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영찬 수습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故) 황유미 씨의 10주기를 맞아 시민단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가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반올림은 6일 오전 11시쯤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故 황유미 씨 10주기 및 79명의 삼성전자 산업재해 사망노동자 추모식인 "10년의 외침, 500일의 기다림"을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도 참석했다.
반올림 측은 "피해자들이 삼성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한 지 10년이 지났고, 삼성이 일방적으로 대화를 중단한 뒤 서초 사옥 앞에서 노숙농성을 한 지도 500일이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확인한 것은 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성 반도체·LCD 공장의 위험성이고, 피해자들에게 개별적 합의를 종용하며 문제를 은폐하려는 삼성의 오만함"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삼성의 보상 절차는 일방적으로 산정한 보상금으로 합의를 종용하는 것이었고, 삼성은 구체적인 산정 내역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유미가 죽은 지 10년 째 되는 날인데, 삼성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진정으로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반올림과 직업병 문제로 고통받은 노동자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황영찬 수습기자)
반올림 측은 이날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 1만 1299명의 서명지를 삼성 측에 전달하려 했지만 삼성 측은 "관련자가 없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반올림과 삼성 측은 약 20분 동안 철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했지만 끝내 돌아섰다.
집회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문조차 열어주지 않는 삼성이 직업병 문제에 근본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당 차원에서 청문회를 추진하는 등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반올림은 "서명지를 전달하기 위해 계속 대화를 시도할 것"이며, "극단적인 경우 이재용이 수감된 서울 구치소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반올림은 이날 오후 7시에는 추모문화제를 진행한다. 이들은 방진복을 입고 사망한 79명의 산재 노동자들의 영정 피켓을 들고 삼성본관과 강남역 사거리 일대를 행진할 예정이다.
故 황유미 양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지난 2007년 3월 사망했다. 현재까지 사망한 삼성 반도체·LCD 공장 근로자는 모두 79명이다.