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갑작스러운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일찌감치 상황을 내다본 정치인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달 18일 전주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설 명절 후 반기문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해 불출마 시점까지 전망했다.
안 전 대표는 이후에도 몇차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가능성을 공개석상에서 언급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지난달 22일 "반기문 전 총장은 이명박과 박근혜 아바타 신세를 면할 수 없어 명절이 지나면 곧 집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일 여의도 한 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반 전 총장에 대해 "대통령 자질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방금 입국한 외국인 같은 느낌"이라고 혹평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어 "본인도 아마 힘드실 것이다. 금방 포기실 것이다. 불안정하고 경선을 거쳐야 한다면 (대선 출마를) 안 할 가능성이 많다"고 내다봤다.
반면 측근들은 당일까지도 반 전 총장의 불출마 낌새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관계자들은 이날에도 실무 작업을 계속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의 충격도 크다. '충청권 대망론'을 꿈꾸며 반 전 총장을 도왔던 정진석, 박덕흠 의원 등은 상당한 내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재기를 노렸던 친이계 인사들도 처지가 곤란하게 됐다. 박진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생업까지 포기하고 반 전 총장을 도왔던 실무진들도 갑작스러운 불출마로 막막한 상황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