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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자꾸 모으게 돼요" 마성의 콜라보 제품

    "디자인만 달라?" 우려 목소리 나오지만…"사면 행복해"

    (사진=강민혜 기자)

     

    "자꾸 하나씩 사모으게 돼요"

    20대 중반 회사원 K(25) 씨는 올해 1월 L 브랜드의 화장품 브랜드가 내놓은 디즈니 라인 제품에 마음을 빼앗겼다.

    동심을 함께한 설리(몬스터 주식회사), 도날드덕, 피글렛 등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의 얼굴이 그대로 입체화된 쿠션 팩트 용기는 K 씨의 발길을 붙들기에 충분했다. 이 라인 제품은 쿠션 팩트(2만 원), 립스틱(1만3000원), 헤어 마스크팩(5000원), 틴트(8000원), 섀도우 팔레트(1만8000원) 등으로 회사원인 K 씨에게는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이었다.

    '키덜트(kidult·kid와 adult의 합성어)'들은 귀여운 캐릭터를 가지면서도 실용적인 물건을 산다는 '명분'을 얻은 셈이다. 캐릭터 옷을 입은 협업(collaboration) 제품들이 늘어나고 소비자들이 온라인에 발빠르게 공유하고 품평하면서 캐릭터 콜라보 열풍은 2017년도 현재진행형이다.

    ◇ 캐릭터 제품 출시,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다

    L 브랜드는 디즈니와 협업해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다. 밤비와 콜라보한 B사, 디즈니 프린세스와 협업해 홀리데이 라인 등을 내놓은 T사의 제품들은 귀여운 외관 때문인지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 업체 제품들이 지난 2016년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해 초반 품귀현상을 빚었고, 1차 디즈니 콜라보 제품 역시 높은 인기를 구가했기 때문에 더욱 이목을 끌었다.

    같은해 2차 디즈니 콜라보 예정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객들은 온라인에 "그만 간보고 출시해라", "11월이라면서 12월까지 미뤘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는 등 출고 사실을 미리 알고 기다렸다.

    온라인에 "그만 열일해라" 등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눈길을 끈다. 계속 예쁜 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새로 또 구매하게 된다는 악순환이라는 농담에서 나오는 말이다.

    일부 고객들은 같은 내용물에 디자인만 바뀐 제품을 또 구매한다. 세일 가격을 노린다면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에서 합리적 소비라고 생각하기 쉬운 탓이다. "호갱"이라고 스스로를 자조하면서도 콜라보 제품을 보면 달려가 구매하는 것이다.

    ◇ 물 들어올 때 노젓는다…콜라보 출시는 '계속'

    지난 2016년 7월 발매한 1차 디즈니 제품은 이틀 만에 초도물량 13만 개가 완전히 팔려 품절됐다. 이보다 앞서 같은해 발매한 1차 카카오프렌즈 제품도 8일 만에 초도물량이 품절됐다.

    회사 측은 다양한 고객을 노려 인기있는 '스타워즈' 시리즈도 콜라보 제품군으로 포함했다. 지난 2016년 12월께 이미 남성용 스킨 세트 등으로 출시됐던 '스타워즈' 시리즈는 올해 1월 18일, 방향제로도 나온 것이다.

    L 브랜드 관계자는 2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 스타워즈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범용적 캐릭터"라며 "요즘 남성 고객들은 디자인도 굉장히 신경쓰는 추세라 판매량이 좋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자세하게 신제품 출시 계획을 알릴 수는 없으나 작년에 출시됐던 스타워즈가 얼마 전에 방향제로 나오는 등 제품 출시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내용물은 그대로인데 용기만 달라?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이쯤되자 스스로를 '호갱'이라고 자처하는 이들도 생겼다.

    유튜버 미아(김단비·28)는 최근 "디즈니 프린세스 컬렉션 라이브로 뜯어요" 코너를 운영하며 깜짝 놀랐다.

    디즈니 프린세스 라인을 섀도우 팔레트 인어공주 버전, 라푼젤 버전을 구매한 김 씨는 "아니 두 개가 같은 제품이었느냐"라며 "다른 디자인이라 샀는데 두 가지 내용물이 같다"며 충격을 받았다.

    김 씨는 "이렇게 사서 어디에 쓰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이런 제품들을 모으고 진열해 보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미 카카오프렌즈, 디즈니 1차 제품들을 구매했던 그는 결국 여러 내용물의 제품을 갖게 됐다. 고 씨처럼 콜라보 제품을 '사재기'하는 소비자는 화장품 커뮤니티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용기만 바꿔 '호갱(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지칭)'을 양산한다는 비난도 나온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2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제품 용기 디자인에만 신경쓰는 게 아니다. 제품 연구 개발도 계속해서 같이 진행하고 있다"며 "디자인과 내용물을 모두 좋게 만드는 데 중점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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