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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돈 많이 안 써도 아이들 잘 커요”

사회 일반

    “지금처럼 돈 많이 안 써도 아이들 잘 커요”

    고가의 산후조리원과 유모차 등 고비용 육아 풍토 개선해야

    - 6살, 4살 두 아들 육아 경험, 책으로 풀어
    - 국공립어린이집 2년 넘게 기다려도 여전히 대기중
    - 한 달에 한, 두 번 ‘아빠휴가’ 쓸 수 있어야
    - '육아는 엄마몫'이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 '국가는 육아가 책임진다’ 선언 필요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2월 13일 (월)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우석훈 박사

    ◇ 정관용> 88만 원 세대의 저자로 여러분 잘 알고 계시죠.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 잘 모르고 있었는데요. 늦둥이 아이들이 있다고 그러네요. 그래서 절망의 시대에 다시 쓰는 우석훈의 희망의 육아경제학이라고 하는 부제를 달은 책을 펴냈습니다.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라는 제목이구요. 이게 어떻게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우석훈 박사를 오늘 초대해 봤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우석훈> 안녕하세요.

    ◇ 정관용> 결혼이 늦은 겁니까, 애가 늦은 겁니까?

    ◆ 우석훈> 결혼은 조금만 늦었는데 애가 결혼하고 9년 만에 생겼어요. 잘 안 생기다가 갑자기 두 명이 생겨서.

    ◇ 정관용> 둘이?

    ◆ 우석훈> 2년 터울이니까 거의 바로 낳은 거예요.

    ◇ 정관용> 지금 몇 살, 몇 살이에요, 지금?

    ◆ 우석훈> 지금 이제 6살, 4살. 딱 어린이집 다닐 나이.

    ◇ 정관용> 그래도 지금 두 부부가 서로 시간을 좀 쪼개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그런 상황이기는 하네요.

    ◆ 우석훈> 그러니까 제가 조금 더 움직이니까.

    ◇ 정관용> 바깥으로.

    ◆ 우석훈> 제 안사람도 일을 하고 싶어 하구요.

    ◇ 정관용> 일해야죠. 그러고.

    ◆ 우석훈> 돈 버는 것보다도 한 3년 집에 있으니까 진짜로 주부 우울증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왜 사는지 모르겠다고 그런 얘기를 하고 그래요.

    ◇ 정관용> 그런데 내가 이걸 책으로 써야 되겠다라는 생각은 왜 하시게 됐습니까?

    ◆ 우석훈> 일단 엄마들 조건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우리나라 육아가 고비용 체계가 돼 있어요. 그러니까 미국식 육아가 원래 돈을 많이 쓰게 돼 있고 유럽식 육아는 돈을 많이 안 쓰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지금 미국식 패턴이라서 좀 약간 럭셔리라고 하죠? 럭셔리하게 지금 돼 있으니까 필요 없는 돈을 너무 많이 쓰게 돼 있어요.

    ◇ 정관용> 하나하나 따집시다. 우선 엄마가 너무 힘들다.

    ◆ 우석훈> 일단 이게 어린이집 가는 게 쉽지가 않아요. 그리고 국공립 비율이 지금 한 3%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우석훈> 세계에서 유일하게 출산율 2. 6 된 데가 프랑스가 됐거든요.

    ◇ 정관용> 선진국들 중에서.

    ◆ 우석훈> 거기가 한 55%쯤 돼요.

    ◇ 정관용> 국공립 어린이집이.

    ◆ 우석훈> 그러니까 지금 국공립에 보내고 싶은 엄마들은 많은데 보내기가 어려워요. 그리고 저희도 집 앞에 국공립 어린이집이 생겼거든요.

     



    ◇ 정관용> 못 보냈어요?

    ◆ 우석훈> 사실 제가 민원을 많이 넣었어요. 동장한테도 넣고 아이들도 많은데 없다. 생겼거든요. 10초 만에 끝나더라고요.

    ◇ 정관용> 접수가?

    ◆ 우석훈> 그리고.

    ◇ 정관용> 추첨 안 해요?

    ◆ 우석훈> 선착순인데 그중에서 또 더 많은 다둥이 그다음에 엄마 혼자 계신 분, 그다음에 이런 우선 기준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 .

    ◇ 정관용> 탈락했군요.

    ◆ 우석훈> 지금도 아직도 20위권이에요.

    ◇ 정관용> 대기순번.

    ◆ 우석훈> 거기다 좀 있으면 자리가 날 텐데 보니까 어려운 게 둘째가 있잖아요. 그러면 둘을 다른 데로 보내면 너무 힘들거든요. 그러니까 30분씩 걸리는 데 가는 거죠. 그러니까 조금 더 늘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좀 믿을 만한 데가 많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 정관용> 어린이집에 가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있죠?

