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청문회, 14일 5건 보도
- 대통령 기자회견 보도보다 많아
- 공정방송 위해 애쓰는 MBC 노동자들
- MBC 보도는 경영진과 보도국의 문제
- 김정남 피살 보도 "북한 상업주의인가"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2월 17일 (금)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언경 사무처장 (민주언론시민연합)
◇ 정관용> 우리 언론의 보도 동향을 분석해 보는 미디어포커스 시간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 어서 오십시오.
◆ 김언경> 안녕하세요.
◇ 정관용> 방금 미디어 포커스 시작하기 전에 여야 의원 차례로 연결해서 지금 국회 파행사태 점검했습니다. 그 파행사태의 원인이 MBC 노조 탄압에 대한 청문회를 환노위에서 의결한 거 이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청문회를 하기로 하고 MBC 경영진이 대거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되고 이러니까 MBC가 자사 뉴스데스크를 통해서 자기네 경영진 입장을 대변하는 그런 보도를 막 쏟아내고 있죠? 그 문제부터 좀 따져봅시다.
◆ 김언경> MBC는 환노위의 청문회 결정과 연관된 보도를 14일 화요일에 5건 했고요. 그러니까 환노위 결정이 14일이었는데 14일 5건, 15일에 4건, 16일에 2.5건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그러니까 3일간 총 11.5건을 보도한 것입니다. 여기서 0.5건은 단신을 말씀드리는 거고요. MBC 보도에서 이 1건이라는 것은 상당히 큽니다. 왜냐하면 어지간한 사안이 아니면 MBC 저녁 종합뉴스에 뉴스로 들어가는 게 사실 참 힘든 일이잖아요.
◇ 정관용> 물론이죠.
◆ 김언경> 그리고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해도 3건에서 4건 정도로 해결하는 정도니까 하루에 5건을 보도한 것은 정말 엄청나게 많은 보도량을 할애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자사와 관련된 사안을 이렇게 많이 보도를 할애한 것만으로도 사실은 공정한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나마 보도 내용이 충분히 객관적이고 공정했다면 그것도 이해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이번 보도를 보면 대체로 자신들과 유리한 내용 위주로만 보도를 하고 특히 이번 의결을 추진한 환노위원장과 민주당에 대한 공격성 기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번 MBC 보도를 이렇게 소제목을 붙여봤는데요. <<뉴스데스크>를 기자회견장으로 추락케 한 MBC 경영진>이라고 한마디로 말하면 될 것 같다 생각합니다.
◇ 정관용> 기자회견장이 돼 버렸다, 뉴스데스크가. MBC라고 안 하고 MBC 경영진이라고 그러시네요?
◆ 김언경> 저는 MBC라고 말하지 않고요. 꼭 MBC 경영진이라고 붙이는데요.
◇ 정관용> 왜 그러세요?
◆ 김언경> 보고서에도 되도록 그러는 이유가 현 MBC 뉴스가 신뢰도 측면이나 객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 경영진으로부터 온 문제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하는 언론인들이 지금도 MBC 안에 있고요. 그리고 애초 MBC가 2012년 파업을 할 때도 공정방송을 요구하면서 시작했잖아요.
그래서 지금도 MBC 안에서는 이름 안에는 공정방송을 위해서 애쓰고 있는 많은 노동자가 있다는 측면에서 그냥 MBC라고 비판하지 않고 현 경영진에 문제가 있다라고 이렇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 정관용> 14일만 해도 5건이나 쏟아냈다고 하는데. 어떤 보도들이에요? 내용이.
◆ 김언경> 일단은 14일 자 보도, 5건이 제일 문제였는데요. 첫 번째 <절차 무시하고="" 'mbc="" 청문회'="" 날치기="">라는 보도에서 야당 의원들의 청문회 의결이 절차를 무시한 날치기라고 보도한 내용이 있고요.
