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친박단체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광복회가 3ㆍ1절을 앞두고 최근 무분별한 태극기 사용의 남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광복회는 이날 '3·1절, 태극기의 의미'라는 제목의 '입장'을 통해 "최근 무분별한 태극기 사용의 남발로 특정한 목적을 실현하려는 것에 매우 우려스럽다"며 "3·1절을 맞아 국민들 스스로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3·1 독립운동의 상징인 태극기에 대해 엄숙한 마음으로 존엄성을 가져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광복회는 "물론 태극기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가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가 있으며, 이것에 이의를 달 이는 아무도 없다"면서 "하지만 태극기는 국가의 상징인 만큼 우리 스스로 사랑하고 아끼고, 태극기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면서 사용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성한 태극기의 흰 바탕에 구호를 새겨놓거나 태극문양 위에 리본 문양을 그려 넣은 것은 태극기를 훼손하는 짓"이라며 "리본을 태극기에 매고 시위에 참가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태극기를 시위도구로 사용하거나, 태극기 봉을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하고, 재판정에서 난데없이 태극기를 펼쳐 드는 기행 등 일련의 행동은 근본적으로 태극기의 신성함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나라의 국기(國旗)는 온 나라 구성원들의 화합과 단결을 상징한다"며 "이런 기본 정신을 무시하고 국민 분열을 야기시키는 데 태극기가 사용되는 것은 아무리 장광설을 늘어놓아도 우리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 친박단체 회원들이 대형 성조기를 들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광복회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독립선언을 한 역사적인 3·1절에 성조기를 들고 나오는 것은 우리 스스로 국격(國格)을 떨어뜨리고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일제의 총칼 앞에 무참히 산화하신 3.1독립운동 선열들이 통탄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3·1절 만큼은 부디 온 민족이 하나가 되어 자주독립을 외쳤던 그 날의 함성만을 상기하고, 태극기에 담긴 진정한 의미, 자주적인 주권의식과 통합정신을 음미해 주기를 소망한다"며 "3·1절에는 태극기에 대한 엄숙한 마음을 가져주기를 다시 한 번 간절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