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사령탑 윤덕여 감독이 키프로스컵에서 북한과 맞붙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대한축구연맹 제공)
"북한과 경기, 피하고 싶은 생각 없다."
키프로스컵을 앞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윤덕여 감독이 대회에서 혹시 만날지도 모르는 북한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오히려 북한과 경기에서 최상의 결과를 거둬 4월에 있을 평양 원정까지 그 기세를 이어갔다는 각오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키프로스컵을 대비해 20일 파주 NFC에 모여 첫 훈련을 진행했다.
오스트리아, 뉴질랜드, 스코틀랜드와 함께 B조에 편성된 한국은 파주에서 발을 맞춘 뒤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격전지로 떠난다.
한국에 이번 대회는 4월 평양에서 치러질 예정인 북한과 아시안컵 예선을 대비한 모의고사다. 만약 한국이 B조 1위를 차지한다면 A조(북한, 벨기에, 이탈리아, 스위스) 1위가 유력한 북한과 결승 무대에서 만난다. 한국과 북한이 나란히 조 3위를 기록해 7-8위전에서 만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키프로스컵에서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북한의 예선전을 통해 현재 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대회에 나서는 윤덕여 감독의 눈 역시 북한을 향해 있었다. 그는 "키프로스컵을 통한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과 아시안컵 예선이다"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북한전에 대비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윤 감독은 대회 기간 혹시 펼쳐질지 모를 북한과 맞대결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는 "북한전을 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 "맞대결에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면 북한과 경기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윤덕여 감독은 키프로스컵을 통해 4월에 있을 북한전을 대비할 계획이다. (사진=대한축구연맹 제공)
대표팀 소집 명단만 살펴봐도 윤 감독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세대교체를 위해 그간 대표팀에 호출하지 않았던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김정미, 김도연, 김수연, 이은미 등은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윤 감독은 "세대교체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 문제보다는 먼저 본선에 진출해 2019 월드컵에 가는 것이 목표다"며 "베테랑 선수들은 팀이 요구하는 부분을 잘 인식하고 있다.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역시 북한의 전력을 생각한다면 버거운 상대임에는 틀림없다. 역대전적도 1승2무14패로 열세에 놓여 있다. 윤 감독은 "북한 축구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조직력이나 체력적인 부분은 세계 강팀과의 경기에서도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평양 원정길에 대한 부담도 존재한다. 윤 감독은 "새롭고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선수들이 잘 적응해야 한다. 심리적인 부분도 챙겨야 한다"며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통해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의 목표는 확실히 북한전 승리에 맞춰져 있었지만 키프로스컵에서의 성적 역시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성적이 따라야 북한과 경기를 치를 수 있다. 간과할 수 없는 사항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