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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답답한 범(凡)보수, 전방위 '기웃기웃'

    위험주자·외부 세력에 눈 돌리는 한국당·바른정당

    탄핵 인용에 따른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지율 바닥' 상태인 범보수 진영의 속내는 점점 타들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 내 대선주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지도부는 분위기 반전 카드를 찾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고, 의원들은 탈당을 저울질 중이다.

    바른정당 일부도 불확실한 '제 3지대'를 바라보며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전방위로 기웃대는 범보수진영의 모습은 이들의 '불안'을 반증한다는 평가다.

    자유한국당에 러브콜을 받는 홍준표 경남도지사.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한국당, 대법원 판결 남았는데…홍준표에 '기웃'

    한국당 지도부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유력한 주자로 보고, 본격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2일 홍 지사를 "모래 속의 진주"라며 "한국당 대선주자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달 28일 홍 지사에게 먼저 제안해 만남을 가졌다. 대선주자보다 당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주자에게 굽히지 않겠다'는 기존 기조에 비춰보면 적극적인 환대다.

    하지만 홍 지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 재판이 남아 있는 상태다. 그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한국당에서는 당원권 정지 징계 상태로, 현재 출마가 불가능하다.

    만약 당에서 징계를 풀면, 유죄 판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인물에게 출마의 길을 터주는 셈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이 문제와 관련,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재판이 계속될 수 있다는 소수설도 있다며 이에 따라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당 내부에서는 "2심에서 무죄가 나왔는데 대법원이 이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아직까지 확실한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누구를 마다하겠느냐는 논리다. 홍 지사 측도 이처럼 절박한 한국당의 속내를 간파하고 있다.

    홍 지사 측 핵심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인 비대위원장과의 회동에서 홍 지사가 한국당을 '우파정당의 본산'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우리로서는 정치적으로 할 얘기를 다 한 것"이라며 "당원권 정지는 이심전심으로 해결되는 문제"라고 했다.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한국당 내부선 '탈당할까'…바른정당은 제 3지대 '기웃'

    한국당 내 일부 의원들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며 생존의 길을 모색 중이다. 주로 탄핵 소추안 국회 의결 당시 찬성표를 던졌던 인물들로, 많게는 10여 명이 2차 '탈당 열차'에 올라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의 거취를 결정지을 변수로는 '탄핵 이후 민심'이 거론된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탄핵이 인용돼 분위기가 반전되면, 이쪽으로 오지 말라고 해도 다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돕다가 길을 잃은 한국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도 여전히 탈당을 저울질 하고 있다. 그는 '반문재인 개헌 연대'를 추진 중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만난 데 이어 최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정운찬 전 총리의 경제 토론회에도 모습을 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충청 출신인 정 전 총리가 바른정당에 입당하면, 정 전 원내대표도 동향출신을 고리삼아 자연스럽게 함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한국당 내 탈당파들의 시선을 받고 있는 바른정당은 '제 3지대'라는 안갯 속 공간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바른정당 핵심 당직자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을 구심점으로 둔 제 3지대 연대 가능성이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라고 했다.

    김 의원이 탈당해 세력을 형성하면 손을 잡겠다는 구상이지만, 김 의원이 탈당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 역시 삐걱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과 바른정당에서는 공통적으로 "탄핵 심판 이후 모든 게 결정될 것"이라는 말이 매일 같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불확실성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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