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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원 제대혈 기증자 "실험용 동물된 기분"

보건/의료

    차병원 제대혈 기증자 "실험용 동물된 기분"

     

    <제대혈 기증자="">
    -두 번 기증했지만 사과문 구경도 못해
    -분만 과정 중 동의서…기억 못하는 경우도
    -의료계 부익부빈익빈 실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정책국장="">
    -차병원측 해명은 궤변에 불과
    -연구윤리 위반이자 전근대적 치료
    -불로장생에 대한 특권층 집착 의심
    -연구대상 명단 태반이 차 일가 지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제대혈 기증자(익명), 정형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



    차병원 그룹의 차광렬 회장 일가가 불법 제대혈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검찰이 압수수색까지 했습니다. 이 제대혈이란 건요. 쉽게 말하자면 탯줄에 들어 있는 피, 혈액을 말합니다. 이 혈액 안에는 조혈모세포와 줄기세포가 다량 들어있어서 만약 이 아이가 나중에 백혈병 같은 어떤 난치성 혈액질환에 걸릴 경우 자신의 제대혈을 이용해서 치료할 수 있는 거죠. 모든 산모가 아이를 낳고 나면 탯줄이 나오는데요. 일반적으로는 버려집니다. 그걸 산모가 기증하는 경우에 한해서 연구 목적으로만 활용할 수 있는 건데 그 연구 목적 제대혈을 차병원이 무단으로 VIP들에게 시술을 했다는 겁니다. 이 기막힌 소식을 들은 기증 당사자들은 어떤 심정일까요. 차병원에 제대혈을 기증한 어머니 한 분 익명으로 먼저 연결해 보죠. 어머님, 나와 계세요?

    ◆ 제대혈 기증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모든 산모가 출산하고 나면 제대혈이라는 게 나오는데 어떤 경우는 따로 본인이 비용을 지불하고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 보관해 놓는 경우도 있죠?

    ◆ 제대혈 기증자> 네, 그런 경우도 있고요.

    ◇ 김현정> 아니면 나머지는 다 버려져야 되는 건데 기증한 경우에 한해서 연구용으로 보관을 하는 겁니까?

    ◆ 제대혈 기증자> 네. 저는 그렇게 안내를 들었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어떤 절차로 기증을 하게 되셨어요?

    ◆ 제대혈 기증자> 저는 2005년, 2007년, 그리고 2010년에 아이 세 명을 출산을 했어요, 차병원에서. 그런데 첫 번째 아이는 제가 이제 제대혈을 유료보관을 하게 되었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거는 따로 돈을 지불하고 우리 아이 거를 보관해 주십시오, 혹시 모르니까, 이런 식으로.

    ◆ 제대혈 기증자> 네. 그것도 차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차바이오텍에 맡겼고요. 그 다음에 둘째, 셋째 같은 경우에는 좋은 목적으로 연구를 하는 목적으로 사용했으면 싶어서 이제 제가 기증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럼 기증은 어떤 식의 절차를 밟아요?

    ◆ 제대혈 기증자>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기억하기로는 진통을 하고 분만대에 올라서 다리를 이렇게 고정을 하고 그런 잠깐의 시간 동안 갑자기 설명을 들었어요. '이제 이렇게 제대혈이 나오는데. 이런 탯줄이 나오고 태반이 나오고 이 과정에 제대혈이 있다'. 저는 그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알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고 거기에서 그것을 이렇게 이렇게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데 기증을 하시겠느냐라고 묻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산모가 지금 진통이 최고조에 올랐을 그때에 동의서를 쓰라고 하는 것도 좀 시기가 좀 그렇네요?

    ◆ 제대혈 기증자> 제가 기억하기로는 (설명 시간이) 한 많으면 3분 정도고 호흡을 참으면서 아이를 분만하다가 떨어지거나 그런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굉장히 참고 있는 가운데 그런 설명을 듣고 이름을 쓰고 서명을 받고 그렇게 (했고요). 그러고 난 다음에 분만을 하고 나서 그 앞에서 기증됐다라고 그렇게 (설명을) 했던 걸로 기억나요.

