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설명 중인 이일형 금융통화위원
이일형 금융통화위원은 소득증대가 뒷받침 되지 않는 최근의 부동산가격 상승이 금융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 위원은 1일 한국은행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금융부채로 인한 부동산투자 확대가 지속가능하려면 부동산 가격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를 통해 소비가 늘어 소득증대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초반부터 부채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계속 상회하고 있어 금융 불안 우려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 불안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유발될 수 있지만 특히 완화적 통화정책이 금융부채 증가로만 이어지고 소득증대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주로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실물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초저금리가 가계부채 급증과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로 해석된다.
이 위원은 우리 경제는 고령화의 빠른 진전으로 저축증대가 계속 필요한데다 금융위기 이후 확대된 금융부채는 소득불균형 심화와 함께 우리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구조적 해결책이 동반되지 않은 부채증가는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해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보다는 구조개혁 등의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위원은 또 "미국의 금리인상, 글로벌 교역의 개선,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승 등이 전망된다"며 "이 모든 부문이 동시에 실현되면 우리경제에 이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경제 호전과 이에 따른 미국금리상승은 우리 수출을 확대시켜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우리나라의 시장금리도 상승시켜 그 동안의 금융 불균형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성장확대는 수요증대로 이어져 글로벌 물가상승기조와 더불어 물가안정을 이루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전망에는 여러 하방 리스크가 수반돼 있다"며 "정책적 대응을 잘 준비해야 하고 특히 성장의 긍정적 방향보다는 물가 및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경제 주체들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