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18 당시 군 헬기가 전일빌딩 주변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5.18기념재단 제공)
정부가 공개한 국정 역사 교과서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하고 5·18의 의의를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5·18 역사 왜곡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중학교 국정 역사 교과서 148~149쪽에 5·18 당시 수습위원회와 계엄군 사이의 협상이 결렬돼 계엄군이 전남 도청을 장악한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끝까지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한쪽은 광주 시민이고 수습위원회에서는 과잉 진압 인정 및 책임자 처벌, 연행자 석방 요구에도 계엄군이 이를 거부하고 강제 진압해 시민을 살상했다.
또, 5·18 이후 전두환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내란 목적 살인죄로 처벌되고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지만, 국정 역사 교과서 최종본에는 살인 진압 책임자가 누구인지와 국가 기념일 지정 내용을 생략해 수구. 보수 세력이 5·18을 왜곡·폄훼하도록 방조했다고 대책위는 지적했다.
특히 본문 분량도 2쪽에 불과해 5·18 민주화 운동을 설명하는 데 충분하지 않고 관련 사진도 2장밖에 없으며 그나마 5·18 당시 참혹했던 살인 진압을 보여주는 사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등학교 국정 한국 교과서에도 272~273쪽에 5·18을 기술했는데 우선 1980년 5월 17일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통해 정치적 개입을 본격화했다고 단술 기술해 치밀하게 준비된 신군부의 내란과 5·17 비상계엄 확대 조치가 정확하게 설명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5월 18일 광주에서 전남대생들의 주도로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 신군부는 계엄군을 광주에 투입해 과잉 진압했다고 게재해 5·18이 마치 대학생 시위를 진압하다가 발생한 것처럼 왜곡 기술됐다.
더욱이 고등학교 한국사 국정 교과서 검토본에는 게재했던 전일빌딩 헬기 사진을 최종본에서 삭제해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확인한 헬기에서의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사격과 살상을 부정하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 밖에 중학교 교과서와 달리 지난 2011년 5·18과 관련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사진과 설명글로만 대체해 5·18의 의미를 축소하기도 했다.{RELNEWS:right}
이와 관련해 5·18 역사 왜곡 대책 위원회는 1일 오후 2시 10분 광주광역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공개한 국정 역사 교과서 최종본에서 5·18 민주화 운동의 의의를 축소하고 왜곡했다며 즉각적 폐기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책위는 성명서에서 정부가 발표한 최종본은 37년 전 광주 시민을 향해 총칼을 겨눴던 국가 권력이 이제는 역사 교과서를 통해 미래 세대들에까지 5·18의 진실을 왜곡해 교육하려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