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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엄마' 박인비 "트로피 다 지웠다…초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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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우 엄마' 박인비 "트로피 다 지웠다…초심으로"

    감격의 리우金, 반려견도 '리우'…도쿄올림픽 도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인비 (LPGA 선수)

     

    지난해 리우올림픽에서 116년 만에 금메달을 거머쥔 골프 여제죠. 박인비 선수. 올림픽 이후로는 공백기를 가지면서 부상치료와 훈련에 매진해 왔는데요. 최근에 반가운 복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8개월 만입니다. 다음 주 열리는 LPGA 경기를 시작으로 필드로 돌아오는 반가운 얼굴,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박인비 선수 직접 만나보죠. 박인비 선수는 경기를 위해서 태국으로 지난 주말 출국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출국 직전에 인터뷰 진행을 했거든요. 직접 들어보시죠. 박인비 선수 안녕하세요.

    ◆ 박인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에 필드에 다시 설 생각을 하니까 기분이 어떠세요?



    ◆ 박인비> 우선 되게 많이 설레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아무래도 오랫동안 필드에서 좀 쉬었기 때문에 조금 긴장되는 마음도 있고요.

    ◇ 김현정> 설렘과 긴장?

    ◆ 박인비> 네, 그게 같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감정들이.

    ◇ 김현정> 박인비 선수도 막 설레고 긴장되고 이런 게 있어요?

    ◆ 박인비> 보통 첫 시합 시작할 때 항상 조금 더 긴장되고 조금 더 설레고 올해는 좀 어떨까 하는 그런 기대심도 있고 그렇거든요.

    ◇ 김현정> 천하의 박인비 선수, 돌부처 박인비 선수, 아무 감정표현을 하지 않는 박인비 선수도 떨리고 그러는 게 있군요? (웃음)

    ◆ 박인비> 항상 그렇죠. (웃음)

    박인비 선수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그래요. 사실 이 질문이 많은 분들한테 들어왔던 질문인데요. 이 질문 잠깐 뒤에 제가 다시 한 번 드리고 하고 일단 8개월이라는 공백이 짧지만은 않은 기간이었는데요. 부상 치료는 어떻게 완전히 된 겁니까?

    ◆ 박인비> 네, 7주 동안 전지 훈련을 하면서 한 번도 고통이 없었고 그리고 또 정상적인 라운드나 아니면 플레이를 계속 소화를 했었어서 이제 부상에 대한 부분은 좀 많이 자유로워진 것 같고요. 그래서 스윙에 관한 부분에서 막힘 없이 스윙을 할 수 있다는 점, 그런 점이 조금 좋아진 점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사실은 리우 때 제가 특별히 더 기억에 남는 말이 뭐냐하면 손가락 인대가 끊어지는 한이 있어도 열심히 치겠다, 이 얘기했던 게 기억나거든요. 그러면 지금은 완전히 손가락 회복이 된 거라고 보면 돼요?

    ◆ 박인비> 네, 이제 많이 재생이 돼서 제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건 또 그만큼 재생이 됐다는 뜻이고 또 부상에서 한 가지 중요한 건 마음속에서 ‘여기가 조금 아프면 어쩌지?’ 하는 그런 의구심에 스윙이 위축되는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박인비> 그런데 그런 부분을 연습을 통해서 조금 많이 개선을 하고, 그래서 이제 완벽하게 회복됐다는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이야, 그 신중한 박인비 선수 입에서 완벽하게 회복이 됐습니다라는 얘기가 나오니까 마음이 좀 놓입니다. 리우 금메달 순간, 그 인대가 끊어지는 한이 있어도 열심히 치겠다 하고서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던 그 순간은 박인비 선수 인생에서는 베스트 몇 위쯤 되는 순간이에요?