민언련 김언경 사무처장(사진=시사자키 제작팀)
그리고 <언론 장악하려는="" 치밀한="" 대선="" 전략="">이라는 보도에서는 2012년 자사 기자들의 '공정방송 쟁취 파업'을 '불법 정치파업'으로 규정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로 청문회를 결정한 야당을 향해서 정치 보복, 언론장악 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로 <언론관계법 잇단="" 발의…민주당="" 의도는?="">이라는 제목에서 야권이 발의한 언론개혁법도 공영방송 장악시도라고 왜곡을 했고요. 그리고 <상임위 전면="" 거부…국회="" 파행="" 불가피="">라는 제목의 보도에서는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한 여당 입장을 일방적으로 길게 받아 쓰는 보도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영방송 재갈="" 물리기…탄압="" 중단하라="">는 제목의 보도가 있었는데. 이것은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모든 분노를 담은 MBC 사측의 성명서였어요. 제목 자체가 성명서잖아요, MBC의 성명서.
◇ 정관용> 성명서를 보도로 만들었어요?
◆ 김언경> 성명서를 보도로 만들어서 쭉 읊어주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16일에도 다시 보도를 했는데요. <언론 노조와="" 손잡고="" 공영방송="" 흔들기="">라는 제목의 그런 보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MBC 청문회 개최를 밀어붙이는데는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사실상 배후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보도를 보면 제1야당의 배후를 언론 노조가 조종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기자가 그 근거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언론 노조 행사에 직접 참여해서 언론노조 측에 해고 노조원 복직, 공영방송 지배구조 변경을 약속했던 문재인 전 대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19대 총선을 앞두고 언론노조는 통진당과 정책 협약을 맺어서 언론사 청문회 개최 약속을 받기도 했다면서 통진당 하면 우리가 떠오르는 색깔론을 언론 노조에 덧씌우는 이런 행태도 했습니다. 또 여당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방송법 개정을 방송장악 시도라고 비판하자 야당 미방위원들과 언론노조는 미리 맞춘 듯 적반하장, 거짓선동 등 비슷한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고 보도를 했는데요.
사실 어떤 사안이 벌어지면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또는 노조에서 비슷한 제목, 비슷한 입장의 성명서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이것을 마치 맞춘 듯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도 사실상 별로 강한 근거는 아닌 거죠. 보도 전반이 그냥 언론 노조를 비난하는 그런 보도였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큰 문제의식 없이 MBC 뉴스데스크만 쭉 보고 있으면 아주 불온한 세력과 노동조합이 공영방송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식으로 그렇게 읽혀지는데.
◆ 김언경> 맞아요.
◇ 정관용> 사실 뭐 첫 번째 보도, 날치기라는 것도 지금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은 날치기라고 주장하지만 나머지 당들은 국회법을 다 지켰다라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또 언론관계법 개정 이 문제도 지금 더불어민주당 등이 내고 있는 게 집권당이 무조건 그 경영진 사장 임명권을 갖는 구조를 바꿔보자는 거잖아요.
◆ 김언경> 그렇죠.
◇ 정관용> 더불어민주당이 잠깐만 집권당이 되더라도 자기 마음대로 사장을 임명하지 못하게 하도록 법을 만들자는 건데 그걸 마치 야당이 장악하려고 하는 것처럼 그렇게 왜곡 보도를 한다? 참. 그리고 마지막에 무슨 성명서를 보도로 만들었다는 것, 그건 어떤 내용이에요?
◆ 김언경> 일단은 MBC가 저는 경영진의 기자회견 같은 보도였다고 제가 계속 말씀드리잖아요. 그런데 그 사례들을 보면 여러 개가 있는데 일단 14일 날 MBC에서 <언론 장악하려는="" 치밀한="" 대선전략="">이라는 보도를 했는데요.
이 보도에서 보면 MBC 언론조노 본부의 파업장면을 보여주면서 이를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MBC본부가 170일 동안 끌고 간 문화방송 불법파업이라고 분명하게 불법파업이라는 말을 하거든요. 이 불법파업이라는 말을 여러 번 해요. 더불어민주당이 당시 불법파업으로 해고된 노조원 문제를 다시 꺼내들면서 MBC 압박에 나선 것이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지난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김재철 사장 퇴진 및 공정방송 쟁취를 내걸고 170일 파업을 벌였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제공)
이거는 한마디로 경영진의 입장인 거잖아요. 현 경영진은 그 전의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보고 있는 것인데요. 아시다시피 지금 MBC의 2012년 파업에 대해서 2심까지 판결이 났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이게 해고무효 판결이 나왔고요. MBC가 해고한 노조원들에 대해서 해고무효 판결이 나왔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판결, 2심의 재판에서 모두 공정방송파업은 정당한 근로조건이다라고 인정을 한 것이에요.