    ◆ 우석훈> 저희는 보통 9시에서 9시 반 사이에 갔다가 4시에서 4시 반 정도에 데리고 오고 조금 일이 있을 때는 6시까지 길게 맡기기도 하고요.

    ◇ 정관용> 그게 가능한 곳이군요.

    ◆ 우석훈> 그리고 직장인 반이 따로 이렇게 편성이 잘 안 돼요. 그러니까 어린이집이 굉장히 크고 여유가 많으면 그렇게 할 텐데 현실적으로는 따로 운영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대표적인 탁상공론인 것 같더라고요.

    ◇ 정관용> 퇴근하고 바로 퇴근시간 끝나고 나온다 치더라도 7시 정도에 도착할 텐데 풀타임 직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 우석훈> 아니면. . .

    ◇ 정관용> 그리고 대부분 엄마들이 포기하는 그게 우리 현실인 거죠?

    ◆ 우석훈> 그렇게 많이 되죠. 주로 합리적으로 보면 돈 많이 버는 사람이 일을 하고 적게 버는 사람이 포기하자 되는데 보통 엄마들이 덜 벌죠. 합리적으로 판단한 것 같은데 평균적으로 엄마들이 희생하게 돼 있어요.

    ◇ 정관용> 그리고 미국식 고비용 체계다, 유럽식 저비용 체계다. 그게 결정적으로 어떤 차이입니까?

    ◆ 우석훈> 그러니까 어린이집이 우리가 약간 무상에 가깝잖아요. 이게 유럽식일 때 미국은 알아보니까 국공립, 그러니까 주립에서 한 것도 한 80만 원에서 150만 원 정도 들더라고요.

    ◇ 정관용> 한 달에?

    ◆ 우석훈> 꽤 들고 그다음에 많은 책이나 장난감들을 미국은 집이 크잖아요. 그러니까 집에다 많이 사는 그런 형태고 유럽은 빌려 쓰고 어린이 장난감 도서관 이렇게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공공성이 굉장히 높은데 한국은 장난감을 많이 사게 되는 스타일로 지금 육아가 가 있어요.

    ◇ 정관용> 그런데 우리는 그래도 어린이집에 보내는 비용은 보전을 해 주는 식이고 그런 면에서는 유럽식이지 않습니까?

    ◆ 우석훈> 그게 좀 나은 거고 그다음에 필요한 장난감이나 이런 게 너무 럭셔리로 가 있어요. 그래서 똑같은 이유식이나 혹은 분유라도 등급이 쫙 있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우석훈> 그러니까 저희는 일부러 제일 싼 거에서 바로 위 먹였는데 별 상관없거든요. 그런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제일 비싼 거 안 사주면 미안할 거 아니에요.

    ◇ 정관용> 유모차도 엄청 비싸다면서요.

    ◆ 우석훈> 한 100만 원 미만이야, 그래도.

    ◇ 정관용> 100만 원이면 대단히 비싼 것 아닙니까, 유모차가?

    ◆ 우석훈> 저는 결국은 10만 원짜리를 계속 썼는데 저도 잘 몰라서 3대나 샀어요. 그러니까 제일 이상한 것은 차는 몇천만 원 하잖아요. 그리고 유모차는 한 몇십만 원 정도거든요. 그러면 차에다 유모차를 맞춰야 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문화가 지금 유모차에다 차를 맞추게 돼 있어요.

    ◇ 정관용> 그래요?

    ◆ 우석훈> 유모차 큰 거 사고 거기에 맞는 SUV를 사세요. 그렇게 못 사는 아빠들은 좀 미안해하고.

    ◇ 정관용> 이런 게 그런데 다들 정말 방금 표현한 미안함 때문인 거지.

    ◆ 우석훈> 그리고 그게 산업적으로는 태어날 어린이가 준다는 것은 육아산업이 90년대 후반에 알았거든요. 어린이가 주니까.

    ◇ 정관용> 비싼 거로.

    ◆ 우석훈> 그러면 사람 유지가 안 되니까 고급화 전략을 쓴 거예요.

    [그래픽=임금진]

     



    ◇ 정관용> 육아업계 전체가?

    ◆ 우석훈> 네. 그런데 그거는 이해가 가죠. 그 사람은 그렇게 살아남아야 하는데 그걸 문화시키고 체계화시키다 보니까 그렇게 안 해 주는 엄마들은 되게 미안해하는데 사실 그럴 필요 전혀 없거든요. 그래서 미국보다 더 돈이 많이 드는 게 미국이 그 정도인데. 우리는 영어유치원 같은.

