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희생양 이미지 각인시키려는 의도
- 최순실, 머리 잘 돌아가는 막무가내 스타일
- 묵비권 행사,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
- 귀국 직후 '사과', 여론 무마용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6년 1월 25일 (수) 오후 18:30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경진 의원 (국민의당)
◇ 정관용> 오늘 하루 종일 화제가 된 최순실 씨의 목소리입니다. 특검에 강제 소환되면서 작심한 듯 기자들 앞에서 크게 외쳤고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아마 특검 사무실을 청소하시는 한 분께서 염병하네, 이런 말을 하시는 것까지 여러분 지금 방금 들으셨는데요. 이거 어떻게 봐야 할까요. 국회 국조특위 위원이시고 검찰 출신인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 연결해 봅니다. 김 의원님, 나와 계시죠?
◆ 김경진>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어떻게 보세요?
◆ 김경진> 그러니까 이게 적반하장도 유분수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최순실 씨 여태까지 보면 건강에 문제가 있다, 무슨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 또 재판 준비해야 된다. 가지가지 명목을 돌려막기식으로 주장을 하면서 출석을 거부해 왔거든요. 오죽했으면 특검이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있는 피고인에 대해서 체포영장을 청구했겠습니까? 지금 강제로 끌어온 상황이라면 사실은 자숙하고 정말로 조용히 가서 아는 그대로 진술해야 되는데 그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상당히 지금 비정상적이다 이렇게밖에 볼 수 없습니다.
◇ 정관용> 백보를 양보해서 본인이 억울한 게 있다고 쳐도 말이죠. 특검 수사가 강압적이다라고 주장하고 이건 민주특검,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특검에 지금 이번에 처음 나온 거잖아요.
◆ 김경진> 그렇습니다.
◇ 정관용> 한 번도 수사를 안 받았는데 강압적이다라고 하는 말은 말이 되나요?
◆ 김경진> 그러니까 결국은 그 행동 자체가 일정한 노림수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조차도 드는 게 실은 방금 말씀하신 대로 조사를 받아본 적이 없는데 강압적인 조사를 받았다고 지금 허위 주장을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열렬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그 말을 그대로 믿고 뭔가 박근혜 대통령을 음모하기 위한, 모함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구나 이렇게 착각하도록 만들 수 있는 말의 기반을 만들어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고요. 최근에 보면 과거에 세월호 사건 때라든지 여러 중요한 정치적인 고비마다 실은 국민들의 여론을 호도하는 희한한 내용의 괴담 카톡들이 많이 돌았거든요.
◇ 정관용> 지금도 그런 괴담 많이 돕니다.
◆ 김경진>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런 괴담 카톡이라든지 이런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말도 안 되지만 어떤 근거가 될 수 있는 언동들이 필요한데 그런 것들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초로써 아까 그런 행위를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냥 거두절미하고 강압 수사 이것만… 지금 특검이 강압수사를 한대, 이런 식의 말을 떠돌게 하려고?
◆ 김경진> 그렇습니다.
‘국정 농단’의 장본인 최순실(61)씨가 25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정관용> 수사를 한 번도 안 받은 사람이. 그리고 어린애와 손자까지 멸망시키겠다고 하고 이런 것도 그런 노림수가 있는 걸까요, 멸망이라는 단어?
◆ 김경진> 그렇다고 봐야죠. 그러니까 특검이 인륜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아니, 그런데 지금 정유라 씨라든지 그 손자 같은 경우는 네덜란드에 있지 않습니까? 그 네덜란드 국가에 의해서 제대로 보고를 받고 있는 이런 상황인데 특검이 거기에 대해서 도대체 뭘 했다는 얘기입니까.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지금 억지로 지어서 만들어내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래도 딱 용어를 사용하는 걸 보면 정치적으로 굉장히 고심한 흔적이 보이는 거네요?
◆ 김경진> 그렇죠. 그러니까 저희 검찰, 검사 생활을 해 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제일 상대하기 힘든 사람이 머리는 팽팽 돌면서 이렇게 무데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보통 머리가 도는 사람들은 굉장히 지적이고 말이 많은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은데 머리는 굉장히 영리하고 계산은 많이 하지만 아주 말도 안 되는 무데뽀적인 발언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실은 수사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거북스럽고 부담스러운 존재들입니다. 그런데 최순실 씨가 그런 모습을 지난번에 국정조사 교도소 청문회 때부터 보여왔었습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정유라 씨 네덜란드에 있다고 그랬는데 덴마크에 지금 있고요.