    ◆ 박인비> 아, 정말 1등이었던 것 같아요. 정말 저에게는 메이저 우승이나 다른 어떤 타이틀보다 리우 올림픽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고 또 올림픽에 나가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는 어떠한 위험도 감수하겠다는 뜻도 사실 같이 깔려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요. 저는 사실 뒤로 돌아갈 길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게 다행히도 정말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너무 잊지 못할, 그런 기억이 계속 남아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으니 베스트 1위 당연히 되는 거네요. 제가 듣기로는 강아지 키우신다면서요?

    ◆ 박인비> 네, 작년에 올림픽 끝나고 와서 골든 리트리버 한 마리를 입양했는데요.

    ◇ 김현정> 이름이?

    ◆ 박인비> 이름이 리우예요.

    ◇ 김현정> 이름이 리우예요. 리우올림픽 리우. (웃음)

    ◆ 박인비> 볼 때마다 계속 생각나요. (웃음)

    ◇ 김현정> 강아지 키우는 분들은 엄마라고 하던데. 리우 엄마네요?

    ◆ 박인비> 네. 리우 엄마예요.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 선수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김현정> 저는 그런데 지금 좀 놀란 게 박인비 선수 하면 경기장에서 진짜 아무 표정이 없는 좋으나 싫으나 그냥 무표정하게, 그래서 별명이 돌부처인 분인데 지금 인터뷰 나누면서는 잘 웃어요, 참.

    ◆ 박인비> 네. 원래 저 평상시에 되게 잘 웃는데. (웃음) 아무래도 코트 안에서도 집중하고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별로 표정이 많이 없다고 주변에 많이 얘기들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사실 제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런 개념이 사실 없어요. 코스 안에서는. 그만큼 집중을 해야지 제가 하고자 하는 스윙이나 샷들을 또 만들어낼 수가 있어서요. 그래서 그런 사소한 부분들에 잘 신경을 못 써서 제가 아무래도 그런 이미지를 갖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원래 잘 웃는군요. 그런데 저는 안 좋을 때 표정 관리하는 건 이해가 돼요. 안 쳐졌을 때 아무 표정 안 내는 건 이해가 되는데, 보통 잘 쳐졌을 때는 잘 쳤을 때는 웃기도 하고 손도 번쩍 들고 이런 거 하잖아요. 프로들이?

    ◆ 박인비> 음. 나름대로는 또 웃는다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세리머니도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게 보통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는 조금 작은 편이라. (웃음)

    ◇ 김현정> 아, 나름대로는 웃는 거예요, 활짝? (웃음)

    ◆ 박인비> 네, 그럼요.

    ◇ 김현정> 그 강인한 멘탈은 어디서 옵니까? 그러니까 끝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는, 보통 ‘멘탈 갑’ 이라고 표현하잖아요. 그거는 어디서 비롯되는 거예요, 박인비 선수?

    ◆ 박인비> 저 태어나기를 제 성격 자체가 조금 긍정적인 편이고 다른 것에 사실 신경을 안 쓰는 편이에요. 되게 한 가지에 집중하면. 그래서 주변에서 부모님이나 가족들도 다른 거는 관심이 없다고, 무관심하다고 하는데 그런데 골프에서는 오히려 그런 무관심이나 잘 잊어버리거나 그런 게 좀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타고난 톱 선수네요. 그게 타고난 겁니다, 타고난 거. 이제 결혼 4년차 주부시죠?

    ◆ 박인비> 2015년, 16년, 17년. 3년차요.

    ◇ 김현정> 3년차가 되나요? 아 죄송해요. 저는 2014년에 결혼 하셨다고 생각했는데, 2015년이었던가요?

    ◆ 박인비> 2014년에 결혼을 했어요.

    ◇ 김현정> 그러면 4년차시네요.

    ◆ 박인비> 아, 2015년에 한 것 같아요.

    ◇ 김현정> (웃음) 저는 헷갈려도 박인비 선수가 헷갈리면 어떻게 해요.

    ◆ 박인비> 갑자기 같이 헷갈리네요.

