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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소수자 인권 돕는 것이 오늘날의 3.1운동"

    ■ 방송 : CBS주말교계뉴스 (CBS TV, 3월 3일(금) 밤 9시50분)
    ■ 진행 : 조혜진 앵커
    ■ 대담 : 장규식 교수 (중앙대, 한국기독교역사학회 학회장)


    ◇ 조혜진 > 98년 전 일본의 억압에 맞서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을 외친 3.1절. 교계에서는 이미 2년 뒤 찾아 올 3.1절 100주년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3.1 만세운동이 갖는 의미와 앞으로의 계승방향을 살펴보겠습니다.

    중앙대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지난 1월에 한국기독교역사학회 학회장으로 취임한 장규식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장규식 > 예, 안녕하세요?

    ◇ 조혜진 > 교수님 올해 3.1절은 본래의 의미를 찾기 보다는 탄핵 정국 속에서 굉장히 어수선하게 지나가지 않았나 싶어요. 아무래도 역사학자이시기 때문에 좀 아쉬운 면이 크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어떠셨어요?

    ◆ 장규식 > 사실 3.1절 오후에 광화문에 나가봤습니다. 위에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 그리고 아래에 성조기를 단 태극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3.1운동 때에 모두가 하나 돼서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를 부르면서 비로소 우리가 하나의 동포요, 형제요, 자매임을 깨우치게 된 우리인데 이제 태극기 그 태극기의 표식을 따라서 서로를 구별하는 그런 현실을 보면서 참 착잡했습니다.

    ◇ 조혜진 > 아, 많이 가슴 아프셨군요. 그런 마음 가지셨던 분들 아마 많이 계셨을 것 같아요.

    ◆ 장규식 > 네.

    ◇ 조혜진 > 그런데 3.1절 100주년을 2년 앞두고 있다고 앞서서도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계에서 유독 관심이 많고 준비도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요. 교계가 이렇게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유,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 장규식 > 3.1운동은 한국교회가 이른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하나로 아울러서 그렇게 해서 한국교회에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낸 그런 한국교회의 '처음 사랑'과 같은 그런 것이었죠.

    그래서 당시에 어떤 주권재민에 입각한 민국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한국인들을 이끌었고, 또 여러 어려운 사람들의 등을 두들겨 주며 같이 아파하고, 슬퍼하고, 같이 부둥켜안고 나아갔던 그런 한국교회의 역사참여의 원형과도 같은 그런 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의미,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1운동은 한국교회 역사참여의 원형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 조혜진 > 그리고 3.1운동에 가담했던 분들 중에 기독교인들이 유독 많았던 것이기도 하고요?

    ◆ 장규식 > 그렇죠. 기독교와 천도교의 연대를 기본 축으로 해서 초기에 3.1운동은 전개되죠.

    ◇ 조혜진 > 네. 얼마 전 한 토론회에서 교수님께서 3.1정신의 핵심으로 세 가지를 언급을 하셨어요. 민족의 하나 됨, 그 다음에 주권재민, 그리고 정의인도주의. 그런데 그 3.1 정신을 한국교회가 잘 이어오고 있다고 보십니까?

    ◆ 장규식 > 대표적으로 1965년에 한일협정비준 반대 투쟁이 일어나는데 이때 기독교계가 그런 투쟁을 주도해 나갑니다. 그 당시에는 보수 진보 그렇게 갈라지지도 않았어요. 함석헌 선생님, 한경직 목사님, 그리고 김재준 목사님 이런 분들이 함께 손을 잡고 굴욕적인 대의 외교를 반대하는 그런 구국기도회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갔죠.

    그리고 영락교회에서 연합기도회를 개최하기도 하면서 당시 교계 언론에서 이런 구국기도회 운동을 뭐라고 평가했냐면 ‘3.1정신의 재현이다’ 이렇게 평가를 했어요. 유신체제의 기독교 민주화 운동도 바로 그런 바탕에서 전개될 수 있었고 그랬던 거죠.

    또 1987년의 6월 항쟁은 아시다시피 성공회 성당에서부터 퍼져 나갔죠. 그리고 그 때 많은 기독교인들이 많은 역할을 했고요.

    ◇ 조혜진 > 아하, 네. ‘그런데 지금 좀 아쉽다, 그런 정신이 사라진 한국교계가 아쉽다’라는 말씀이세요?

    ◆ 장규식 > 네.

    ◇ 조혜진 > 3.1절 백주년을 한국교회가 지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놓치지 말아야 할 정신은 무엇이고요, 또 이를 담아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고 보십니까?

    ◆ 장규식 > 종교를 초월해서 천도교계, 기독교계가 서로 손을 잡고 민족의 독림을 위해 함께 나간 그런 지점에서 우리가 민족의 하나 됨을 지향하면서 지금에 와서 보면 그것이 이제 남북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 이런 게 이제 그런 경우에 해당하겠죠.

    그리고 그 당시에 소위 약육강식의 원리에 기초한 위력의 시대에 종말을 구하고, 인도와 정의의 시대 억강부약. 억강부약이라는 것은 ‘강한 자를 누르고 약자를 부추겨 세운다’라는 의미인데, 그런 억강부약의 정신으로 나아갔던 3.1운동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린다면 그것은 아마도 비정규직 노동자, 제3세계 노동자, 그 밖에 다문화 가정, 이런 소수자들의 인권 부분에 대해서 기독교계가 따스한 손길을 내밀고, 그래서 함께 사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그런 전기를 마련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어느 때보다도 한국기독교인들의 공익심이 요청되는 때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 조혜진 > 네, 듣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데요. 그러니까 약자를 세우고, 또 이렇게 연합하는 일. 특히 이제 교회 안에서의 연합은 물론이고 타 종단까지, 또 우리 사회 전체와 하나가 되는 그런 것을 교회가 좀 중심적으로 해보자. 3.1정신을 계승해서. 그런 말씀이었어요. 한국교회가 정말 지금 곱씹어봐야 하는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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