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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세지 영화 3초 출연 남정우 "5년 들여 딴 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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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콜세지 영화 3초 출연 남정우 "5년 들여 딴 배역"

    - 하정우 아니고 남정우입니다
    - 배우로 이끈 작품이라 관심 가져
    - 마틴스콜세지 영화 배역 위해 5년
    - 3초 출연분 찍고 펑펑 울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남정우 (영화 <사일런스>에 출연한 무명 배우)
    ■ SNS 참여 : 페이스북[클릭]

     

    이름을 봐도 잘 모르겠고요. 얼굴을 봐도 잘 모르겠는 한 무명배우가 마틴 스콜세지 감독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혈혈단신 할리우드로 날아갑니다. 그 사무실 앞에서 매일매일 얼굴 도장을 찍고 피켓 호소문을 들고 있고 노력한 끝에 결국은 배역을 하나 얻어냈습니다. 그리고 그 영화가 마침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데요. 오늘 화제 인터뷰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사일런스에 출연한 배우세요. 남정우 씨 직접 만나보죠. 남정우 씨, 안녕하세요.

    ◆ 남정우>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직접 자기소개부터 해 주시죠.

    ◆ 남정우> 안녕하세요. 저는 배우 남정우라고 하고요. 하정우 말고 남정우라고 기억해 주시면 그렇게 기억하시기 쉬우실 겁니다.

    ◇ 김현정> (웃음) 그 유명한 배우 하정우 말고 남정우라는 배우가 또 있습니다, 여러분. 배우 남정우 씨. 그런데 어떻게 극단에서 착실하게 연극하고 활동하던 분이 할리우드로 날아갈 생각을 하신 거예요, 처음에?

    ◆ 남정우> 사일런스라는 영화가 일본의 엔도 슈사쿠라는 작가의 침묵을 원작으로 하고 있거든요. 제가 반드시 배우가 되겠다 결심을 시켜줬던 그런 연극이 바로 침묵이라는 연극이었어요.

    ◇ 김현정> 배우의 길로 나를 이끌었던 작품이 바로 이 사일런드의 원작 '침묵'?



    ◆ 남정우> 그렇습니다. 그래서 2006년에 배우가 됐고 2012년 9월 달에 뉴스를 봤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님께서 그 동명의 소설로 영화를 만들 계획이라고요. 17세기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라서요. 아시아 배우가 필요할 수밖에 없거든요, 감독님께서. 그래서 저는 시체라도 시켜달라라는 이메일을 보냈었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처음부터 찾아가신 건 아니고 일단 이메일로 접근을 하셨군요?

    ◆ 남정우> 네, 답장이 없어서 끝났구나 싶었는데 이상하게 계속 영화 제작이 연기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2013년에 그때 또 뉴스가 떴습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 사일런스 다시 제작에 들어간다.’ 그때 그래서 공연하면서 벌었던 돈으로 뉴욕행 비행기를 그 자리에서 바로 예매를 해서 공연이 끝나자마자 넘어갔습니다.

    ◇ 김현정> 그 넓은 뉴욕에서 어디로 찾아가셨어요?

    ◆ 남정우> 제가 봤었던 팬페이지에 주소가 있었습니다. 프로덕션 사무실 주소가 있었는데 ‘맨하튼 110번지’였어요.

    ◇ 김현정> 주소도 외우고 계세요?

    ◆ 남정우> 네, 확실하게 외우고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맨하튼 100번지로 가서.

    ◆ 남정우> 제가 준비했던 자료들을 들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경호원이 막더라고요. ‘누구냐고’ 그래서 제가 ‘나 한국에서 온 배우고 감독 만나려고 한국에서 날아왔다.’니까 기다리라고 너 약속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아니, 약속 안 했는데?’ 그러니까 그러면 넌 들어갈 수 없다, 우편 메일을 보내라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달 동안 제가 준비했었던 자료들을 꾸준하게 보냈는데요.

