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정부 당국의 늑장대응과 부정확한 정보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정치권은 황교안 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의 '안보 공백' 상태를 문제 삼았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15일 국회 브리핑에서 김정남의 지난 13일 피살 사실을 거론하면서 "정부가 어제 보도 전까지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북정보력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보당국의 무능을 비판했다.
지난 14일 오후 11시30분쯤 열린 국민의당의 '김정남 피살' 긴급회의 발언을 보면 국가정보원의 뒤늦은 대응과 부정확한 정보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국민의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김정남 피살 의혹에 대한 첩보를 아침 일찍 입수하고 오전 9시쯤 정보 당국에 사실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주승용 원내대표가 밝힌 이 의원의 지도부 보고 시간은 오전 8시 30분쯤이었다.
그러나 국정원과 군 당국은 오전 10시 이후에도 제대로 된 상황파악이 안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오전 9시 40분 있었던 국방부의 북한 미사일 관련 현안보고를 언급하며 "정보사령관에게 김정남 피살 사건설(說)이 있는데 알고 있느냐고 했더니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공개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국정원은 오전 10시부터 열린 정보위에서 아예 "그런 사실이 없다"고 오보 확인까지 했다.
박 대표는 정보원으로 '정부 고위층'을 거론했다. 그러나 박 대표가 김정남 피살 소식이 보도된 뒤 정보당국으로부터 확인한 정보 자체도 부정확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그는 이날 밤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 "(김정남의) 피살이 확인됐다. 독침에 의거해서 피살됐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김정남이 피살된 곳인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은 침이 아닌 액체가 뿌려졌다거나 스프레이, 헝겊 등에 의한 독살이라고 다른 보도를 하고 있다.
정치권에 피살 정보를 뒤늦게 확인해 준 정부당국의 정보력이 그나마도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가 부정확했던 셈이다.
바른정당은 '안보 공백'의 책임을 황 대행에게 물었다. 오신환 대변인은 국정원의 정보위 답변을 문제 삼으며 "해외 외신에 나온 것을 몰랐다면 국가 안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황 대행이 지난 12일 북한 미사일 발사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하지 않은 사실을 지적하며 "안보 위기 상황 속에서 국가 안위를 책임져야 할 황 대행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정당 김재경 최고위원은 "황 대행은 인기를 염두에 둔 행보보다 안보‧대외관계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