◇ 정관용> 그러니까 합법 파업이라고 본 거잖아요, 2심까지.
◆ 김언경> 합법 파업이죠.
◇ 정관용> 그런데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로 하나로 MBC 경영진은 불법 파업으로 본다라는 걸 그냥 기정사실화 하는 거죠?
◆ 김언경> 그렇죠. 낙인을 찍은 거죠.
◇ 정관용> 2심에서까지 합법 파업이란 판결이 내려졌다는 보도는 전혀 없는 거죠?
◆ 김언경> 없는 거예요.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명백하게 MBC 경영진의 입장이었다 이렇게 보고요. 그리고 MBC가 언론관계법 잇단 발의 민주당 이 보도도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언론관계법 문제를 완전히 마치 언론을 장악하려고 하는 민주당의 의도로 이렇게 봤고요.
그 마지막에 말씀하신 <공영방송 재갈="" 물리기…탄압="" 중단하라="">는 보도는 아예 MBC 경영진의 성명을 화면으로 재구성한 것인데 이런 내용이에요. "이번 청문회가 환노위 야3당 의원들과 언론노조가 치밀하게 모의하여 MBC 사장 선임을 방해하고 사장 후보들을 욕보이기 위한 것이다.", "소관 상임위도 아닌 환노위가 MBC 전현직 경영진을 일제히 소환해서 망신주고 욕보이려 하는 것은 언론 사상 유례가 없는 폭거이고 민주주의의 말살이다.", "대선을 앞두고 언론사를 표적으로 국회 날치기를 시도한 저의는 누가 보더라도 명백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야3당은 공영방송 재갈물리기와 언론 탄압, 정치 탄압의 폭거를 즉각 중단하라." 이런 내용이 보도에 다 나옵니다.
◇ 정관용> 성명서네요.
◆ 김언경> 네.
◇ 정관용> 전부 14일 자 보도만 분석했었는데 15일부터는 어때요?
◆ 김언경> 15일도 좀 황당한 보도가 있었는데. <허위주장에 거짓폭로…'길들이기'="" 시도="">라는 15일 자 보도에서는 "친문재인계 최민희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세월호 침몰 당시 MBC의 잘못된 최초 보도로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라는 오보가 양산됐다고 했지만 그 오보의 진원지는 한 종합편성채널"이라고 보도를 했고요.
그러면서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때에도 야당은 MBC 임직원에게 터무니없는 요구를 했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이 보도는 전반적으로 이제 친문재인계 의원들이 허위 주장을 하면서 언론을 길들이기하려고 한다.
◇ 정관용> MBC를 길들이기 한다?
◆ 김언경> 그런 건데요. 저희가 확인해 본 결과 당시 최민희 의원은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MBC가 최초 보도를 냈다고 평을 한 것입니다.
◇ 정관용> 그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최초 오보가 MBC다라고 딱 규정을 했었어요?
◆ 김언경> 네, 그랬습니다. 자료를 보내준 게 정확하게 그렇게 왔는데요. 온갖 핑계를 다 들이대면서 야당에 분노를 표하려는 MBC의 속내는 사실 이해는 가지만 MBC 최초 오보설이 억울하면 최 전 의원이 아니고 정부기관인 방통심위를 먼저 탓해야 될 사안이었다 이렇게 보여지고요.
또한 오보의 진원지는 종편이라는 MBC의 주장도 상당히 어깃장에 불과하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전원구조 오보는 나중에 밝혀진 게 MBN이었는데요. MBN이 참사 당일 오전 11시 1분 7초에, MBC가 11시 1분 26초에 첫 자막을 냈습니다. 그러니까 이 차이가 고작 19초 차이였어요. 그런데 MBN이 먼저 했으니까 우리는 괜찮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좀 우스꽝스럽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고요.
