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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업무 처리'에 파김치된 교사들…'수업 준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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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업무 처리'에 파김치된 교사들…'수업 준비 어려워'

    인천교육청, ‘학교업무 정상화’ 역점 과제 추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일선 교사들이 온갖 행정 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작 중요한 수업준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업과 별개로 진행되는 각종 학교 행사, 시도교육청에서 내려오는 공문서 처리는 물론, 국회나 시의회 요구자료 등 수업과 동떨어진 잡무를 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교사들은 행정업무에 치여 본연의 업무인 수업준비에 소홀해지고, 학생들과 대화할 시간조차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인천 M초등학교 Y교사(44)는 "수업과는 동떨어지게 진행되는 여러가지 보여주기식 행사들이 많은 것이 일반 학교들의 상황"이라고 밝혔다.

    인천 K고등학교 L연구부장(47)은 "시교육청에서 요구한 자료를 제출했는데, 이후에 국회나 시의회에서 비슷한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교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특히 "국회 요구자료는 3~4년분을 한꺼번에 요구해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아 난감한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교육당국은 교사들이 이같은 어려움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업무 정상화'를 올해 역점 사업으로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인천시교육청 정책조정기획관실 권조환 장학사는 "학교업무 정상화는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교육에 집중하는 여건을 만들어 주자라는 취지에서 출발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우선 초중고에 보내는 공문서와 외부기관에서 오는 공문서를 줄여 '행정업무 총량'을 관리해 나가기로 했다. 공문서를 지속적으로 줄여 내년 말에는 2014년에 비해 30%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시교육청은 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공모 사업과 행사, 회의 등을 통합하거나 축소 운영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학교에 부담을 주는 ‘지역교육지원청 특색사업’도 폐지하기로 했다.

    국회나 시의회 요구 자료 중 교육청에 보유자료가 있는 경우 이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나이스(NEIS,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 교육정보통계시스템(EDS) 등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학교에 대한 감사 시스템도 대폭 정비하기로 했다. 학교에서는 그동안에는 감사 때 어떤 부분을 살필지 몰라 필요없는 부분까지 준비했는데 앞으로는 성적이나 회계 등 꼭 필요한 서류만 준비하도록 할 방침이다.

    통일주간·효주간 행사 등 수업과 무관하게 별도 시간을 편성해 이뤄지고 있는 각종 교육 활동도 앞으로는 교육과정에 녹여서 수업시간에 이뤄지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효를 강조하는 포스터나 글짓기 행사를 하는 경우 별도 과제를 내주지 않고 수업시간에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에는 외부공문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인천교육청 관내 23개 표집학교에서 접수한 외부공문이 2만8000건이나 됐다. 1개 학교당 1200여 건에 이른다. 관내 530여 개 초중고로 환산하면 66만 건에 이른다.

    이중에는 지자체에서 지역 축제나 특산품을 홍보하는 공문을 학교로 직접 보내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권 장학사는 "얼마전 영광굴비를 홍보하는 공문이 각급 학교로 내려 왔는데, 지자체는 행정자치부 공문유통망을 통해서 학교를 선택할 수 있어 홍보하기는 굉장히 좋은데, 받는 학교입장에서는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해당 지자체에 "공문을 학교로 바로 보내지 말고 시교육청만을 수신처로 해 보내주면 시교육청에서 '공문게시'로 학교에 안내해 주겠다"며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이럴 경우, 학교에서 확인은 가능하지만 접수 및 담당자 지정, 과제 철하기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학교업무 정상화를 위한 협의회를 구성해 그 산하에 교원·지방 공무원·학교 비정규직 등 3개 분과를 만들어서 각자의 영역에서 줄일 수 있는 과제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 분과별로 1달에 1번씩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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