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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대 기업, 동일 회계법인에서 평균 6.8년 붙박이 감사

경제 일반

    500대 기업, 동일 회계법인에서 평균 6.8년 붙박이 감사

    삼성전자·현대차 등 5곳은 18년째 같은 회계법인 고수

     

    정부가 기업의 회계 부정을 막기 위해 동일 회계법인에 6년 이상 회계감사를 맡기지 못하도록 '선택지정제'를 도입한 가운데 국내 500대 기업의 동일 회계법인 평균 감사 연수가 무려 6.8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인 6년을 훌쩍 넘기고 있는 것이다.

    국내 500대 기업 중 10년 넘게 동일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기는 곳이 4곳 중 1곳이나 됐고, 삼성전자·현대차 등 5곳은 특히 1998년 이후 20년 가까이 단 한 차례도 회계법인을 바꾸지 않았다.

    500대 기업은 평균 7년 가까이 동일 회계법인과 거래하고 있었고, 금융위원회가 동일 회계법인 유지 연한으로 정한 6년을 넘긴 곳도 전체의 60%나 됐다.

    회계법인별로는 삼일이 500대 기업 회계감사의 3분의 1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25일 기업경영성과 분석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500대 기업 중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483개 기업의 2015년 말 기준 외부감사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동일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기는 기간이 평균 6.8년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금융위원회가 상장사의 동일 회계법인 유지 연한으로 정한 6년을 훌쩍 넘긴 수치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중공업, 영풍, 한국야쿠르트 등 5곳은 외부감사인을 공시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회계법인을 바꾸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은 18년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고 있고, 현대차와 한국야쿠르트는 안진회계법인, 영풍은 한영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기고 있다.

    15년 이상 동일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기는 기업도 이들 5곳을 포함해 45곳에 이른다.

    SK건설, 포스코건설, LS니꼬동제련, 호텔롯데, 삼성카드 등 17개 기업이 17년 째 같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고, 삼성생명, BMW코리아, 알리안츠생명, 포스코에너지, CJCGV 등 17곳은 16년째 회계법인을 바꾸지 않고 있다. LG화학, CJ푸드빌 등 6개사도 15년째 회계법인이 붙박이다.

    10년 이상 같은 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는 기업도 기아자동차, 롯데쇼핑, 아모레퍼시픽 등 전체의 4분의 1에 가까운 114개(23.6%)에 달했다.

    이밖에 금융당국이 외부감사인 유지 연한으로 정한 6년을 넘긴 곳이 269개사(55.7%)에 달했다. 500대 기업 전체의 60% 가까이가 6년 연한을 넘기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국내 대기업의 붙박이 감사 선호 현상은 이웃한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과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담당 최고파트너가 바뀔 경우에 한해 동일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길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딜로이트(Deloitte)는 15년째 회계감사를 맡은 기업이 3개에 불과했고, KPMG와 언스트앤영(Ernst & Young),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등도 최장 13년째 회계감사를 수행중인 기업이 각각 6곳, 9곳, 13곳에 그쳤다.

    회계법인별로는 삼일회계법인이 500대 기업 중 153개사(31.7%)의 회계감사를 맡아 가장 많았고 안진회계법인이 101개사(20.9%)로 2위, 삼정회계법인이 95개사(19.7%)로 3위였다. 이어 한영회계법인이 69개사(14.3%)로 '빅4'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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