선 "담당 수녀님에 따르면 어르신이 미음을 그렇게 드시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꽃동네 측 관계자도 1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턱받이가 아니고 앞치마였고 우리 측에서 요청한 것이 맞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똑같은 형태는 아니지만 이곳에 근무하는 모든 봉사자들이 앞치마를 착용한다"면서 "먹는 사람에 따라 많이 흘리면 턱받이를 착용하고 안흘리면 착용하지 않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워서 식사하는 할머니에 대해서는 "사진은 하이앵글로 찍혀서 다 누워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완전히 누은게 아니라 어느 정도 세워있는 자세"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꽃동네 측의 해명이 억지스럽다며 이를 반박했다. 반 전 총장의 사진 또한 하이 앵글 숏이라기 보단 측면숏에 가까워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경상남도당 2012년 남해요양원 봉사활동 사진 (사진=더불어민주당 경상남도당 홈페이지 캡쳐)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누리꾼은 더불어민주당 경상남도당의 2012년 남해요양원 봉사활동 사진을 링크하며 '요양원의 일반적인 식사 모습'이라 주장했다.
해당 사진에서 할머니들은 반 전 총장의 것과 유사한 턱받이를 착용하고 있고, 의원들은 가정용과 유사한 앞치마를 하고 있다. 식사하는 할머니들의 자세 또한 의자에 바로 앉아 있다.
꽃동네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진도 눈길을 모았다.
봉사자가 할머니에게 음료를 먹이고 있는 이 사진에서 역시 할머니는 턱받침을 한 상태로 상체를 세우고 있다. 봉사자의 앞치마 또한 반 전 총장의 것과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사진=꽃동네 홈페이지 캡처)
정치권에서도 반 전 총장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더불어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반 전 총장을 겨냥해 "어설픈 대선주자 흉내보다는 끝까지 나라 자긍심을 지키는 쪽으로 유엔 결정 때까지 자중하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정청래 전 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반기문쇼 하기도 진짜 힘들다"며 "환자에게 턱받이 할 것을 본인이 하고 있는 꼴이라니. 이는 마치 오른발 올리고 왼쪽 구두끈 묶는 꼴"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