MBC는 당시 12시 48분까지 2시간가량 전원구조 오보를 반복해서 냈어요. 그래서 저는 전원구조 오보에 있어서는 최초냐 나중이냐가 문제가 아니고 사실상 관련된 모든 방송사들이 책임을 져야 되는 문제가 아닌가. 이것을 가지고 뭔가 딴소리를 하는 것은 너무 빈곤하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MBC 경영진이라고 딱 표현하시는 이유가 MBC 안에 공정방송을 위해 싸우는 노동자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광화문 촛불집회 단상에도 MBC 노조 기자들이 올라오더라고요.
◆ 김언경> 지난주에 이호찬 기자가 나와서 발언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그만큼 지금 MBC 보도가 그 구성원이 보기에도 문제가 많고 그러다 보니까 뉴스데스크 시청률도 크게 하락하고 국민들로부터 불신받고 이런다는 것 아닙니까?
◆ 김언경> 그렇죠. 철저하게 자사, 그것도 자사 일부 구성원인 현 경영진의 입장만을 반영해서 보도하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반저널리즘적 행태라고 봅니다. 실제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있잖아요. 여기 제9조 공정성 4항이 있어요. 내용이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하여서는 아니된다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저는 이 규정을 MBC가 완전히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다. 그것도 한두 건도 아니고 여러 건에 걸쳐서 자신들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한 것에 대해서 저는 방통위에서 엄중하게 심의해야 될 것이라고 봅니다.
◇ 정관용> MBC 보도문제를 좀 짚어봤고 김정남 피살사건 말이죠. 이걸 언론들이 어느 정도 양으로 보도하는지를 지금 비교해 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일 것 같은데 한번 분석해 보시면요?
◆ 김언경> 일단 보도량부터 말씀드리면 피살설이 알려진 14일에는 KBS가 4건, SBS와 MBC가 1건씩, JTBC와 채널A가 2건, TV조선이 8건입니다. MBN은 보도가 없었고요. 이때는 그렇게 보도량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KBS와 TV조선은 이날부터 김정남 피살을 톱으로 내면서 타사보다 보도가 많은 편이었습니다. 문제는 15일부터였는데요. 7개 방송사가 모두 김정남 피살을 톱으로 냈고요. 15일에 KBS, SBS가 14건, MBC가 12건, JTBC가 7건, TV조선이 무려 27건을 보도했습니다.
◇ 정관용> 우와, 27건.
◆ 김언경> 그리고 채널A가 15건, MBN이 19건으로 JT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 모두 전체 뉴스시간의 절반 이상을 김정남 피살사건에 썼습니다. 국정농단 사건 보도량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국정농단 보도량은 진짜 이때 확 줄어들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사실은 이날 그러니까 김정남 피살사건 보도가 KBS 12건, MBC 8건, SBS 8건, JTBC 5건, TV조선 22건, 채널A 13건,MBN 14건으로 16일 날 이렇게 방송을 했거든요.
◇ 정관용> 15, 16 계속이네요.
◆ 김언경> 계속 굉장히 많이 보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두 번째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있었지만 방송사들의 국정농단 관련 보도는 모두 6건 또는 7건에 그쳤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김정남이 거의 뉴스를 도배를 했다 이렇게 보실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그중에 특히 좀 눈에 띄는 건 TV조선.
◆ 김언경> TV조선이 굉장히 많이 보도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KBS. 보도 내용은 어때요?
◆ 김언경> 보도 내용도 심각한데요. 뉴스 대부분을 할애할 정도로 많은 보도량을 했는데 실제로 새롭고 믿을 만한 정보는 거의 없었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방송사들은 사실 아직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 즉 '김정은이 김정남 암살을 지시했다'라는 내용을 14일부터 사실인 것처럼 보도를 했습니다.