    ◇ 정관용> 사교육까지.

    ◆ 우석훈> 그렇게까지 하고 세 살 되니까 집에 광고문구가 왔어요. 그랬더니 이미 늦는다고 학습지 보라는 거예요. 이게 말이 되나 싶더라고요. 우리말도 못하는데 학습지를 봐서 뭘 어쩌자는.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하더라고요.

    ◇ 정관용> 주변에서 그렇게 보내죠?

    ◆ 우석훈> 학습지 정도는 받고 그다음에 진짜로 놀랐던 건 동요 CD를 사러 나갔는데 한 세 장, 네 장 묶인 거 있잖아요. 거기 우리말 동요로 돼 있는 게 없어요. 한 반은 영어 동요고 굉장히 적은 것을 해도 한 장은 영어동요를 사야 하거든요. 저는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니, 두 살짜리 세 살짜리 애가 영어동요를 들어서 스트레스 받죠. 그런데 엄마들은 그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누들, 이런 걸 가르치더라고요. 누들 먹으러 가자고 해서 이거 뭐래.

    ◇ 정관용> 국수를 누들.

    ◆ 우석훈> 서로 스트레스 받는 거예요. 돈도 더 많이 쓰게 되고.

    ◇ 정관용> 아이들이 적게 태어날 걸 이미 알았다, 육아 용품 쪽에서. 사교육 시장도 알았겠죠.

    ◆ 우석훈> 알았겠죠.

    ◇ 정관용> 그래서 그들이 고급화 전략으로 가고.

    ◆ 우석훈> 그래서 원어민을 둔 이런 거를 막 하는 거죠.

    ◇ 정관용> 원어민식, 영어유치원 식으로 막 가고.

    ◆ 우석훈> 그래서 비교하는 게 미국 가는 것보다는 여기가 싼 거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스트레스 많이 받죠. 대만 사례를 보니까 6살인가요. 우리 식으로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의 학생들한테 영어과외를 시키는 걸 법으로 금지시켰더라고요.

    ◇ 정관용> 법으로요?

    ◆ 우석훈> 네. 그러니까 대만에서도 육아 스트레스가 사회적 문제가 된 거예요. 우리는 그걸 좋은 걸로 생각하니까 덮어놓고는 있는데 그러니까 영어유치원 5개 생길 때 유아 정신병원 하나 생긴다는 그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실제로는 약간 아동학대죠. 그런데 놀아야 되는 때인데 공부를 막 시키는 거니까 좋은 건 아닌데 그게 돈 들여서 나쁜 거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정관용> 이유식 분유부터 아동복, 유모차, 영어학습지, 영어유치원으로 연결되는 그런 불필요한 럭셔리시장.

    ◆ 우석훈> 제가 유럽 평균의 귀족 교육 같은 것도 좀 공부하고 봤는데 그렇게 하는 나라는 없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식으로 한 7~8살까지는 무조건 놀고 그다음에도 공부 위주는 아니고 서로 대화하고 소통해서 싸우지 않고 잘 지내는 거거든요.

    ◇ 정관용> 사회성을 키워주는 교육.

    ◆ 우석훈> 그런데 그게 우리 식으로 보면 리더십 훈련이에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교육 시켜서 만들면 얘가 왕따 되기 딱 좋아요. 그거는 왜냐하면 친구랑 어떻게 친하게 지내고 어떻게 같이 의견을 맞추고 그런 걸 우리는 배우지를 않거든요. 이건 좀 돈 들여서 좀 약간 문제를 만드는 거다 싶더라고요.

    ◇ 정관용> 바로 그런 이야기들을 써야 되겠다, 내가 내 아이를 키우면서 보니까.

    ◆ 우석훈> 그러니까 안 해도 좋다는 거예요. 저도 공부 많이 했던 사람이고 어떻게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표준적으로 권해 주는 것은 특별히 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영어유치원은.

    ◇ 정관용> 약간이라도 좀 갈등하지 않았어요?

    ◆ 우석훈> 영어유치원은 저는.

    ◇ 정관용> 영어유치원뿐 아니라 이유식 분유부터 시작해서 유모차까지 다, 약간이라도 갈등하지 않았어요, 본인 스스로?

    ◆ 우석훈> 저런 건 했죠. 이유식 처음 할 때 쇠고기를 먹을 때 있잖아요. 그때는 한우를 먹인다고 좋은 한우를 진짜 150g 샀는데 1만 원이라더라고요. 그리고 수입산 먹었죠. 그런데 한 번은 그렇게 해 주고 싶었어요. 늘상 그렇게는 이거면 부모들 한 달 식단인데 도저히 못해 주겠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 책 제목이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라는 제목이 지금 우리 육아 그리고 아동교육 시장이라는 것 전체가 이런 구조다?