◆ 김경진> 덴마크입니까?
◇ 정관용> 제가 바로잡고요. 머리는 팽팽 도는데 그 계산을 다 마쳐서 말을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막무가내로 행동한다? 그런 사람들 많이 있어요?
◆ 김경진> 간혹 가다 있습니다.
◇ 정관용> 어떤 유형입니까, 그런 사람들은?
◆ 김경진> 대표적인 주자가 전두환 전 대통령 같은 사람들이죠.
◇ 정관용> 아, 네.
◆ 김경진> 상황 파악은 번뜩이게 하면서 아주 무섭게 그냥 질주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 많지는 않지만 간혹 가다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처음 귀국할 때는 죽어가는 목소리로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그랬잖아요. 그거는 또 뭘까요, 그러면?
◆ 김경진> 그러니까 그때는 아마 대통령 측과 일정하게 어느 정도 얘기가 있었고 그때 당시에 아마 대통령 주변의 컨트롤타워가 계산하기에는 최순실 씨가 구속돼서 두세 달 정도를 버티면 사건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이게 얘기가 됐기 때문에 최순실 씨 입장에서는 국민들에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여론을 진정시켜보겠다. 이 전제하에서 행동의 프로토콜을 짰던 것이고요. 지금 상황은 탄핵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거스르기 어려우니 박근혜 대통령을 희생양으로 차라리 끌고 가자. 그러면서 탄핵재판을 최대한 길게 끌고 탄핵이 된다고 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을 극렬 지지자들 머릿속에는 당했다라는 인상을 끝까지 남겨주자, 이런 생각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사진공동취재단)
◇ 정관용> 지금 조사를 받으면서 아마 묵비권을 행사할지도 모른다, 이런 기사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 특검은 묵비권을 행사해도, 그러니까 말 안 했다, 대답 안 했다라는 식으로 그냥 조서를 다 작성하겠다 이런 입장인데 그럼 그 묵비권으로 대답이 아무것도 없었다라는 조서는 나중에 어떤 효력을 발휘하게 되나요?
◆ 김경진> 그러니까 최소한 본인에게 이러 이러한 피의 사실로 당신이 조사를 받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당신이 억울한 점이 있으면 한번 답변이라도 해 봐라. 그러니까 거꾸로 보면 이 수사라고 하는 것이 어떤 본인에 대한 질문을 통해서 적극적인 혐의와 증거사실을 끌어내는 측면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오류 가능성을 줄이는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사실 최순실 씨 같은 경우는 본인의 입을 통해서 뭔가 유의미한 자료를 얻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상황일 것이고요. 대신 밖에서 얻은 객관적인 제3자의 증언이나 어떤 증거를 가지고 이게 혹시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적은 확률이지만 오류의 확률이 있는지 최순실 씨를 통해서 확인해 보려고 할 것인데 거기에 대해서도 최순실 씨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진술을 포기한다면 자기 스스로 권리를 포기하는 거죠.
◇ 정관용> 그렇군요. 말씀 들으니까 검사가 이러이러한 잘못을 했죠라고 묻는 게 아니라 이러 이러한 증거들이 있는데 이 증거들이 잘못이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거기에 대답 안 하면 증거들이 잘못이 없는 게 되는 거네요?
◆ 김경진> 네. 그래서 수사과정 중에 최순실 씨 같은 경우는 오류를 최소화해 보겠다, 이런 관점에서 불러서 조사를 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굳이 본인의 어떤 입을 통해서 뭔가를 확인하려고 하는 그런 의도는 특검이 없을 겁니다.
◇ 정관용> 그러면 묵비권 행사하는 게 오히려 최순실 씨한테 불리하겠는데요?
◆ 김경진> 네, 그렇다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그런데 묵비권을 행사한다. 이것도 무데뽀입니까?
◆ 김경진> 네.
◇ 정관용> 참 잘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 많습니다.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김경진> 고맙습니다.
◇ 정관용>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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