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암초'를 만났던 특검팀이 23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장과,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을 연달아 소환하는 등 뇌물죄 보강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간 가교 역할을 했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도 함께 소환해 조사중이다.
장씨는 앞서 최씨와 삼성간의 거래 정황이 담긴 '제 2의 태블릿PC'를 특검에 제출해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홍 전 본부장은 2015년 7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특검은 당시 박 대통령이 국민연금에 압력을 넣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필요한 삼성 합병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삼성이 최씨 일가를 지원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공식 수사 초기인 작년 12월 홍 전 본부장을 수차례 소환 조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특검은 삼성 합병 당시 반대 의견을 내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중이다.
특검팀은 주 전 대표가 두 회사 합병 당시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배경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주 전 대표는 지난달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두 회사 합병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혀 부당한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사장)이 삼성과의 사이와 거래관계를 언급하거나,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에게서 불평을 들었다'며 부정적 보고서를 쓰지 말라고 압박한 점을 폭로하기도 했다.
특검이 홍 전 본부장과 주 전 대표를 차례로 소환한 것은 박 대통령과 최씨, 삼성 간 뇌물 의혹의 발판이 되는 삼성 합병에 대한 사실관계를 보강하기 위한 조사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