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비선 실세'를 폭로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 등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국정농단 장본인 최순실씨가 미르재단 관련 책임을 차은택씨에게 떠넘기라고 회유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취지로 증언했다.
이 전 사무총장 진술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7월말에서 8월초쯤 미르재단 관련 언론보도가 나온 뒤 '최씨가 만나고 싶어한다'는 고영태씨의 전화를 받았다.
이어 전화통화를 한 다음날 고씨가 차량을 몰고 미르재단 사무실 앞까지 왔고, 그의 차를 타고 이동해 한강 반포주차장에서 최씨와 만났다.
최씨는 그 자리에서 '차씨에게 전부 책임을 떠넘겨야 언론에서 문제 삼지 못한다'는 취지로 회유했다.
이는 최씨가 그동안 미르재단은 차씨, K스포츠재단은 고씨 책임이라고 주장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증언이다.
검찰은 이 전 사무총장이 당시 상황을 녹음한 파일도 공개했다.
이 녹음파일에 따르면, 최씨는 미르재단이 차씨와 이 전 사무총장 간의 이권 다툼이라는 취지로 "기가 막혀가지고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며 자신의 책임을 피하려고 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씨를 협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을 우려해 당시 대화를 녹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