    자료사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김현정> 우리 어머님 같은 경우야 제대혈이 뭔지 사전에 알고 계셨고 또 기증 좋은 일로 쓰겠다라는 생각을 하셨던 분이니까 거기에서 그냥 기증하고 나서도 별 궁금증이 없으셨겠지만 다른 산모들은 이게 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그냥 서명하는 분도 계시겠는데요?

    ◆ 제대혈 기증자> 그냥 서명하는 분도 계시고 대부분의 산모는 기억을 많이 못 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이미 2번 정도 과정이다 보니까 약간 조금 더 정신을 차리고서 그 과정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동의서를 받는 장소와 시기도 그렇게 적절해 보이지는 않습니다마는 그거는 차치하고 어쨌든 그렇게 해서 기증을 한 연구용으로 잘 써주십시오 하고 기증한 제대혈이 지금 검찰조사 결과 이른바 VIP라고 불리는 부유층 고객들 특히 차병원 일가에게 시술이 됐다. 이 소식을 듣고는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제대혈 기증자> 일단 처음에는 너무 황당해서 아무 말을 못 하고 있다가 두 번째는 굉장히 빠르게 드는 감정이 내가 좋은 마음으로 기증했던 게 단순히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그것도 미용 목적으로 그렇게 됐다는 거에 내가 실험용 동물들과 별 상관없이 취급을 당했구나라는 약간 자괴감 같은 게 크게 들었고요.

    ◇ 김현정> 실험용 동물같이 취급 받았구나라는 생각이 드셨어요?

    ◆ 제대혈 기증자> 네, 왜냐하면 이거는 소위 말하면 난치병이라든지 그 다음에 어린아이들과 그리고 좀…. (한숨) 제가 감정이 갑자기….

    ◇ 김현정> 진정하시고요.

    ◆ 제대혈 기증자> 감정이 북받쳐 올라서 갑자기 좀…. (한숨) 그때는 정말 내가 기증한 제대혈이 그냥 실험용 동물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구나 하는 그런 자괴감. 그 다음에는 지금 이 사회가 의료계에 있어서도 부익부빈익빈이 굉장히 크게 나눠지고 있는 상태가 되어가고 있구나. 지금 되게 시국이 어지러운데 지금 우리가 믿고 따라야 할 정부와 그 다음에 소위 말하면 하이클래스라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라는 것이 이렇게 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정말 잠을 못 잤어요.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 김현정> 잠을 못 잘 정도로, 그래요. 차병원에서는 제대혈 기증자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발송은 하기는 했다라고 하는데 그건 받아보셨어요?

    ◆ 제대혈 기증자> 아니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사과문도 못 받아보셨어요?

    ◆ 제대혈 기증자> 네네, 저는 두 번 정도 기증을 했음에도 그런 사과문을 전혀 받지 못 했을뿐더러 다른 어머님들을 통해서 사과문을 보게 되었어요. 이렇게 화면으로 보고 난 다음에도 이 사람들이 그냥 일어난 일에 대해서 주먹구구식으로만 '우리는 부당하게 하지는 않았다라는 입막음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사과문 내용을 보면 이번에 문제가 된 제대혈은 모두 연구용으로 쓰기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제대혈이었다, 그 용도도 그리고 우리가 쓴 용도도 개인의 미용성형 목적이 아니라 암 재발 예방과 중증 뇌졸증 치료를 위한 탐색 연구로 이뤄진 거다 이렇게 지금 써 놨는데 저는 이게 지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 게 연구용으로 부적격인데 결국 탐색 연구를 위해서 썼다, 이게 무슨 말인지는 이해되셨어요?

    ◆ 제대혈 기증자> 아니요, 저는 읽자마자 드는 생각은 아, 이거 지금 말돌리기에 급급할뿐더러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부적절했다는 걸 어떻게 사용했으며 그리고 (설명이) 복잡하더라고요.

