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이번 국정농단 사건으로 입건된 수십명의 피의자들을 한꺼번에 재판에 넘기면서 90일간 이어온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 이재용 등 10여명 내일 추가 기소…역대 최대 성과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27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입건되거나 고발된 피의자들에 대해 기소 여부를 검토한 뒤 내일 최종적으로 일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 기소될 피의자는 10~15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재판에 넘겨진 13명을 포함하면, 특검이 기소한 피의자는 최대 28명에 달하게 된다. '역대급' 특검이라는 말에 걸맞게 역대 12차례 특검 가운데 최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기소자들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일가에 430억여원에 달하는 뇌물을 준 혐의로 구속 기소될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 뇌물죄'와 관련된 삼성그룹내 고위 임원들도 재판행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겸 대한승마협회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겸 승마협회 부회장 등이 거론된다.
이 특검보는 "입건된 삼성 관계자는 대부분 기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순실 씨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지난해 검찰에 의해 이미 구속 기소된 상태인 최순실씨도 뇌물수수 및 알선수재 등의 혐의가 추가돼 재판에 넘겨진다. 특히 최씨의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이 뇌물수수 등 혐의의 공범으로 언급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밖에 청와대 '비선 진료' 의혹의 핵심인물인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 원장, 최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입학·학사비리 의혹의 정점에 있는 최경희 전 이대 총장 등도 기소 대상이다.
비선 의료진을 청와대로 안내하고, 청와대내 차명폰 사용에 관여한 혐의로 이날 영장실질 심사를 받은 이영선 행정관의 경우도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특검의 기소자 명단에 포함될 예정이다.
최씨의 '국정농단'을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우병우 전 민정수석만은 특검의 칼날을 피해갔다. 특검은 불구속 기소 대신 사건 일체를 검찰에 넘겨 수사하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규철 특검보는 "수사 대상이 제한된 수사 결과로 기소할 경우에는 다른 개인 비리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모든 사항을 종합해 검찰로 이첩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최종 결과 발표는 다음달 2일 혹은 3일…"공소유지에 최선"특검은 기소 대상자가 역대 최대라는 점을 감안해 공소 유지에도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이규철 특검보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파견검사의 잔류 여부가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유지에 필수적이란 점을 누차 강조한다"며 파견 검사 잔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파견검사 잔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공소유지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이 특검보는 설명했다.
그는 "(파견검사가 없다면) 삼성 뇌물 의혹 사건과 관련해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이 특별검사보 한 명만 남게 된다"며 "특검보 혼자서 (삼성 측) 변호사 수십 명과 상대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현행 특검법을 봐도 특검이 당연히 파견을 요구할 수 있고 검사들이 잔류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검 입장에서 파견검사 문제가 법무부와 원만히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검은 재판의 넘긴 사건들의 규모와 효율적이 공소유지를 위해서는 파견검사 인력의 절반인 10명 가량은 잔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특검은 수사 종료를 기점으로 모든 수사 기록을 정리해 사흘내 자료를 검찰로 넘길 방침이다.
최종 수사 결과는 다음달 2일 혹은 3일 정도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