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제18차 범국민행동의날 촛불집회에서 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3·1절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1일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서울의 경우 집회가 개최된 광화문광장 바로 옆에서 탄핵 반대단체 집회가 계속돼 충돌이 우려되고 비까지 내리고 있지만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집회를 주최한 2300여 개 시민·사회단체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 20분 기준 20만 명이 광화문광장 주변에 모였다고 추산했다.
퇴진행동 측은 "박근혜 비호 세력의 노골적인 집회 방해와 겹겹이 둘러싼 경찰 차벽으로 광장 진입 자체가 어렵지만 시민들은 계속해서 모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뿐 아니라 대전, 세종, 경남 창원, 충남 아산 등 전국 5개 도시에서도 집회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대통령 탄핵'과 함께 '황교안 탄핵'이나 '특검 연장' 등을 구호로 외치고 있다.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를 들고나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우의를 입고 나온 주부 안현아(38) 씨는 "어서 탄핵이 돼서 집회를 끝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오게 됐다"면서 "춥지만 역사에 미안한 생각이 들어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3.1절인 1일 오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본집회 뒤 이들은 청와대 방향 1개 경로, 경복궁 왼편 효자로로 행진할 예정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 팬클럽 박사모 등 친박 단체들도 오후 2시 세종대로사거리 등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대통령이 탄핵 위기를 맞은 건 정치적인 음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 정광용 공동대표는 "일제보다 더 잔혹한 불의와 거짓으로 무장한 세력들이 대통령을 탄핵해 오늘 우리로 하여금 태극기를 들게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빨갱이는 죽여도 돼', '거짓종편 언론선동' 등이라고 써진 모형 방패를 들고 있는 이들도 눈에 띄었으며 애국가를 부르며 성조기를 흔드는 진풍경도 또다시 연출됐다.
탄핵 반대 집회중 "김기춘 구속에 항의한다"며 스스로 자른 자신의 손가락을 들고나온 50대 남성이 경찰에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한편 두 집회의 행진 이동경로가 맞물리면서 경찰은 일단 차벽으로 이들이 쉽게 접촉하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그러자 차벽 틈 사이로 양쪽 참가자들 간의 언쟁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아직까지 연행자나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