    ◇ 김현정> 이 얘기는 우리가 뒤에 전문가가 나오십니다. 도대체 이 사과문의 내용이 무슨 의미인지는 그쪽에 좀 여쭤보도록 할게요.

    ◆ 제대혈 기증자> 네네, 전혀 이해되는 말은 없어요.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제대혈 기증자> 네.

    차움 병원. (사진=박종민 기자)

     

    ◇ 김현정> 차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거기서 제대혈을 연구용으로 써달라 기증하셨던 분. 한 분의 얘기를 먼저 들었습니다. 이어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정책국장을 연결해 봅니다. 이번 제대혈 사건 과연 이번만의 일일까? 다른 데서도 또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을까. 등등 궁금한 게 많습니다. 연결해 보죠. 정 국장님 나와 계세요?

    ◆ 정형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국장님, 앞서서 그 사과문이요. 차병원이 보냈다는 사과문 거기부터 좀 질문을 드릴게요. 연구용으로 부적격받은 제대혈에 한해서 미용성형 목적이 아닌 탐색연구 목적으로 사용했다, 연구용으로 부적격인데 탐색연구에 사용했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 정형준> 완전 궤변에 지나지 않다고 저는 생각이 되고요. 왜냐하면 일단 탐색연구라는 것이 연구자 임상입니다. 이것도 임상시험이기 때문에 공식 임상시험 명단에도 없고 진료기록부도 없는 사람들이 탐색연구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연구윤리 위반이고요. 또 하나는 미용성형 목적이 아닌 곳에 했다라는 부분을 또 이제 강조를 하고 있는데. 차병원에서 실제로 지금 임상시험 진행한 것 중에 상당수가 사실은 항노화, 노화방지 연구고 그리고 기존의 연구도 원래 이 연구였는데. 본인들이 무슨 뇌성마비 환자들도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지금 차병원 일가가?

    ◆ 정형준> 예. 그런 것에 대한 연구를 지금 하고 있습니다, 차병원에서. 그 부분. 그러니까 이런 본인들 자체가 건강한 사람들인데 여기에 대해서 또 본인들이 미용성형 목적이 아니다라는 것도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 김현정> 내 몸을 탐색연구하기 위해서 나 하나 희생해서 썼다 이렇게 되는 거에요. (웃음) 연구용으로 부적격한 건데도 불구하고 내가 썼다 이렇게 되는 겁니까?

    ◆ 정형준> 그게 그런데 첨언을 드리면 이거는 2차 세계대전 전에 일본의 노구치 박사나 아니면 과거에 의료인들이 자기 몸에 매독균들 주사하거나 이런 수준의 아주 과거에 전근대적인 치료, 이런 임상시험할 때나 있을 법한 일이구요.

    ◇ 김현정> 그러니까 임상실험 할 사람 못 구해서 의사가 직접 균 같은 거 넣는 그런 궤변이라고 들리세요?

    ◆ 정형준> 네, 그런데 요즘에 들어서는 임상시험과 관련해서 핵심적으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것 자체가 본인이 아무리 선한 의지를 가졌다 하더라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더더욱 더 궤변인 거죠.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그런데 이 제대혈 주사가 효능은 입증된 겁니까?

    ◆ 정형준> 효과 안정성 입증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을 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입증이 안 된? 그런데 그러면 차광렬 회장 일가가 굳이 이 제대혈을 왜 직접 맞았을까요? 임상시험으로 안정성도 확보 안 된 건데.

    ◆ 정형준> 그래서 이제 두 가지 정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하나는 뭐 자양강장이나 불로장생에 대한 집착을 하는 사람들이었을 수도 있고요. 또 다른 하나는 지금 정황을 봤을 때 특권층에 대해서 로비를 하려고 이걸 가지고 생각을 해 보다 보니까 본인도 이렇게 맞아보고 좋다 이런 얘기하려고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지금 전체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쓰여야 할 의료체계가 특권층을 위해서 악용되고 있는 상황 그 단면을 우리가 들여다본 건데 그럼 이번 드러난 이 건만일까요? 어떻게 보세요, 의료계 종사자로서?