    ◇ 김현정> 어디 출연했던 자료 다 긁어모아가지고 프로필을?

    ◆ 남정우> 네. 그러나 역시나 답이 오지 않았고 돈도 없었고 그래서 다시 한국으로 넘어왔었죠.

    ◇ 김현정> 그게 몇 년이라고요?

    ◆ 남정우> 그게 2013년이었어요.

    ◇ 김현정> 2013년?

    ◆ 남정우> 그런데 그때 또 제작이 안 되더라고요. 2014년 12월에 최종적으로 대만에서 영화를 곧 찍을 것이다라는 뉴스가 그때 또 떴습니다. 그래서 바로 넘어갔죠.

    ◇ 김현정> 대만으로 이번에는 직접 가신 거예요?

    ◆ 남정우> 네, 그렇죠.

    ◇ 김현정> 아니, 참 대단하시네요. 지금 이게 그러니까 한 번 그런 일 당하고 나면 ‘에이, 내가 해 볼 만큼 해 봤는데 안 되는구나. 이거는 나랑 인연이 안 닿네.’ 하고 포기할 법도 한데 이 정도 에너지가 나올 수 있는 겁니까?

    ◆ 남정우> 대만에 가는 것까지가 제가 해 볼 수 있는 전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한국에 그냥 남아 있었으면 가능성은 0%인데 일단 대만에 가면 50%는 생긴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 김현정> 대단하시네요. 그래서 대만 갔어요. 갔지만 이번에도 녹록치 않았을 거 아닙니까?

    ◆ 남정우> 찰영장이 어디인지 감독님이 어디 계시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죠. 그래서 그다음 날 바로 타이페이 영화진흥위원회를 찾아갔습니다. 가서... (웃음) 제가 그동안 있었던 얘기들을 다 해버리면 누가 봐도 좀 정신 나간 사람이잖아요. 제가 묘수를 썼던 게 그때 캠코더를 한국에서 빌려갔습니다. 그래서 항상 찍고 있었는데 ‘나 한국에서 온 방송국 PD다. 3년 전부터 마틴 스콜세지를 찾아라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뭐... 30초 만에 카메라 끄고 나가라고 해 가지고요.

    ◇ 김현정> 계속 실패인데 결국은 어떻게 만나신거예요?

    ◆ 남정우> 그날 새로운 기사가 떴었는데 붕괴 사고가 일어났어요. 세트장이 무너져서 그때 일하고 계시던 스태프분 한 분이 돌아가시고 두 분이 크게 다치신 거예요.

    ◇ 김현정> 큰 사고가 났네요?

    ◆ 남정우> 그래서 뉴스 말미에 장소가 나온 거죠.

    ◇ 김현정> 아, 그렇게 해서?

    ◆ 남정우> 그래서 저한테는 참 기적 같은 일이었지만 그게 돌아가신 분을 생각했을 때 제가 마냥 좋아할 수 일만은 아니니까...

    ◇ 김현정> 하지만 어쨌든 그 일로 인해서 절대 알지 못하고 돌아올 뻔 했는데, 찾아갈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거네요?

    대만 촬영 현장을 찾아 피켓PR을 했던 당시, 배우 남정우씨 (사진=본인 제공)

     

    ◆ 남정우> 네, 그렇죠. 그래서 찾아갔죠. 그날 바로 또 찾아가 찾아갔더니 촬영장이 맞더라고요. 그래서 며칠 동안 좀 지켜보다가 피켓을 영어로 만들어서 들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써 있었어요, 그 피켓에는?

    ◆ 남정우> ‘코리아 -> NYC -> 타이페이. 내가 14년 동안 당신의 사일런스 영화를 기다려왔다.’

    ◇ 김현정> 그렇게 써서?

    ◆ 남정우> 아, 거기 첫 문장이 그거였어요. ‘파인딩 스콜세지.’ 내가 스콜세지를 찾아서 왔다, 라고요.

