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하루만에 다운로드 283만건…해외서도 포켓몬고 교통사고 잇따라스마트폰 보행자 주변 상황 제대로 인지 못해…"주변 살피며 게임해야"
27일 설 연휴 귀성길에 오르거나 나들이를 떠나는 운전자들은 어디에서 불쑥 튀어나올지 모를 '포켓몬 트레이너'들을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등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고'가 설 연휴를 앞둔 24일 한국에도 출시됐다.
포켓몬고는 플레이어가 '트레이너'가 돼 스마트폰 지도를 보고 걸으며 호텔·사무실·공원 등에 숨은 포켓몬을 사냥해 키우는 위치기반 증강현실 게임이다.
게임을 스마트폰에 띄워놓고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팟' 하는 감지음이 나오고, 플레이어가 '포켓볼'을 던져 공에 포켓몬을 가두는 식이다.
이미 서비스가 시작된 해외에서는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평이 나오는 데다, 한국의 날씨가 밖에서 돌아다니며 플레이해야 하는 이 게임을 즐기기에는 너무 추운 겨울이라 큰 인기를 끌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앱 분석업체 조사 결과 안드로이드폰에서만 출시 하루 만에 다운로드 횟수가 283만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 조짐이 보인다. 출시 첫날 아이폰에서도 사용자가 몰려서 인지 다운로드 받는 데에 10여분이나 걸릴 정도였다.
설 연휴가 되면 포켓몬을 잡으려고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한 채 거리를 쏘다니는 '트레이너'들을 쉽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귀성객이나 나들이객이 운전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
오랜만에 찾은 고향이나 여행지의 익숙지 않은 길을 운전하면서 포켓몬고에 몰두하다 주변 상황을 보지 못하는 보행자와 자칫 사고가 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하는 사람의 보행 속도는 초당 1.31m로 일반인의 정상 보행 속도인 초당 1.38m보다 더디다. 그만큼 반응 속도도 늦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또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소리로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거리가 평소보다 40∼50% 줄고 시야 폭은 56% 감소하며 전방 주시율은 15% 정도로 떨어진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이용자는 보행 중 차량과 충돌하거나 낙상할 위험이 크다. 차량이 접근하는지도 거의 살필 수 없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스마트폰 관련 차량사고는 2011년 624건에서 2015년 1천360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고 보행사고도 2011년 87건에서 2015년 142건으로 1.6배나 늘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 사용보다 많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게임을 즐기는 보행자는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마침 연휴를 즐기느라 전방주시를 제대로 하지 않는 운전자가 지나간다면 심각한 상황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해외에서는 포켓몬고 이용자들이 교통사고를 내거나 당하는 경우가 많아 이미 사회문제로까지 번진 바 있다.
일본에서는 출시 후 나흘간 포켓몬고를 즐기다 난 교통사고가 총 36건이나 됐고 이중 부상자가 발생한 사고도 4건이나 됐다.
대만에서는 출시한 지 66시간 만에 포켓몬고를 하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벌과금이 부과된 사례가 861건이었다.
운전자가 포켓몬고를 하면서 차를 몰다 큰 사고를 냈다는 보도도 각국에서 끊이질 않았다.
포켓몬고를 실행하면 '주변을 잘 살펴서 항상 주의하면서 플레이해주십시오'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뜬다. 포켓몬 잡기에 몰입하다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잇따르자 개발사 나이앤틱이 붙인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