    ◇ 김현정> 2015년이니까 3년차가 맞네요. 3년차. 청취자 한분이 이런 질문을 보내주셨어요. ‘천하의 박인비 선수도 평범한 다른 주부들처럼 요리도 하고 집안 살림도 하고 청소도 하고 이러시냐.’ 고요.

    ◆ 박인비> 제가 설거지하는 걸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설거지는 되게 좋아하는데, 요리는 사실 별로 많이 할 시간이 없어요. 그래도 가끔 할 때는 있어요.

    ◇ 김현정> 어떤 음식을 제일 잘해요?

    ◆ 박인비> 딱히 잘하는 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냥 골프만 잘하는 것 같아요.(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럼요. 골프만 잘하면 됐죠. 박인비 선수한테 요리까지 잘하는 걸 바라시면 안 됩니다.

    ◆ 박인비> 앞으로 또 배워나가야죠.

    ◇ 김현정> 그래도 그 와중에서도 남편이 좋아하는 제일 반응 좋은 건 뭡니까?

    ◆ 박인비> 갈비찜도 좋아하고 된장찌개, 김치찌개 이런 기본적인 것들은 해주면 다 잘 먹더라고요.

    ◇ 김현정> 박인비 선수가 갈비찜을 한다고요? 그러면 초보 아닌데요. 갈비찜 해낼 정도면.

    ◆ 박인비> 그냥 레시피 보고 하니까 잘 되더라고요.

    골프 박인비 선수

     

    ◇ 김현정> 그렇군요. (웃음) 박인비 선수 만나고 있는데요. 8개월 만에 복귀하는 골프 여제입니다. 박인비 선수,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고 최연소 명예의 전당 입성, 세계 최초 골든그랜드슬램까지... 이 커리어로 보자면 지금 선수로서 가질 수 있는 타이틀은 다 가진 거죠?

    ◆ 박인비> 정말 제가 골프를 시작했을 때, 프로 데뷔를 입문했을 때 세워둔 목표들을 정말 진짜 다 이룬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이게 목표가 없다는 게 그게 굉장히 최악인 상황이더라고요, 생각을 해 보니까.

    ◇ 김현정> 목표가 없는 게 선수한테는 최악의 상황이다?

    ◆ 박인비> 네, 목표가 없이 그냥 내가 뭘 해야 되는지도 모른 채 기계처럼 골프를 친다는 게 그게 참 되게 불행한 일이라는 걸 또 작년에 조금 깨닫고 제가 지금 있는 트로피, 상장, 이런 모든 것들을 다 보고 이걸 진짜 다 내려놔야겠다, 정말 백지 상태로 다시 한 번 시작해 봐야 되겠다, 정말 처음부터 다 이루어나가야 되겠다, 이제 처음부터 내가 톱 텐을 한번 해도 초심처럼 즐거워해야겠다는 생각을 좀 많이 해서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골프선수가 되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집에 있는 트로피며 상장이며 메달이며 어마어마하게 많을 텐데, 그것들을 마음 속에서 모두 지웠다?

    ◆ 박인비> 네.

    ◇ 김현정> 말하자면 컴퓨터에서 딜리트 시켜버리고 다시 백지로 시작한다?

    ◆ 박인비> 네, 그래야 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또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 그런 발판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멋있습니다. 그러면 도쿄올림픽 2020년, 아직 조금 시간은 있습니다마는 그것도 먼 목표로 삼고 또 달려가시는 거예요?

    ◆ 박인비> 네, 그럼요. 굉장히 좋은 목표가 될 수 있는 부분이고 그리고 또 리우 올림픽을 통해서 올림픽이 엄청난 무대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을 위해서 또 그리고 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도 도쿄올림픽은 정말 좋은 목표가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이야, 박인비 선수, 골프만 잘 치는 줄 알았더니 이야기도 참 조리 있게 잘하네요. 태국으로 출국합니다, 박인비 선수 가서도 그야말로 초심으로 멋지게 경기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박인비>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골프여제 박인비 선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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