    ◆ 우석훈> 그러니까 부모들은 사실 불필요한 소비 줄일 수 있잖아요. 놀러가는 건 또 안 가면 그만이고 외식하는 것도 참으면 그만인데 아이들한테 들어가는 돈은 굉장히 고정적이에요. 그러니까 칫솔, 치약부터 옷도 크니까 좀 사줘야 하고 이렇게 되면 그게 변동시키기 어려운 돈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고정비용이죠.

    ◆ 우석훈> 그러니까 그게 크든 작든 부모들은 그걸 빼놓고 나머지를 소비를 하는데 남들 하는 대로 하면 이 고정비가 적당히 쓰는 게 아니고 도시에서 일반적으로 한 4000 정도가 평균 임금이거든요. 그거 다 들어가도 지금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돼요.

    ◇ 정관용> 4000을 다 써도?

    ◆ 우석훈> 시키는 대로 하면 이를테면 고급 프로그램들이 있거든요. 유치원 다니기 시작하면. 그럼 1시에 끝나면 그때부터 레슨을 받는다. 그럼 레슨도 구청에서 하는 좀 싼 게 있고 개인레슨도 있고. 위로 올라가면 하이엔드 제품이 끝이 없잖아요.

    ◇ 정관용> 끝이 없죠.

    ◆ 우석훈> 끝이 없어요, 이건.

    출산율 통계 (그래픽=통계청 제공)

     



    ◇ 정관용> 그래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세계 최저 출산율이 현재 기록되고 있는데.

    ◆ 우석훈> 최저까지는 아닌데 OECD 내에서는 기록적으로 나왔죠.

    ◇ 정관용> 그런데 잘못된 이런 육아, 아동 교육 문화만 좀 용기를 내서 부모가 마음을 바꾸고 생각만 바꿔도 괜찮다 이겁니까?

    ◆ 우석훈> 일단 많이 지금 공적으로 돼 있는 게 많거든요. 그러니까 장난감도 시에서 빌려주고 그래요. 그것도 빼먹지 않고 잘 갖다 주면 등급이 올라가거든요. 그러면 몇 개 더 가지고 올 수 있고 그러니까 큰 돈 들이지 않고도 키우려면 키울 수는 있어요. 그런데 그거를 이 주변에서 굉장히 미안하게 만들게 하거든요. 그런데 그건 미안할 거 없어요, 전혀. 엄마, 아빠가 편해야 애들도 편한 거거든요. 그리고 정부에서 조금은 더 지원이 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거 하다가 왜 여성들 한 달에 한 번씩 보건 휴가인가요. 휴가 주잖아요. 그래서 엄청나게 제도를 바꾸지 않더라도 이를테면 아빠들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아빠 휴가 쓸 수 있게 해 주면 엄마들 사실 밖에서 일 봐야 하는 날들이 있거든요. 완전히 그냥 아빠가 육아휴직 하지 않더라도 한두 번이라도 좀 맡아준다고 하면 엄마도 그날 나가서 자기 일도 보고.

    ◇ 정관용> 그런 지원 시스템도 필요하다.

    ◆ 우석훈> 그건 엄청나게 힘든 것도 아니잖아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약간씩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좀 있을 것 같더라고요.

    ◇ 정관용> 그런 식으로 일종의 허례허식 다 배격하고 지금 6살, 4살 두 아들을 키우는데 한 달에 얼마쯤 비용이 들어갑니까?

    ◆ 우석훈> 그러니까 어쨌든 차가 왔다갔다 운행을 해야 되는 거고 먹는 게 크고 그다음에 문화활동 같은 거, 저는 사교육을 아직 안 시키는데 수영장이나 뭐를 보내기 시작하면 그때는 고정비가 드러나기 시작하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은 아직 그런 것까지는 안 하고. 대략 얼마쯤 들어가요, 애 둘 키우면?

    ◆ 우석훈> 안 아프면 3~40만 원에서 끝나는데.

    ◇ 정관용> 한 달에?

