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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학술

    정욱식의 '사드의 모든 것'

     

    사드와 국정농단은 한국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쩌면 한 몸일지도 모른다. 정치권이나 국민 동의 없이 ‘대통령의 결심’으로만 사드배치가 결정된 것은 뭔가 석연찮은 냄새를 풍긴다.

    <사드의 모든="" 것="">은 도대체 사드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미국 주도의 MD, 사드의 용도와 감춰진 진실, 사드로 인한 남북갈등과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갈등의 원인 등을 전문가의 눈으로 분석, 진단한다. 여기서 얻은 결론은 ‘북핵 대처에는 무용지물, 한국 국익에는 백해무익’이라는 것.

    17년 간 한미동맹과 북핵문제를 연구해온 저자 정욱식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간 닫아 건 6자회담의 빗장을 풀고 대화에 나서야 북핵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한다. 사드 배치는 북핵의 성장을 가져올 뿐이라는 것.

    북핵을 방어할 목적으로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고 설명이다. 그런데 왜 사드가 가야 평화가 온다고 하는 걸까. 사드가 평화를 수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드는 북핵을 성장시키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남한정부는 지난 70년간 북한을 고립시키는 정책을 펴왔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게도 북한의 핵무장으로 나타났다. 그리고는 이제 그 핵무력에 대비해 사드를 배치해야한다고 한다. 한반도에 ‘창과 방패’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와서 일정 부분 남북관계 개선을 이뤘으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6자회담 등 대화는 사라졌고, 시계는 완전히 ‘냉전시대’로 돌아가고 말았다.

    사드를 배치하려는 미국과 남한정부의 속내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미국은 동북아 방어, 남한정부는 안보위기 고착이 아닐까. 미국과 중국은 G2이자 핵 강국이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핵 동정을 살피지 않을 수 없고, 그것이 바로 MD체제의 일환인 사드이다. 미국은 사드가 중국과 아무런 상관없다고 강변하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중국은 '사드가 북한만 겨냥한다'는 매티스의 발언을 절대 믿지 않을 것이며 미국 새 행정부가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더라도 이를 개의치 않는다.”고 경고했다.

    한국의 역대 수구세력은 안보위기를 조장하면서 그것을 정치적 발판으로 삼아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남북회담을 한 번도 갖지 않고 전쟁위기만 고조시킨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사드 배치 공사는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배치 결정만으로도 중국의 경제보복이 그 도를 넘고 있다. 배치가 완료되면 한중관계는 파탄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사드는 미국 무기이다. 한국 땅에 배치될 뿐 미국의 자산이고 미국이 운영주체가 된다. 그러므로 중국은 사드 배치가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면 미국에게 따질 일이다. 한국은 지금 탄핵국면으로 곧 새 정부가 들어설 것이기 때문에 현재 중국이 상대할 정부는 지는 해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의 보복으로 죽어나가는 것은 한국의 죄 없는 서민들이다. 사드 문제는 새로 구성될 정부와 협의할 일이고 지금 경제보복은 당장 멈춰야 한다.

    저자는 사드가 트로이의 목마라고 말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선물 같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한국의 국익을 총체적으로 위협할 비수들이 득실거린다는 것이다. 한중관계도 파탄 나고 러시아의 관계도 불편해지면서 동북아에서 한국은 고립되는 양상이다. 사드로 북핵이라는 혹을 떼려다가 그 혹은 더 커지고 더 큰 혹을 여러 개 달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사드는 실전 경험이 없을 뿐 아니라 요격시험도 ‘약속대련’처럼 엉터리로 이루어졌다. 게다가 지금까지 미국 영토 밖으로 나와 본 적이 없다. 한국의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미국 입장에서 첫 번째 해외 사드 기지가 된다.

    이 책의 목표는 당연히 사드 배치 철회에 있다. 그러므로 사드의 감춰진 진실을 널리 알리려는 것이다. 사드 배치 문제는 진보와 보수의 문제도 아니고 정치적 이해득실의 문제도 아니다.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남북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북핵 성장에 기름칠을 할 뿐이다.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파탄 내 한국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뿐이다.

    미 국방장관 매티스가 트럼프정부 수립 후 첫 해외방문지로 한국을 다녀갔다. 언론은 “사드 배치 연내 마무리”로 합의했다고 설레발이지만 사실은 2016년 최초 사드 배치를 합의할 때의 워딩과 달라진 것이 없다. 트럼프 정부가 사드에 대해 더 진전된 입장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미관계가 사드 재논의조차 불가할 정도로 일방적이지 않으며, 사드 배치 결정을 철회한다고 해서 한미동맹이 무너질 만큼 나약하지 않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책 속으로

    북핵 동결과 한반도 기본 평화협정 체결을 이뤄내면, 악화일로를 걸어온 한반도 문제는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 ‘출발점’은 북한의 핵실험 및 위성을 포함한 장거리 로켓 발사 유예와 한미합동군사훈련 취소 내지 대폭 축소, 그리고 6자회담과 평화협정 논의 개시 등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북핵 폐기와 북미 수교 등을 핵심으로 하는 ‘결승점’도 결코 멀지만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접근법의 대전제는 사드 배치 재검토에 있다. -2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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