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지난달 실업자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지만,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오히려 낮아졌다.
얼핏 청년 고용 상황이 나아진 것 아니냐 여길 수 있지만, 지표를 들여보면 현실은 정반대다. 최악의 취업난에 구직 자체를 아예 포기하는 청년이 급증하면서 생긴 '착시'에 불과해서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실업률은 8.6%로 집계됐다. 일년전보다 0.9% 낮아진 수치다. 1월 기준으로는 2013년의 7.1% 이후 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하지만 청년층 고용률은 41.8%를 기록, 일년전의 41.7%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달전의 42.3%에 비해선 0.5%나 떨어진 수치다.
그럼에도 청년실업률이 낮아진 것으로 통계상 잡히는 것은 바로 '구직 단념자' 때문이다. 고용 통계를 내는 기준점인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면서 '분모'가 줄어들었을 뿐이란 얘기다.
실제로 지난달 구직 단념자는 58만 9천명으로, 일년전보다 7만 1천명이나 증가했다. 비(非)경제활동인구도 1690만 3천명으로, 일년전보다 9만 6천명이나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학원·기관 수강 등 취업준비' 중인 사람은 69만 2천명으로, 일년전보다 8만 3천명(13.6%)이나 증가했다. '쉬었음'으로 잡힌 인구는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감소했지만, 15~19세 인구는 24.1%, 30대는 5.7% 각각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구직 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했지만, 노동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가운데 지난 1년 안에 구직 경험이 있었던 경우를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취준생이나 아르바이트생, 은퇴후 쉬고 있는 사람 등은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구직 단념' 또는 '쉬었음'에 해당하는 잠재경제활동인구 역시 실업자로는 분류되지 않는다.
따라서 고등학교와 대학 졸업이 몰려있는 2월에는 고용 동향이 한층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 이찬우 차관보는 "고용 상황은 계절적 변화가 많다"며 "졸업 시즌인 2월은 고용동향이 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엔 청년 취업자가 일년전보다 6만 2천명 증가했지만, 4분기엔 증가 폭이 불과 7천명선에 그쳤다.
정부는 대내외 리스크가 겹친 1분기엔 고용 여건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국정 운영 중심을 '일자리'에 두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16일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가공무원 시간선택제 도입' 등 20여개의 일자리 과제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3월중엔 청년 일자리 대책을 별도로 내놓기로 했다. 이 차관보는 "청년 중에서도 취업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할 할 것"이라며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