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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효자 순둥이로 불리던 호국영웅의 귀환

    6.25 참전 故 조영환 하사 66년만에 가족 품으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이 17일 故 조영환 하사의 가족들에게 신원확인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6.25 당시 옹진지구 전투에서 상주 화령장 전투까지 5~6개 전장을 누볐던 호국영웅이 22살에 숨진지 66년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故 조영환 하사. 조 하사는 1928년 경기도 화성군 반월면 월암리에서 4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향의 어르신들은 어린 동생들을 잘 돌보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그를 순둥이 효자로 불렀다.

    딸 하나를 두었던 그는 1949년 1월에 자원입대했다.

    육군직할 제17연대 소속이었던 조 하사는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초기인 6월 25일부터 26일까지 옹진지구 전투에 참가했다.

    이어 7월 오산전투와 진천-청주 전투, 상주 화령장 전투, 함양-거창 전투에 참여했고 8월초 낙동강 방어 전투에도 참여했다.

    1950년 8월 수도사단 17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고(故) 조영환 하사 (사진=국방부 제공)

     

    조 하사는 낙동강 전선에서, 수도사단에 배속된 17연대 소속으로 북한군 12사단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기계-안강(포항) 전투에 참여해 북한군 12사단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다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 하사의 유해는 2009년 3월 경상북도 포항시 기북면 대곡리 무명 380고지에서 야전삽, 수통 등의 유품과 함께 발굴됐다.

    하지만 가족들의 품에 안기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이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법의인류학적 감식 및 이미 확보되어 있는 유가족들의 유전자(DNA) 비교 분석을 통해 친족관계를 확인하는 절차에 돌입했지만 확보된 유가족 유전자와 일치하는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전사자의 병적대장 기록을 근거로 한 탐문 등 8년간의 끈질긴 추적끝에 형제자매와 딸의 거주지가 확인되었고 지난해 말 유전자(DNA) 조사로 최종 가족관계가 확인됐다.

    남동생인 조태환(63세)씨는 "부모님이 아들을 찾기 위해 전국을 수소문해 돌아 다니셨으며, 어머님은 4년 전에 101세의 나이로 돌아가셨지만 매일 형님 꿈을 꿨다"고 말했다.

    또 "형님이 집 근처에 올 수도 있으니 밖에서도 집 안을 훤히 볼 수 있도록 대문과 창문을 항상 열어 놓으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7일 故 조영환 하사의 딸 조규순(70세, 서울 은평구)씨 집을 방문해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국방부장관 위로패, 유해수습시 관을 덮은 태극기, 함께 발굴된 유품 등을 전달했다.

    전장에서 숨진지 66년, 유해가 발굴된지 8년만에 이뤄진 호국영령의 귀환. 두살때 아버지와 헤어진 70세의 딸이 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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