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유튜브 캡처)
이 23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화하면서 관련국들이 이해득실을 따지면서 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추진을 밝힌 데 이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TPP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태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일단 회원국 대부분은 미국을 제외한 TPP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호주의 스티븐 초보 통상장관은 24일 공영 ABC 라디오 방송에서 "호주는 TPP를 살리기 위해 다른 회원국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도 24일 TPP 가입국들과 개별적으로 양자 무역협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고 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장관도 미국을 제외한 지역 협정이 가능한지 타진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함께 TPP를 추진한 주축이었던 일본은 트럼프의 TPP 탈퇴 행정명령 서명 이후에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은 TPP에 가입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오히려 TPP를 주도하던 일본이 타격을 받으면서 수출 경쟁국인 한국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KOTRA 북미팀 강환국 과장은 "TPP 체결로 미-일간 관세가 사라지면 자동차, 가전 등의 대미수출 경쟁에서 일본에 크게 불리하나 TPP 좌초로 우리나라는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행보가 NAFTA, TPP에 그치지 않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NAFTA, TPP 그리고 한미FTA를 "일자리를 빼앗는 협상"이라고 비판했었다.
한미FTA가 트럼프 정부의 '100일 과제' 포함되지는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도 아직까지는 한미FTA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미국 우선주의' 원칙에 입각한 정책들이 구체화되면서 한미FTA에 대한 압박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발효된 미국의 FTA중 한미 FTA가 최하 점수를 받는 등 한미 FTA 성과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응한 최근의 무역계 보고서들은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와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 미국의 서비스 수지 흑자 등 한미 교역에 따른 미국의 수혜효과를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미국의 對한국 수출과 투자유치 활동에도 일정부문 협력하고 단순 상품수출 위주의 모델에서 탈피해 프로젝트형 고부가가치 수출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애초 한미FTA 재협상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던 우리 통상당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보호무역에 빠른 걸음을 보이자 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5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제임스 킴 회장 등 임원진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미 투자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트럼프 정부 하에서의 상호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이번 주 중 미국을 찾아 앞으로의 협력 관계에 대해 실무협의를 할 예정이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조만간 트럼프 행정부와의 통상 현안 협의를 위해 미국 출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