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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은 깜깜이…전경련 해체 수순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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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회장은 깜깜이…전경련 해체 수순 밟나

    특검 조사 계속, 이사회·정기총회 재 연기 가능성 높아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사진=윤창원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와해 위기에 직면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이달 초로 예정했던 이사회 일정을 이달 중순으로 연기하는 등 쇄신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향후 진로를 진두지휘할 차기 회장 선임도 난항을 겪으면서 전경련은 사실상 와해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당초 전경련은 이달 초 이사회, 이달 중순 정기 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 선임과 조직 쇄신·운영 방안 등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설 명절 연휴 직전 내부 논의를 갖고 이사회를 이달 중순으로, 정기총회는 이달 후반부 쯤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일정 지연은 이승철 상근부회장 등 전경련 관계자들의 특검 조사로, 차기 회장 선임 및 쇄신안 마련과 관련한 내부 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의 쇄신을 위해서는 후임 회장 선임이 시급한데, 책임과 숙제만 남은 조직을 떠맡겠다고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며 "여러 경로로 차기 회장 적임자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승철 상근부회장에 대한 특검 조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사회와 정기 총회 등의 일정이 재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전경련의 올해 내·외부 사업은 물론 직원 급여지급 등 기본적인 조직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사진=윤창원 기자)

     

    ◇ 30대 기업 회비 중단하면 사실상 해체 수순… 정기총회 전 쇄신안 마련 어려울 듯

    특히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회원사들이 이사회를 기점으로 회비납부 중단 결정을 실행하면, 이는 다른 회원사들로 파급돼 조직 해체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조직의 특성상 회원사들이 회비 납부를 중단하면 전경련은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회원사들이 회비 납부를 중단하겠다고 공표할 경우 전경련은 존립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정기 총회에 앞서 이사회에서 납부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론이 주시하고 있는 전경련 쇄신안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 정기총회 이전에 쇄신안이 마련되야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향후 전경련의 진로를 진두지휘할 차기 회장 선임조차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기간 내 쇄신안 마련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경련은 자체적으로 쇄신안을 연구중이지만, 여론을 의식한 듯 전경련 주도의 쇄신안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전경련 자체적으로 쇄신안을 내놓는 것은 맞지 않고, 쇄신 주체가 결정되면 그 주체가 쇄신을 잘 해나가도록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은 여전히 즉각적인 전경련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전경련이 어떤 형식으로든 경제단체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현 전경련의 이름만 바꾸는 꼼수에 불과하며, 전경련 스스로 환골탈태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면 더 이상 쇄신 논의를 진행하지 말고 즉각 해산 절차를 밟아 청산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특히 "이승철 부회장 등은 즉각 사퇴하고 사회적 신망을 받는 외부인사들이 논의를 이끌어야하며 천문학적 액수의 보유재산을 처분하고 처리 방안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전경련 회원사인 30대 기업의 탈퇴 등 조직 해체를 전제로 한 근본적 쇄신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경실련은 "전경련은 각종 정경유착은 물론 어버이연합 우회지원, 미르·K스포츠재단 사태 연루 등으로 더 이상 존재가치를 상실했다"며 "회원사들은 하루 빨리 탈퇴를 공식화하고 시점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이 현 상황을 돌파할 카드를 내놓을지, 아니면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이달로 예정된 이사회와 정기 총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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