KBS의 제목이 <김정은, 중국="" 영향력="" 우려="" 김정남="" 제거="">라는 14일 자 보도를 보면 "김정은은 왜 외국을 떠돌고 있는 김정남을 굳이 살해하기까지 했을지 궁금하다"면서 김정은의 김정남 피살을 확실시하는 이런 멘트를 하고요. 이런 식의 보도가 JTBC를 제외한 6개사에서 계속 이어졌습니다.
JTBC는 14일에 <김정일 장남,="" 김정남="" 피살…국정원="" 확인="" 중="">이라는 그 보도에서 "현재 김정남 씨의 피살이 북한 공작원의 소행인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 당국에서도 확인이 안 돼 우리 정부에 보완 요청을 한 것입니다"라고 확인 중이라는 것을 반복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15일까지 방송사들은 북한 공작원의 암살을 보도하다가 16일에는 체포된 용의자들이 북한에 연루됐다는 증거가 하나도 안 나오니까 그때는 또 북한이 제3국인을 고용한 청부암살로 일제히 말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KBS는 <청부 암살="" 유력…'신경성="" 독가스'="" 가능성="">이라는 보도를 내놨는데 이 보도가 아까 제가 말씀드린 제3국 고용한 청부 암살의 대표적인 보도였습니다.
◇ 정관용> 어제 우리가 외신에는 이 문제를 어떻게 보도하는지를 분석했는데 외신들도 북한이 했다라고 단정지을 수 없잖아요, 현재. 그렇게 단정 안 짓더라고요.
◆ 김언경> 그렇죠.
◇ 정관용> 또 독침이냐 가스냐 이런 것도 확인되지 않았다라는 식인데 우리는 그냥 대충 이럴 것이다 싶은 걸 전부 사실인 것처럼...
◆ 김언경> 조심성 없이 그냥 단정적으로 말하는 표현이 많고요. 특히 저는 선정적인 보도가 엄청나게 많이 나와서 가장, 이거 너무 장삿속이다라는. 저는 다른 사안보다도 어떤 영화 같은 이야기다 보니까 너무 이것을 재미있게 구성하는 내용들이 많았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 선정적인 사례들을 보면 정부발 추측을 사실인 것처럼 보도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탈북자 등 다른 요인이 암살당할 수 있다는 그런 위협을 계속 부각을 하는 거예요. 이제는 다른 사람도 죽을 것이다. 그다음에 북한의 공작원 양성 및 암살기법을 상세히 묘사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보면 SBS의 <김정남 피살="" 남은="" 궁금증="">이라는 보도에서는 탈북자 출신 강명도 경기대 북한학과 교수가 나와서 우리나라 안에도 탈북자들을 타깃으로 한 암살간첩이 들어와 있다는 이런 무시무시한 주장을 펼쳤고요.
TV조선의 <북 독침,="" 130mm의="" 치명적="" 무기="">라는 15일 자 보도에서는 기자가 북한의 독침 살상 기술을 설명해 주겠다면서 만년필 독총, 손전등 독총, 볼펜 독총 등을 직접 보여주고 사용방법까지 열심히 설명을 합니다.
그리고 TV조선의 남파 공작원이 본 김정남 암살이라는 15일자 보도에서는 TV조선과 채널A에 자주 등장하는 남파 공작원 김동식 씨라는 분이 있어요. 시사토크쇼에 자주 나오는 분인데 이분이 이제 뉴스에도 나와서 이번 암살은 치밀하게 계획된 것, 고도로 훈련된 공작원이 수행한 것 등의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보도에서 TV조선, 채널A, MBN은 관련 영화, 그러니까 쉬리나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런 북한 공작원이 관련된 영화들을 계속 재구성해서 보여주고 있거든요.
◇ 정관용> 영화 장면이 뉴스에 나와요?
◆ 김언경> 네, 계속 편집해서 보여주더라고요. 의형제 등 여러 가지 영화가 나오는데 사실관계를 제쳐두고 그저 사람들의 흥미를 끌 만한 이런 내용으로 상업적으로 활용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북한상업주의, 이런 단어도 좀 써야 될 것 같네요.
◆ 김언경> 저는 그 정도라고 생각했어요.
◇ 정관용> 오늘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정관용> 미디어 포커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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