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배우 송일국 씨 트위터 화면 갈무리)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단체 측이 보낸 것으로 보이는 문자 메시지에 배우 송일국 씨의 세 쌍둥이 사진이 무단 사용된 것을 두고 송 씨가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 문자 메시지에서 발신자로 언급된 자유한국당 김진태(강원 춘천·재선) 의원 측의 미흡한 대응 탓에, 송 씨 가족을 향한 친박 성향 누리꾼들의 막말 공격 등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송 씨는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아는 분이 받고는 놀라서 저희에게 알려주셨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이렇게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 주세요. 부모로서 간절히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과 함께 올린, 해당 문자 메시지를 찍은 사진에는 송 씨의 세 쌍둥이 대한·민국·만세가 대형 태극기를 배경으로 만세를 부르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 아래에는 '춘천 김진태 국회의원!!! 제16차 [태극기 물결] 애국집회!!! 2017년 3월 4일(토요일)'이라며 탄핵 반대 집회를 홍보하는 문구가 첨부됐다.
송 씨의 트위터 글을 접한 대다수 누리꾼들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아이들 사진까지 무단 도용한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친박 성향 누리꾼은 애꿎은 송 씨 가족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트위터 사용자 '@J******'는 "삼둥이를 무척 좋아했던 저는 오늘부로 삼둥이 사진 폰에서 다 지우고 송일국 씨도 아웃입니다. 부모로서 아이들이 이용되는 걸 원치 않는다? 그러면 왜 TV에 나오셨나요? 태극기와 김진태 의원은 송일국 씨 당신 가족과 비교도 안 되게 소중합니다"라고 적었다.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도 인터넷 카페에서 송 씨 가족에게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한 회원은 "송일국이가 (탄핵 반대 집회 문자 메시지에) 삼둥이 집어넣은 것을 비난했습니다. 자신은 허락한 바 없다고. 그리고 송일국 엄마인 김을동은 박 대통령을 업고 국회의원에 당선 됐었는데 이번에는 송파에서 국회의원에 낙방했는데, 공천파동 당시 철저히 김무성 편에 섰고 지금도 김무성 편에서 탄핵 찬성을 외치고 있는 쓰레기입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회원은 "배신자의 가족 사진 쓰레기통에 버려라. 김두한의 오명이다. 김을동은 끝났다. 김을동 손자는 대한민국을 훼손하지 말고 개명하라"고 적었다.
김진태 의원 측은 6일 CBS노컷뉴스에 "그분(송일국 씨)이 올린 것을 기사를 통해 봤는데, 의원실에서 보냈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의원실에서 보낸 것이 아니'라고 일단 알린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자 메시지 발신자가 김 의원을 사칭한 것에 대해 자제 요청 등 조치는 없나'라는 물음에는 "특별한 대응방안은 없다. (문자 메시지를 보면) '의원입니다'라고 확정한 것도 아니고, 발신자 번호에 사무실 번호가 찍힌 것도 아니어서 어떤 분이 별 뜻 없이 (이름을) 사용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문자 메시지 내용에) 집회가 '16차'라는 것까지 들어간 것으로 봤을 때는 잘 아는 분일 텐데, 저희가 이쪽(집회)에 관계하는 분들에게 연락해 수소문했을 때는 다들 '모른다'고 하더라. 개인의 돌출행동으로 보고 있다"며 "집회 관계자들이 다들 '받은 적도 뿌린 적도 없다'고 하니 저희도 이 정도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