    ◆ 우석훈> 네. 그런데 둘째가 아팠을 때 보니까 태어나서 그러니까 큰애 때는 정상 출산하고 그러니까 입원비 빼고 나머지 합쳐보니까 1만 원도 안 됐어요. 거의 그냥 낳은 건데 둘째 때는 집중치료실에 한 열흘 정도 있었거든요. 그거는 몇백만 원 하더라고요. 그리고 폐렴 때문에 몇 번 입원할 때 응급실로 갔거든요. 검사하고 그러니까 한 100만 원 이상 들더라고요. 그때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진짜 영유아가 아픈 건데 그런 검사나 이런 거는 보험으로 해도 아무 일도 아닌데 그러니까 좀 넉넉하지 않은 엄마들은 애가 막 아픈데도 혹시 입원하게 되거나 검사 많이 할까 봐 병원 가는 거 무서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것은 좀 불필요한 데 쓰게 만드는 거고 아프면 많이 들어요. 안 아플 때는 50만 원 밑으로.

    ◇ 정관용> 애 낳자마자 산후조리원.

    ◆ 우석훈> 산후조리원 저는 안 가려고 안 간 게 아니고 그 해에 많이 태어났거든요. 그것도 몇 초 만에 끝났어요.

    ◇ 정관용> 빈 자리가 없어서.

    ◆ 우석훈> 먼 데도 알아봤는데 다 없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집에서 도우미를 불러서 했는데 그리고 알아보니까 산후조리원 우리나라에만 있더라고요. 그리고 일본은 어떻게 하나 봤더니 일본은 태어난 병원에서 원하면 일주일 정도 더 있을 수 있게 해 줘요. 거기가 위생이 아무래도 병원이 더 낫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우석훈> 거기에서 수유하는 법. 엄마가 배워야 할 것들에 대한 기본 교육을 해 주더라고요. 우리도 조금만 조정을 하면 태어난 병원에서 한 5일이나 6일 정도 더 있으면 사실 안 들어가도 되는 돈이거든요.

    ◇ 정관용> 좋습니다. 지금 이제 대선철 다가오고 그러는 많은 후보들이 저출산 문제 해결해 보겠다. 여러 가지 공약들을 내고 그러는데 지금 비교분석해 보겠어요? 아직 거기까지는 아닌 겁니까?

    ◆ 우석훈> 구체적이지는 않은데 대개 비슷해요. 국공립 조금 더 늘리고 그다음에 아빠들의 출산휴가하는 데 그걸 의무화시키겠다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그렇지 않고 기업에 대해서 그렇게 하는 데는 인센티브 주겠다는 곳도 있는데. 제가 보고 느낀 것은 선언 같은 걸 한번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정관용> 선언?

    ◆ 우석훈> 그러니까 육아는 국가가 담당을 하겠다라고. 실제로는 못하는데 선언적으로 그렇게 하고 그다음에 빈 거를 조금 더 채워나가는 그런 패키지 정책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석훈 박사 (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정관용> 그렇죠.

    ◆ 우석훈> 그런데 공무원들도 만나보면 인식이 육아는 엄마가 하는 거고 정부가 지금 도와주니까 고마운 줄 알라. 그러다 보니까 생색만 내는 거예요. 그러니까 좋은 서비스가 있어. 이를 테면 지금 애가 있는데 우리가 나가야 하면 누군가 와서 봐주기도 하거든요. 줄이 너무 길어요. 그래서 실제로는 사용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이게 정책은 여러 개가 필요한데 정신 자체를.

    ◇ 정관용> 정신을 바꾸면.

    ◆ 우석훈> 그렇게 선언해 놓고서 몇 년에 걸쳐서 보완하면.

    ◇ 정관용> 빈 구멍들이 보이죠. 지금 우석훈 박사가 쭉 그냥 몸에서 자기가 경험한 이야기로 쭉쭉쭉 내뱉은 이야기들. 국공립 어린이집 몇 초 만에 마감되더라. 또 산후조리원 보내고 싶어도 못 보내는데 알아보니 한국만 있는 거더라. 이런 거라든지 그다음에 각종 이유식부터 분유부터 너무 우리는 고비용 구조로 그쪽 산업과 부모들의 인식이 박혀 있더라. 우석훈 식으로 하면 희망의 육아경제학 쓸 수 있습니다 그거군요.

    ◆ 우석훈> 일단 지금처럼 돈을 많이 안 써도 아이는 잘 커요.

    ◇ 정관용> 그러니까. 내가 직접 키워보니 그렇게 돈 안 쓰고도 아이들 잘 키울 수 있더라. 그러나 정책적으로는 좀 보완해야 할 점이 보이더라, 이런 말씀. 이 책을 좀 보면서 아유, 언제 결혼해서 애 낳아, 이렇게 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 우석훈> 도움은 되기는 하는데 꼭 그렇게 몇 억씩 써야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 정관용> 오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우석훈> 그렇습니다.

    ◇ 정관용>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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