    ◇ 김현정> ‘한국에서 뉴욕에서 타이페이까지 왔습니다. 당신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은 나 바우(남정우 씨 영어이름)입니다.’ 이렇게 써서?

    ◆ 남정우> 네, 그러나 전혀 아무도 저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웃음) 그래서 반대쪽 길로 나가서 새벽 6시부터 하루 종일 서 있었습니다. 그러자 대만 스태프들이 저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특수 효과를 담당했던 스태프 친구가 와서 ‘여기 사일런스 영화 보조출연자 모집하는 회사다. 여기 한번 찾아가봐라.’ 그래서 제가 한 3번 정도 찾아간 끝에 거기 담당자를 만나서 연기를 했었고 며칠 뒤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고 촬영을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세상에... 아이고, 그 연락 됐다. 출연하십시오, 얘기 들었을 때 그때 기분은 어떠셨어요?

    ◆ 남정우> 와... 그때 진짜 너무 기분 좋았습니다.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던 기분이었고요.

    ◇ 김현정> 눈물 안 났어요?

    ◆ 남정우> 눈물은 첫 촬영 끝나고 났습니다, 사실.

    ◇ 김현정> 제가 눈물 나려고 그래요. (웃음) 너무 우여곡절 끝에. 그래서 무슨 역할을 얻으신 거예요, 획득하신 거예요?

    ◆ 남정우> 저는 앤드류 가필드와 아담 드라이버라는 두 배우가 선교사들인데 일본으로 선교를 하기 위해 처음으로 들어온 도목이라는 마을이 있어요. 그 도목이 마을의 주민입니다.

    ◇ 김현정> 대사가 있는 주민입니까, 없는 주민입니까?

    ◆ 남정우> 대사가 있기는 있는데 공동으로 외치는 대사거든요. 그런데 그 대사는 편집된 것 같고요. (웃음) 그리고 다 합치면 한 3초 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2월 말 개봉하는 영화 '사일런스' 속 배우 남정우 씨의 모습 (사진=메인타이틀 제공)

     

    ◇ 김현정> 남정우 씨 5년을 기다렸는데.. 물론 출연하는 게 의의가 있기는 합니다만 3초, 4초는 좀 그러네요.

    ◆ 남정우> 그 3초가 저한테는 그동안 제가 연습하고 제가 배우생활을 살아왔던 그 모든 것이 그 3초 안에 다 녹아 있다고 생각을 하고 제가 할 만큼 했기 때문에 너무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3초지만 그걸 찍고 나서 우셨어요, 펑펑.

    2월 말 개봉하는 영화 '사일런스'에 출연하는 배우 남정우 씨 (사진=본인 제공)

     

    ◆ 남정우> 첫날 촬영, 거기 촬영장을 갔는데 비는 엄청 오고 밤새서 가고 짚신을 신었는데 진흙 바닥에 다 발 까져서 피나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님 보이지도 않고... 이야, 내가 3년, 4년 동안 매달려서 결국 따낸 역할이 이거냐라는 생각에 좌절감도 좀 있었어요. 촬영을 다 마치고 그날 숙소에 돌아왔는데, 그날 또 한국 언론에서 기사가 하나 났었습니다. 처음으로 났던 기사인데 ‘이름을 알릴 만한 작품도 없다. 뒤를 돌봐줄 회사도 없다. 하지만 마침내 성취해내고 말았다.’ 이런 멘트였는데요.

    ◇ 김현정> 남정우 씨 기사였군요?

    ◆ 남정우> 네, 그 멘트 보자마자 사일런스를 향해 달려왔던 그 시간들이 생각나면서 눈물이 막 펑펑 나더라고요.

    ◇ 김현정> 꿈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게 뭔지를 보여준 남정우 씨. 정말 제가 박수 크게 쳐드리고 싶고요. 정말 좋은 배우로 사랑받기를, 인정받기를 응원하겠습니다.

    ◆ 남정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곧 개봉합니다.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사일런스에 출연한 무명배우예요. 남정우 씨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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