    ◆ 정형준> 저는 뭐 다른 여러 가지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요. 딱 제대혈이 아니더라도 줄기세포라든가 아니면 자연치유세포들, 증식치료라든가 이렇게 한국에서는 아직 입증이 되어 있지 않고 안정성도 확보되어 있지 않아서 안 되는 것들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번에 복지부 조사 자료를 보면 차병원에서 한 공식임상시험 참여자도 129명 중에 48명이나 사실은 이 차 회장의 지인들입니다. 차움 회원들이고.

    ◇ 김현정> 공식으로 등록한 사람들 중에서도 반이 지인이에요?

    ◆ 정형준> 네, 그리고 또 48명 중에 39명은 위약이 아니라 원래 이런 임상시험을 하면 실제 효과가 있는 약을 투약하는 사람이 있고, 아닌 걸 투약하는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반반인데요.

    ◇ 김현정> 그렇죠. 비교해서 효능을 입증해야 되니까.

    ◆ 정형준> 네. 제대혈을 그런데 맞은 사람이 이 48명 중에 39명입니다. 이것도 상당히 좀 확률적으로 이상한 일인데. 그런데 더 황당한 거는 이 위약분에 들어간 사람들에 대해서 임상 연구가 끝나면 제대혈을 대가없이 1회 투약해 주기로 약속했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 김현정> 그건 무슨 의미에요?

    ◆ 정형준> 그러니까 위약이라고 하면 제대혈 직접 시술받지 못한 분들이잖아요?

    ◇ 김현정> 가짜 약들? 네네.

    ◆ 정형준> 그런 분들은 연구가 끝나면 제대혈을 공짜로 투약해 주겠다는 황당한 약속을 했을 정도로 사실 전체 임상시험 전체에 이 공식적인 그런 어떤 프로그램 자체가, 제대혈을 투약해 주는 대가로 이러한 특권층들에게 로비를 한 정황이 훨씬 더 강한 임상시험입니다, 이게.

    ◇ 김현정> 그러니까 아예 불법으로 차 씨 일가가 맞은 것 제외하고도 불법이 아니라 제대로 연구등록하고 대상으로 등록해서 제대혈 시술해 준 사람들도, 연구 대상자들 중에도 조사해 보면 이게 로비용으로 쓰였을 가능성? 그 안에 지인들 이름 잔뜩 들어가 있고 재벌가의 사람들 들어가 있고 이렇지는 않은가 조사를 해야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정형준> 네. 그게 지금 복지부 공무원들이 이미 조사한 내용에 다 들어 있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 정형준> 개별 개인정보를 알 수는 없겠지만은 그렇기 때문에 이 임상시험의 윤리기준이라든가 처음에 허가 과정 등에 대해서도 전부 다시 조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문자가 많이 들어오는데 6737님이 저도 차병원에서 제대혈 기증했는데 이번에 사과문 구경도 못 했습니다. 문자 들어오고요. ‘이쁜 여시’라는 아이디 쓰시는 분은 15년 전에 150만 원 내고 제대혈 보험이라고 해서 이분 드셨대요. 그런데 제대로, 내 것이 제대로 보관되고 있는지 꼭 확인해 봐야겠다고 하셨고요.

    9027님도 이분도 돈 지불하고 차병원에 제대혈 보관해 놨는데 잘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다, 이런 문자들이 쏟아집니다. 이게 지금 한두 명이 아니라는 거예요. 기증자도 많고 돈 내고 보관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고. 도대체 이 제대혈이 어디서 어떻게 제대로 보관되고 있는지 이번 기회에 체크하고 가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국장님.

    ◆ 정형준> 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정책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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