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원리="" 철학으로="" 캐다="">는 수학에 관한 책입니다. 숫자 0의 발명에서부터 음수와 양수, 허수와 복소수, 도형, 피타고라스의 정리, 방정식과 근의 공식, 비례, 평면과 입체, 기하학과 대수학, 유한과 무한에 이르기까지 수학에 있어서 중요한 개념들이 빠짐없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책은 철학에 관한 책이기도 합니다. 철학의 아버지 탈레스에서부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데카르트, 니체에 이르기까지, 철학의 A부터 Z까지를 망라하고 있습니다. 어려울까요? 수학도 버거운데 철학까지? 아무래도 어렵겠는데. 하지만 단언하건대, 그건 잘못된 판단입니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근원입니다. 철학에 근본을 두지 않은 학문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학문이라는 건 인류가 사유한 것들의 집합체이며, 철학은 곧 사유의 원석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 말해지는 수학적 개념들 역시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철학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숫자 0은 인도의 공(空)의 철학에서, 음수와 양수는 중국의 음양론에서 만들어졌다는 걸 아시는지요? 자연철학을 통해 무리수, 복소수가 탄생했고, 존재론을 통해 무한소와 무한대의 개념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데아 철학이 유클리드 기하학과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토대가 되었다는 건요? 이후 몽테뉴와 데카르트의 회의론은 해석기하와 대수학을 탄생시켰다는 거, 알고 계시는지요?
이 책의 주인공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수학을 좋아했고 곧잘 하기도 했지만, 졸업 후에는 시험을 볼 때마다 꼴찌를 도맡아 하는 중학교 2학년 소년입니다. 수학을 포기하는, 이른바 수포자가 되는 비율이 전체의 절반에 달한다는 대한민국 중학교 학생들. 이들이 진정으로 어려워하고 답답해하는 수학이란 정말 어떻게 생겨난 걸까요? 이 책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간과하기 쉬운 이 질문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합니다.
“수학이란 대체 뭘까?” 수학은 생각하는 학문입니다. 실제로 수학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드는 고정관념은 암기와 공식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죠? 하지만 걱정 마세요. 엄밀히 말해, 수학은 암기가 필요 없고, 정해진 공식이 없는 학문입니다. 수학은 철학이라는 뿌리에서 자라고 피어난 꽃이기 때문입니다. 철학이란 곧 생각하는 힘이며, 논리이며, 사유하고 창조하는 학문입니다. 다시 말해 수학은 논리적으로 사유하는 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해가는 학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돈아는 중학교 2학년생입니다. 공부는 곧잘 하지만 유독 수학만큼은 늘 꼴찌를 합니다. 수학이 싫고 수학이 어렵고 심지어 두려워하기까지 하죠. 여름방학 기말고사에서도 또 수학 꼴찌를 한 돈아는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홍학동에 위치한 수학박사님을 찾아갑니다. 한 달 동안 수학 특훈을 받기 위해서죠. 하지만 막상 수학박사님을 만난 돈아는 어이가 없습니다. 이 수학박사님이라는 분은 가르쳐달라는 수학은 신경도 안 쓰고 철학, 오직 철학만을 공부하라고 얘기하고 있거든요. 심지어 수학천재를 만들어줄 테니 함께 철학여행을 가자고 제안합니다. 철학만 공부해서 어떻게 수학박사가 될 수 있었던 걸까요? 돈아는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런 돈아 앞에는 전 세계의 수학지식으로 똘똘 뭉쳐져 만들어진 슈퍼컴퓨터 메소피아가 나타납니다. 어찌 되어가는 일인지, 머리가 핑핑 돕니다. 돈아는 정말, 수학꼴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돈아가 바라고 바라는 수학천재가 될 수 있을까요?
주인공 돈아는 우여곡절 끝에 수학박사님과 철학여행을 떠납니다. 시공을 초월할 수 있는 메소피아는 돈아와 박사님을 그리스에서부터 독일 등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전 세계로 안내합니다. 돈아는 이 여행을 통해 역사 속 철학자들과 수학자들을 만나 어렵고 낯설기만 했던 수학적 원리들에 대해 생각하고 토론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차츰 수학 속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철학 이야기에 빠져들어 갑니다.
궁극적으로 수학의 참맛을 잃은 학생들에게 ‘진짜 수학 학습법(사고법)’을 익히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입니다. “왜 수학을 배워야 하는지 깨닫는” 일은 곧 창조적 인간이 되어가는 길과 동일선상에 있습니다.
김용운 지음 | 상수리 | 334쪽 | 15,000원
<당신의 교육과정-수업-평가를="" 응원합니다="">는 학교 혁신을 위한 교사들의 입문서이다.
이 책은 광주광역시의 빛고을혁신학교인 신가중학교에서 펼쳐진, 학교교육 혁신 과정과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그 결과를 다루고 있다. 신가중학교의 사례를 통해 그것이 내세운 목표와 과제가 어떻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인지를 우리가 살펴볼 수 있도록 매우 흥미로운 화법으로 도와주고 있다. 그것은 드라마 《대장금》에 나오는 ‘신비’의 메모가 보여준 것과 같이 교육 문제를 여전히 아리송한 것처럼 적고 묻고 적기를 반복하며 다가가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천정은 선생님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근무한 혁신학교가 변하지 않은 채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수업이 앞으로도 교육의 본질에 더 가깝게 계속 혁신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 책은 생각보다 많은 수사법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현란하거나 어렵지 않다.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독자들에게 쉽게 설명하고자 하는 저자의 배려가 스며들어 있다. 저자는 ‘글쓴이의 말’에서 수업이라는 시공간이 ‘생각의 근육을 기르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다. 저자는 학창 시절 박지원의 〈호질〉을 배우면서 의사가 하는 ‘몸을 다루는 일’과 교사가 하는 ‘정신을 다루는 일’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혁신학교란 무엇인가?’라는 거대한 담론과 이에 대한 독자들의 막연한 두려움을 파고드는, 소박하고 솔직한 표현을 만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교육의 본질이 학교에서 어떻게 실현되어야 하는지 그 가능성과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동료 교사이기도 한 저자가 역시 동료 교사일 것으로 예상되는 독자들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이것은 이 책의 내용이 저자가 직접 몸담은 신가중학교에서 그곳의 동료 교사들과 함께 이룬 ‘우리’의 이야기지만, 독자들에게 그러한 ‘우리’를 따라오라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표현에서 잘 드러난다. 저자 역시도 다른 교사들의 수업 이야기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점을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다른 동료 교사의 경험을 통해 배우고, 교육과정-수업-평가에 대해 스스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모두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을 것이다.
책 속으로학생들이 배워야 할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타자와 관계 맺고 소통하는 능력이다. 학생들이 맺어야 하는 작은 사회는 바로 옆자리에 앉은 친구와 맺는 관계망이다. 그 관계망부터 학습의 장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교사가 자신이 잘하는 것 위주로 독야청청 수업을 해 나가면 학생들이 총체적으로 성장하기보다는 특정 교사의 사적인 팬이 되는 데에 머무른다. 우리가 평생 내 수업에 만족하는 그 아이 곁에 있어 줄 수는 없다. 그 아이가 타자와 지혜롭고 건강한 관계를 맺고 잘 배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어야 한다.
pp. 42-43
CBS노컷뉴스 김영태 기자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